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정갤러리는 10일부터 16일까지 박성순ㆍ이만우 '상월>25km<상왕' 展을 개최한다.

조각가 박성순과 화가 이만우는 목원대학교 미술대학과 학부와 동 대학원에서의 인연으로 지금껏 한결같은 길을 걷는 동지이자, 선후배이다.

이 둘의 인연은 대학과 대학원 시절 시작된다. 이들은 수업이 끝난 뒤 이른 새벽녘까지 각자 실기실에서 밤샘 작업을 마치고 귀가할 무렵 커피자판기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면서 서로를 알아가게 됐다. 그런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둘의 공통분모는 작업 성향에 대한 우직함이다. 이들은 서로 소통하고 있지만, 인내심 차이는 극을 달린다는 평가다.

한 사람이 참을 인을 새겨 넣어가는 성향이라면, 다른 한 사람은 다소 다혈질적인 성향이다. 하지만 그런 성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관계는 여전히 건재하다.

이들은 한 사람은 조각가로서, 또 한 사람은 화가로서 논산시 상월과 공주시 상왕까지 25km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응원하며 각자의 길을 걷는다.

대전시립미술관 김민기 학예연구사는 “박성순은 ‘테라코타 인물초상조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박성순은 그동안 자신만의 외길을 고집하며 많은 개인전과 기획전, 단체전에 작품을 발표해가면서 끊임없는 자아 성찰로 실험을 계속해왔다.

그는 부드러운 흙으로 제작한 무표정한 부동자세의 인물들과 부조 형식의 인물, 가끔 색을 입힌 인물들, 그리고 그 인물들을 군집의 형태로 설치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펼쳐 왔다. 긴 세월 동안 그가 걸어온 작품세계의 중심에는 항상 테라코타 인물초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가 제작한 작품들은 주로 자신이 알고 지내던 주변의 인물들이다. 그 인물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무표정한 얼굴의 뒷면에서 느껴지는 삶의 무게만큼 소소한 일상의 추억과 시간들이 잔잔한 감동으로 한꺼번에 다가온다.

작가는 인물에서 보이는 시각적인 등신(等身)의 비례나, 계절에 따른 옷과 개인 취향의 모자, 가방, 신발, 머리모양 등 몸 전체에서 풍기는 형태를 촉각적으로, 리얼하게 빚어낸다.

그리고 자신만의 특유의 통찰력으로 인물의 내면 깊이 숨겨진 성격이나 개성을 찾기 위해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정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그렇게 인물만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한 다음 군집 형태로 모아 놓는데, 그 지점에서 작가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발견하게 된다.”라고 평가했다.

조숙현 미술비평가는 “이만우 작가의 회화는 주변의 풍경(논과 밭)을 다루되, 작가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수행적인 붓질로 실천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특징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작가의 사유와 노동과 예술이라는 테마로 발전되고 심화되었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가로서 예술 노동의 가치에 대해 표현하려 했다는 데 현대미술 작가적인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이 사유는 반복적인 예술 행위와 실천을 통해 예술 노동 자체의 정당성과 변칙적인 외부 관점들을 수용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다시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농지화의 정통 회화를 통해 예술가의 주관성과 상대성, 취사와 선택, 소화와 배설 등 예술 행위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과정과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이만우 작가의 농지화는 예술과 노동에 대한 일반적인 현대미술의 논점과 동시에 작가의 개인적인 사유와 감각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박성순 작가는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미술교육과 및 동 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했다. 23회 개인전 개최 및 300여 회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한국미술협회, 대전조각가협회, 대전광역시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만우 작가는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 미술과를 졸업했고, 17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