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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부락(部落)의 참뜻을 아시나요

생생현장리포트 - 김장환 서천신문 기자

2022.04.18(월) 17:00:4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부락의참뜻을아시나요 1


일제가 조선인 비하하며 사용
일상속 일본외래어 한글화해야


서천군 홈페이지에 실린 우리 마을의 유래를 인용한 적이 있다.

역사에 근거해 올린 정보이니 의심치 않고 신문에 게재했건만 며칠 지나지 않아 독자로부터 “올바른 단어를 선택해달라”는 충고와 조언을 들었다.

‘부락’이라는 옳지 못한 단어가 여러 번 사용됐다는 것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내가 그동안 참 무지했던 것이 속상했고 독자들에게 미안함이 앞섰다.

‘부락’이라는 뜻이 천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니. 그동안 왜 몰랐을까? 2016년 지역 내 거주하는 황춘작 어르신이 ‘부락’이라는 단어가 잘못된 표현이라는 지적을 서천신문에 해주셨던 자료가 남아 있어 취재기자 또한 자세히 알게 됐다.

부락이라는 명칭은 17세기 일본 도쿠가와 막부시대 때 민중 통치를 위해서 시행한 민중 지배정책에서 사용했다. 당시 사·농·공·상의 엄격한 신분 제도 가운데 농민은 무사 다음의 신분이었으나 실제로 가장 낮은 신분 취급을 당했다. 농민들이 불만을 표출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농민보다 더 낮은 천인 층인 부락(부라꾸)을 만들었다. 즉 그들은 에다(천업에 종사하는 사람) 비인(히인: 사람 같지 않은 사람. 즉 악귀·죄인)집단이 사는 곳이라 지칭했다.

즉 일본에서 부락민이라는 용어는 조선시대 신분제에서 보듯 양반, 중인, 상민, 천민(노비·백정·무당·당굴·죄인·창기·가마꾼 등)으로 나눈 것과 다를 바 없다.

‘부락’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우리 국민을 천민 취급하려는 의도로 사용케 했다. 해방 후에도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부락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돼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해방을 맞이한 지 77년이 지났지만, 생활 속에 일본식 외래어가 지금까지 흔히들 쓰인다. 기스(흠·상처)나 노가다(노동자), 다대기(다진양념), 데모도(허드렛일), 사라(접시), 아나고(붕장어), 메리야스(속옷), 백밀러(뒷거울), 빵꾸(구멍), 엑기스(농축액), 츄리닝(운동복)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나라가 힘이 약해서 국토와 역사, 언어, 문화 등을 빼앗기고 식민 통치를 받은 뼈아픈 상처의 흔적들이기에 사용해서는 안 되며 이를 순우리말로 고쳐 써야 할 때다.

우리가 사는 향토 마을이 천민 집단의 명칭인 부락으로 불리지 않고 마을이나 동네, 향토명 등으로 불리도록 홍보하고, 흔히 쓰이는 일본식 외래어도 한글로 바꾸어 사용하는 등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일제 잔재들을 하루속히 없애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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