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볼만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 부여를 찾았다.
부여는 1500년 전 찬란했던 백제 문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문화의 도시라 할 수 있다.
백제는 475년 고구려의 침략으로 수도인 한성이 함락되어 웅진(공주)으로 수도를 옮기게 되었다. 
웅진에서 힘을 기른 백제는 538년 사비(부여)로 수도를 옮겼으며,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할 때까지의 123년간을 사비시기라고 한다. 
궁남지를 비롯해 백제왕릉원·백제문화단지 등 둘러볼 곳이 많지만, 먼저 사비 백제의 발자취를 찾아 국립부여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었던 사비시기 문화재를 전시·교육하는 공간이다.
백제금동대향로를 비롯한 국보 3점·보물 5점 등 총 32,0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제1~3전시실·기증유물실·야외전시장·어린이박물관·기획전시실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먼저, 초록 풍경 가득한 야외전시장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야외에는 박물관석조여래입상을 비롯해 보광사대보광선사비·당유인원기공비 등 석조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당유인원기공비는 660년 나당연합군 일원으로 백제를 침공한 당나라 장수 유인원의 행적을 기록한 비로 부소산에 있던 것을 박물관으로 옮겨왔다. 

비문에는 의자왕과 태자·신하 700여 명이 당나라로 압송된 사실과 부흥운동의 주요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 당시의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전시실로 들어서니, 쉼터 중앙 공간에 거대한 크기의 부여 석조가 눈길을 끈다. 
석조는 장방형 또는 원형의 돌 내부를 파내어 절 등에서 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쓰던 석조물이며, 부여 석조는 원래 있던 장소가 백제의 왕궁터로 전해지고 있다.
백제인의 미감을 살린 형태나 세부 표현 기법으로 보아 백제 왕궁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시실에는 부여지역에서 발견된 유물과 유적들이 전시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부여의 선사와 고대문화, 사비백제와 백제금동대향로, 백제의 불교문화, 기증으로 빛난 문화재 사랑을 주제로 전시가 구성되어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대표 유물로는 백제인의 탁월한 예술 감각과 뛰어난 공예 기술, 종교 사상까지 담겨 있는 백제금동대향로를 빼놓을 수 없다. 

백제의 금동대향로는 1993년 부여 능산리 절터 발굴 조사에서 발견되었다. 이 향로는 뚜껑·몸체·받침으로 구성된다. 한 마리 봉황이 향로 꼭대기에 앉아 있는 신령스러운 형상을 지니고 있으며, 고대의 전통적인 세계관과 도가사상을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

전시실 곳곳마다 백제 장인의 뛰어난 솜씨와 백제의 예술혼이 느껴지는 유물들이 가득하다. 

금동불·석불·소조불 등 '백제의 미소'로 유명한 불상들이 있으며, 산수풍경무늬벽돌·치미 등 백제 사찰과 관련한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박만식 교수를 비롯한 50여 명의 기증자들이 기증한 백제 관련 82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작품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우수한 공예 제작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국립부여박물관! 

아이들과 함께 가보면 좋을 곳으로 백제 사비시대 수도였던 부여는 어떨까. 

찬란했던 사비시대의 발자취를 찾아 백제인의 예술혼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