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하게 걷기 좋은 곳으로 연미산을 찾았다.
공주의 옛 이름인 고마나루는 곰을 뜻하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공주시 웅진동의 '고마나루'는 곰과 인간에 얽힌 전설이 내려오는 유서 깊은 명승지이다.
고마나루는 금강변 백사장이 있는 강 언덕과 수백여 그루의 소나무 숲, 연미산 등이 어우러져 있다.
공주의 지명이 유래된 고마나루와 관련이 있는 연미산을 찾아 잠시 산책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연미산에는 야외 작품을 전시한 자연미술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내비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을 찍고 도착하니,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도로변에 고요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쪽에는 주차공간과 연미산으로 오르는 산행로가 보이고, 맞은편에는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이 자리한 모습이다. 주차장 입구에는 계절 꽃이 활짝 피어 있고, 주변으로는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해 주고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연미산 숲길로 들어서니, 여름날의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마치 비밀의 숲으로 들어온 듯, 초록 숲에 퍼지는 햇살이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숲길 곳곳마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예술작품에 대한 깊은 조예는 없지만, 설명이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어 사진을 담으며 잠시 들여다보았다.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야투는 공주시의 금강과 곰나루 공원을 연계해 '금강국제자연미술전'을 개최하고 있다. 비엔날레는 2년 주기로 열리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와 정기 비엔날레가 열리기 전 해외 예비 행사로 열리는 금강자연미술 프레비엔날레로 구분된다.
연미산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 참여한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어 작품 감상하며 힐링하기에 제격이다.
작품 감상을 뒤로하고, 이번 연미산 방문의 목적지인 곰 굴을 찾아보았다.
이정표를 따라 350m 정도 이동하니 전설로 전해지고 있는 곰 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예상과 달리 큰 굴은 아니었지만, 곰 설화에 관한 안내가 있어 잠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설화에 의하면, 아득한 옛날 이곳 연미산에는 커다란 암곰 한 마리가 살았다고 한다.
암곰은 동굴 앞을 지나던 나그네를 자신의 굴로 데려와 정성을 다해 섬겼지만, 나갈 때는 나그네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항상 돌로 입구를 막아 두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암곰과 나그네 사이에는 두 아이가 태어났는데 반은 사람 모습, 반은 곰의 형상을 닮았다.
아이까지 함께 낳은 나그네가 도망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암곰은 어느 날, 굴 입구를 막지 않고 나갔다.
세상 사람들을 목마르게 그리워하던 나그네는 결국 굴 밖으로 달아나 나루터에 있는 배를 저어 강을 건넜다. 버림받은 암곰은 슬픈 나머지 새끼들과 함께 물에 몸을 던져 죽었는데, 이러한 이유로 이 나루터를 곰나루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연미산(해발 192m)은 공주시 쌍신동 서쪽에 있는 봉우리로 산행하기에도 좋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정상에 올라 금강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곰나루와 주변 풍경을 바라봐도 좋다.
공주 가볼만한 곳으로, 예술 작품들이 가득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은 어떨까.
곰과 인간의 애잔한 전설이 깃든 연미산을 돌아보며 예술 작품들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buykk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