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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손으로 소통하는 수어에 관심 가져주세요”

[복지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표민애 한국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장

2022.03.22(화) 14:13:49 | 당진시대 (이메일주소:d91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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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3일은 한국수어의 날이다. 한국인 농인의 공용어인 한국수어의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한국수어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고자 지난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충남도도 이를 기념하며 지난 2월 18일에 ‘충남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여기서 말하는 수어(手語)란, 소리로 말을 배울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보이는 언어’다. 이 수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을 농인이라고 한다. 한국수어는 한국어와 문법 체계가 다른 대한민국 농인의 고유한 언어다. 

현재 당진시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1900여 명. 그 중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은 150여 명 정도다. 한국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지회장 표민애, 이하 당진시지회)에서는 부설 당진시수어통역센터를 운영하며 수어가 필요한 농인들을 위해 귀와 입이 되어주고 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당진시지회는 2005년부터 수어통역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회비를 납부하는 등록 회원만 96명으로, 충남에서는 회원 규모가 세 번째에 이른다. 지난해 말에는 당진시장애인회관 1층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장애인회관에 자리 잡기까지 7차례나 이사했단다.

처음 협회가 설립될 때만 해도 사무실이 없어  김기재 당진시의원의 아버지인 故 김성환 씨가 사무실을 마련해준 것이 농인들을 위한 첫 공간이었다. 잦은 이사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공간에서만큼은 모두 ‘소리 없는 수다쟁이’가 된다.

표 지회장은 “농인들은 경로당이나 다른 복지관에 가도 말을 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니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렵다”며 “지금은 이곳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한편 표 지회장은 지난 2005년 당진수어통역센터가 개소할 당시 농통역사로 근무했다. 8년을 일하고 서울의 어울림여성센터로 이직해 근무하던 중, 당진지회장 선출 소식을 듣고 출마해 당선됐다. 정년 3년을 남겨둔 그는 “출마했을 당시 약속했던 농인들을 위한 쉼터 마련과 교육 확대, 회원 화합이라는 세 가지를 모두 이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 5년 동안 지회에서는 농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특히 무엇보다 교육에 집중했다. 표 지회장은 “농인들은 부모와도 소통이 안 돼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또 농인을 위한 교육기관이 없어 제대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지회에서는 농인들을 위한 인성 교육을 비롯해 죽음을 바로 알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웰다잉 교육을 진행키도 했다. 그리고 미술치료와 정리수납, 게이트볼, 농아인을 위한 한글교육 등을 전개했다. 올해는 바리스타 교육과 여성 회원을 위한 꽃꽂이교실 등 평생교육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수어를 알리기 위해 야간 시간에는 비장애인을 위한 수화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표 지회장은 “수화로 인사만 해줘도 농인들이 정말 좋아하고 반가워한다”며 “시민들이 아주 간단한 수화라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시지회의 과제는 수화통역사 확충이다. 현재 센터에는 두 명의 수화통역사가 소속돼 있다. 하지만 이들의 도움을 기다리는 농인들의 요구에 모두 응답하기에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표 지회장은 “농아인들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수화통역이 꼭 필요하다”며 “현재 두 명의 수화통역사가 이들의 개인적인 상담부터 구직활동과 병원 방문, 물건 구매, 집 구하기 등 다방면으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화통역은 농인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그들의 가족과 농인들을 만나는 사람들, 다른 지역에서 당진을 찾는 농인 등 생각보다 많은 대상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마음 같아서는 5명의 수화통역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우리 회원들이 살면서 많이 답답했을 거예요. 그로 인해 억울한 일도 있을 거고요. 그래도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희도 농인들을 위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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