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환하고 현실을 사고파는 ‘부여 오일장’
2022.05.11(수) 08:42:25 | 들꽃지기
(
psh3441@hanmail.net)
자급자족이 지배하던 우리의 오랜 전통사회는 근
현대에 들어서서 산업화, 분업화, 도시화하면서 우리 몸의 동맥, 정맥, 실핏줄 같던 시골 곳곳의 오일장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상설 장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들이 대신하게 되었다.
매월
<5, 10일>에 <부여읍 성왕로 173번길>을 중심으로 5일에 한 번씩 열리는 오일장. 그 오일장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예스러운 시골 맛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부여로의 오일장, 그 장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어렸을 적에 엄마
, 아빠 손을 잡고 십리가 넘는 길을 걸어도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따라 나섰던 오일장. 그곳은 사람 냄새 물씬 풍기고, 평소에 보지 못하던 화려함으로 설렘 가득한 곳이었다.
오일장은 장터 구석구석의 맨바닥에 손수 채취한 달래
, 냉이, 씀바귀 등 봄나물이나 채소들을 벌려놓고 판매하는 할머니들을 빼놓을 수 없다. 그곳에 가면 물건도 팔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나누는 시골 오일장의 정겨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오일장의 백미는 국민간식
. 늘 그 자리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옛날 풀빵이 맛있게 구어지고, 즉석에서 갓 튀겨지는 먹음직스러운 노브랜드의 꼬치어묵, 각종 강정과 과자들... 젊은이들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한손에는 꼬치어묵 들고 풀빵 호호하며 맛과 추억으로 먹는 국민 간식들.
봄날이라 그런지 꽃시장
, 나무시장이 생기 넘치고 화사하다. 아름다움은 전염된다고 하는데 꽃과 나무를 흥정하면서 사고 파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꽃과 나무를 닮은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텃밭에 심을 수 있는 각종 작물들도 주인을 기다리며 가판대에서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다
. 오일장의 단골인 농기구, 과일, 어물전도 빠지지 않는다.
현대인들은 획일화된 상설시장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언제든지 쉽고 편리하게 물건들을 사고 팔 수 있게 되었다. 대신에 따뜻함과 정겨움으로 가득하던 오일장 문화는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쉽지만, 그 속에서도 명맥을 꾸준히 이어오는 ‘부여 오일장’에 가면 추억을 사고 파는 모습과 사람 사는 정겨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