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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전염병에 걸린 사람이 없는 마을에는 이 나무가 있었다.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천연기념물 제320호 은행나무

2022.02.03(목) 10:44:16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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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일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녹간마을 천년 은행나무 행단제가 있었다.
수령 1천년이 넘는 나무는 전국에 흔치 않다.
양평 용문사와 영동 영국사 은행나무가 수령이 천년이 넘는다고 하지만 부여 내산면처럼 마을에서 수호신으로 관리하고 있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마을에서는 은행나무에게 매년 음력 정월 초이튿날에 제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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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단제가 시작되기 전 마을 사람들과 문화재과 직원들이 행사 진행을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 320호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백제 26대 성왕 16년 사비 천도 당시 좌평 맹씨가 심었다고 한다. 천년 넘게 살아온 은행나무답게 위풍당당하고 상서로운 기운이 넘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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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원로로 구성된 제관들이 의복을 갖추고 행단제를 시작했다.
제의에 앞서 제관은 손을 씻기 위해 미리 준비해 놓은 물 그릇으로 이동하고 있다. 
은행나무에는 신령한 기운이 있어서 백제,신라, 고려가 기울어지는 국난이 있을 때마다  칡넝쿨이 감아올라가는 일이 생겼다고 한다.
고려시대 숭각사 주지가 암자를 중수하기 위해 이 은행나무 가지를 하나 베어가다가 급사를 하고 사찰도 폐허가 되었다는 전설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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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마을 사람들과 부여군 기관 단체장들이 참석해 있다.
이 은행나무 아래서 자란 마을 주민 박 명용 님은 예전에는 정월 초 이틀날 새벽 2시에 행단제를 지냈고 따로행단제를 주관하는 주모를 선정해서 나무 옆에 임시로 집을 짓고 일주일 정도 기거하면서 마을과 주민들의 안녕을 빌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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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넘게 살다보니 은행나무도 노쇠하게 되어 세심하게 수분과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릴 적에 은행을 따다 팔기도 하고 나무에 올라가 놀기도 했다는 마을 주민 박명용 님은 마을의 은행나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은행나무에 생긴 구멍을 우레판 폼으로 막아 놓은 조치를 끊임없이 건의를 해서 원래대로 복원하고 해마다 충분한 영양 공급이 될 수 있도록 문화재과에 요청하고 있다.
덕분에 은행나무는 생기를 되찮아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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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군 박정현 군수와 마을 사람들과 관계 공무원들이 행단제에 참여하고 있다. 

옛날에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에도 이 마을은 피해갔으며 지금도 코로나에 걸린 주민들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마을 사람들은 은행나무의 신령한 기운을 믿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이 은행나무를 베려고 시도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강력하게 반발을 해서 지켜냈다고 한다. 
행단제를 주관하는 김광수 제관은 정월대보름 행사와 더불어 동화제와 쥐불놀이 등을 기획했으나 올해도 전염병의 여파로 취소했다고 아쉬워했다.
녹간 마을에서는 행단제를 시작으로 전통을 지키고 마을 화합을 위해 다양한 민속놀이를 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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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의 정신이 잘 계승되었던 시절에는 정월초하룻날부터 보름날까지는 마을마다 당산제와 산신제 등을 지냈다.
곧 다가올 농사철을 대비해 공동의 인력을 정비하고 단합도 다져놓기 위한 기초 작업인 셈이었다. 
부여 내산면 녹간마을 행단제도 그런 의미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마을의 정신적 지주이며 신목으로 신성시 되는 은행나무가 구심점이 되어 마을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높이 23 m, 가슴둘레 9m 의 위풍당당한 은행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목이라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길 것 같다.
오랜 세월 사람과 함께 살아 온 은행나무의 생명력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위치정보>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148-3 
<주변 맛집>
소담 돈까스 041-832-5246 부여군 내산면 성충로 미암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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