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외산면 반교마을은 나주 정씨가 정착하여 형성된 마을로 향촌의 정서와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옛날에는 마을에 돌이 많아 도팍골이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그래서인지 반교마을은 마을 전체가 돌담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집집이 모두 자연석 막돌을 사용해 쌓은 반교리 돌담은 제주의 돌담과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돌의 색깔이나 쌓는 방식이 다르다고 한다. 제주도의 돌담은 구멍 송송 뚫린 화산암인 검정색의 현무암이지만, 반교리 돌담은 자연석 막돌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반교리 돌담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메쌓기(큰 돌을 지대석으로 사용해 두 줄을 쌓고 그 위에 작은 돌들을 쌓은 후 가운데는 작은 돌이나 흙으로 메우는 방식)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돌담들이 매우 단단하고 튼튼해 보인다.
마을 양 옆으로 흐르는 실개천까지도 돌담으로 만들어져 있다. 평소라면 시냇물이 졸졸졸 정겹게 흐르고 있을 마을 개천이 가뭄이 심해서인지 바싹 말라 있다.
▲ <접시꽃>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접시꽃들이 예쁘고 정겹다. 반교마을은 집의 담장뿐만 아니라 밭의 경계까지도 돌담을 쌓아 영역을 구분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 돌들은 밭갈이를 하면서 걷어낸 돌들로 만든 것이라 생각이 든다. 제주도가 아닌 곳에서 밭의 경계까지 돌담으로 이루어진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뜰보리수>
보리수 열매가 돌담에 얹혀 빨갛게 익어가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정감을 느끼게 한다. 돌담은 아니지만 어렸을 적의 흙담이나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담장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던 개살구나 탱자들의 모습이 소환되어 잠시나마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해 주는 풍경이다.
▲<메꽃>
▲ <자주달개비>
아미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반교리는 집집마다 자연석 막돌을 사용하여 쌓은 돌담이 정겹다. 돌담 사이사이에 색색의 꽃들이 집주인의 취향을 반영하여 피고지고 있고, 낮은 높이의 돌담은 자식들을 대도시로 떠나보낸 나이든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몇 남지 않은 이웃들과의 소통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부여 반교리 돌담마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