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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향설송원’처럼 쾌차하였으면

아산시에도 대학병원 설립하길

2022.05.11(수) 06:51:10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향설송원(鄕雪松苑)’은 순천향대 천안병원 앞에 조성되어 있는 아담한 정원이다. '향설'은 순천향대 천안병원을 설립한 고 서석조 박사(1921~1999)의 호이며, '송원'은 소나무 큰 정원이라는 뜻이다.
 

향설송원으로 오르는 길

▲ 향설송원으로 오르는 길

인간의 존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사랑과 봉사의 삶을 실천한 향설 서석조 박사는 1921년 4월 2일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일본 경도부립의과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니까 올해가 그의 탄생 101주년이다.

1949년부터 1954년 말까지 미국 뉴저지주 세인트 발나바스병원, 뉴욕 시립 벨뷰병원, 코넬대학 강사를 거치며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던 신경내과학을 연구했다. 미국서 돌아온 후에는 32세에 연세대의대 내과 주임교수를 역임하였고, 연세대의대와 가톨릭의대에 봉직하며 우리나라의 신경내과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잘 가꿔진 숲과 나무가 건강을 부른다

▲ 잘 가꿔진 숲과 나무가 건강을 부른다 

 

1962년 가을에 열린 내과학회 학술대회에서는 ‘뇌졸중에 대한 보고’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뇌졸중’이란 용어의 효시가 되었다. 1971년 2월에는 대한신경내과학회 창설을 주도했다. 향설의 소원은 늘 미국의 메이요클리닉과 같은 좋은 병원을 우리나라에 세우는 것이었다. 그 꿈의 시작이 바로 순천향병원의 개원이다.

1974년 우리나라 의료법인 1호로 개원한 순천향병원은 하늘에 이치에 따라 인술로 인간을 이롭게 하고 널리 구제한다는 ‘광제인술’과 ‘인간사랑’의 철학을 담고 있다. 환자 진료 외에도 미래 의학을 책임질 전문의 양성의 첫걸음인 교육과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1978년에는 학교법인 동은학원을 설립하고 순천향 의과대학을 개교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전경

▲ 순천향대 천안병원 전경

대학교육의 실용성과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 주목한 도전이자, 개인적 영달이라는 작은 꿈을 버리고 체계적 인재 양성을 통한 사회적 기여라는 큰 꿈의 시작이었다. 이후 1979년 순천향구미병원 개원, 1982년 순천향천안병원 개원에 이어, 1990년에는 순천향의과대학이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2001년에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을 개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향설 서석조 박사는 동은학원 이사장을 역임하던 1990년, 마지막으로 환자 진료를 보고, 1999년 12월 19일, 78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숙부님의 병문안을 위해 순천향천안병원을 찾았다. ‘개원 40주년’이라는 안내 현수막이 순천향의과대학 앞 건물에 걸려있었다.

코로나19는 사회적 격리 두기가 끝났다지만 병원에서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어렵사리 병문안을 마치고 향설송원으로 나왔다. 걱정의 먹구름에 쌓인 사촌 동생들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잘 가꿔진 향설송원의 정자에서는 환자와 문안을 온 가족들이 한가롭게 정중동(靜中動)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모두 어서 쾌유(快癒)하여 다시금 정중동의 건강까지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소망(所望)했다.
 

근처엔 아기자기 가꿔진 소담한 숲과 나무가 매우 운치가 있었다. 또한 의제헌 김명배 시인의 <책을 읽고 있는 아내>라는 글이 시비로 제작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박목월 시인의 제자로, 천안의 향토문학 발전과 한국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고 김명배 시인의 그 시를 보면 그가 생전에 아내를 얼마나 끔찍하게 사랑하였는지를 새삼 발견할 수 있다.

 

의사의 산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의과대학

▲ 의사의 산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의과대학


김명배 시인은 지금도 해마다 치러지는 <의제헌 김명배 문학상 공모>의 토대가 되고 있다. 가족이 병원에 입원하면 모두가 혼란스럽다. 중환자가 입원한 병실과, 보호자나 가족이 병원을 나와 향설송원 등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그 간극이 어쩌면 생과 사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영원불사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고통 없이 영면하길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의 인지상정이다. 2022년 현재 천안시 인구는 약 65만, 아산시는 32만 명이라고 한다. 40년 전의 천안시 인구는 지금과는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적었다. 
 

이제라도 아산시에 종합병원인 순천향대 아산병원을 설립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그런다면 아산에 사시는 숙부님과 동생들도 지금보다는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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