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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공주 원도심의 골목길을 걸으며 만나는 풍경

나태주 풀꽃문학관과 주변 골목의 여름꽃

2022.07.18(월) 07:23:40 | 대로 (이메일주소:dried@naver.com
               	dried@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시는 금강을 중심으로 하여 원도심과 신도심으로 구분됩니다.공주 원도심은 웅진 백제시대의 수도였으며, 일제강점기까지 충청남도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곳에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의 왕성 공산성과 무령왕릉과 왕릉원 등 문화유적이 많으며, 원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제민천 주변에는 공주하숙마을 등 전통 한옥과 골목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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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식 건물을 개축하여 만든 나태주 시인의 풀꽃문학관과 그 주변의 골목길 풍경을 담아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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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이면 이곳에 능소화가 만발하는데 이제는 대부분 지고, 대신 배롱나무가 특유의 빨간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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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문학관 주변에는 나태주 시인의 대표적인 시들이 시화 형식으로 걸려 있기도 하고, 시비로 만들어 세워 놓기도 하여 천천히 음미하며 주변 풍경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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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문학관 안에는 나태주 시인의 초상화와 그분이 교사 시절 사용하였던 풍금, 수집해 놓은 소품들과 책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시인의 가장 대표적인 시 '풀꽃'이 여러 형태로 게시되어 있습니다. 공주풀꽃문학관은 나태주 시인의 소박한 집필 공간이며, 찾아오는 관객들과의 소통 장소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짧은 시 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오랫동안 작은 들꽃을 담아 오면서 느꼈던 것이 이 속에 다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건, 사물이건 짧은 만남으로 판단하지 말라.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나의 편견과 조급함, 이기심이 내 눈을 가리고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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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문학관 작은 뜰에는 갖가지 여름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어쩌면 무질서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피어나서 어린 시절 고향의 시골집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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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참나리가 정원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여름꽃의 대표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산에서 가끔 만나는 이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름도 '눈에피꽃'이라고 불렀습니다. 여름철에는 눈병이 유행하곤 해서 힘들었습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가려웠던 이 병을 우리는 '눈에피'라고 불렀습니다. 빨간 꽃잎에 까만 점들이 그걸 상상하게 했고 이 꽃이 눈병을 전염시킨다고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참나리 외에도 꽃무릇도 의심의 대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빨간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몸서리쳐지는 전쟁의 여파로, 빨간색은 피를 떠올렸으며, 공산군을 상징하기도 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우리 꽃 무궁화를 '눈에피꽃'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합니다.
 
편견이란 이렇게 무섭습니다. 아무 상관없는 꽃에 엉뚱한 이미지를 씌우고 마녀사냥을 하듯 몰아세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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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빨간 꽃, 편견을 버리니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나무 지지대를 타고 올라간 새깃유홍초가 눈이 부시도록 빨간 꽃을 피웁니다. 곧 나팔 소리가 날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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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커서 장다리라고도 불리는 겹삼잎국화가 샛노란 둥근 꽃을 피웁니다. 삼잎국화의 어린잎은 나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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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상태가 매우 좋은 도라지도 보라색 꽃을 매달고 비스듬히 누웠습니다.
공주풀꽃문학관의 뜰에는 이외에도 크고 작은 들꽃들이 피어나 나태주 시인의 시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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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주시 원도심 골목을 잠시 돌아봅니다.
풀꽃문학관에서 공주청소년문화센터 방향으로 직진하다 보면 중학동 자율방범대의 작은 화단을 만납니다. 여기에는 어떤 꽃들이 여름을 맞이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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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눈에 뜨이는 꽃은 홀왕원추리입니다.
보통의 원추리는 노란빛인데 이 꽃은 주황빛을 띱니다. 꽃도 커서 겹꽃은 왕원추리, 홑꽃은 홀왕원추리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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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잎이 더 아름다운 무늬둥글레 아래에 수줍은 듯 피어 있는 개맥문동(좀맥문동)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화려한 자줏빛 꽃을 피우는 맥문동에 비하여 더 작고 하얀색에 가까운 자줏빛이 나는 개맥문동을 보러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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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에 많이 심는 맥문동은 개량종인데 반하여 개맥문동은 재래종입니다. 개맥문동을 산길에서 가끔 몇 개체씩 보기는 했는데, 이렇게 집단으로 피어 있는 모습은 처음 봅니다. 산소에 잔디 대신 심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화단에 개맥문동을 심은 사람은 공주 중학동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퇴임 후 풀꽃협동조합회원과 숲해설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종휘씨라고 합니다. 그분은 공주시 곳곳 빈터에 꽃을 심고 가꾸는 일을 낙으로 삼고 있다고 해요.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공주의 골목이 더욱 아름다워지고 볼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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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맥문동 꽃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하얀 바탕에 자줏빛 무늬의 꽃잎과 노란 꽃술,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오래 보고 있을수록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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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문학관에서는 능소화가 다 졌는데 어느 집 대문에는 주황색 꽃이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한때 능소화에 대하여도 좋지 않은 편견이 있어서 뜰에 심는 것을 꺼렸습니다. 능소화 꽃의 꽃가루가 갈고리처럼 생겨서 눈에 들어가면 실명을 할 수 있다는 괴담이 퍼졌던 것이지요. 하지만 연구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요즈음에는 사랑받는 꽃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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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원도심의 골목은 어딜 가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은 공주의 거리도 누비면서 다양한 꽃도 만나고 정겨운 풍경도 즐기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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