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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탐방] 상월지역아동센터 “서울아이는 우리들 부러워할걸요?^”

2022.01.18(화) 10:45:37 | 관리자 (이메일주소:2jean00@gmail.com
               	2jean00@gmail.com)

 

뒤란 텃밭에서 제철식물을 가꾸는 상월지역아동센터 아이들. 교회에서 임대한 땅은 탁구장, 수영장, 텃밭 등으로 활용중이다.

▲ 뒤란 텃밭에서 제철식물을 가꾸는 상월지역아동센터 아이들. 교회에서 임대한 땅은 탁구장, 수영장, 텃밭 등으로 활용중이다.


상월면사무소가 신충리고, 바로 그 옆에가 신충사다. 상월우체국 좁은 골목으로 진입해서 200m쯤 들어가  있어서 외부 노출이 잘 안 되는 낙동(樂洞)방축못, 연꽃못 비경이다. 이 연못 바로 옆에 교회가 하나 서 있다. 상월감리교회다. 1952년 설립되어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이 교회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해는 2008년이다. 어언 14년이 흘렀고 현재는 36명의 아이들이 하교 후 더불어 생활하는 지역 교육공동체다. 

청와대 초청을 거부한 사연

상월지역아동센터는 다른 센터와 다른 점이 몇 된다. 다문화가정이 절반을 넘고, 야간보호프로그램까지 마치고 가는 아이들이 절반 정도다. 고가품인 핸드벨 계열 악기인 차임벨수업도 받는다. 

상월센터가 공들이는 교육목표가 있다. “시골이지만 도회지 못지않게 키우자는 것” 그 일환이 차임벨(핸드벨) 연주다. “아이들이 악기를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힘들 때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으면 위안이 되잖아요! 그래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지역민들 모시고 공연도 하였는데 현재는 코로나로 인하여 개점휴업(?)중이랍니다. 대신 지금은 ‘상월벨콰이어’라는 차임벨연주팀이 있어요. 2018년부터 세종에서 강사선생님이 와서 가르쳐 주시는데요, 그 선생님 정기연주회에 우정출연을 두 번 했답니다.”

상월벨콰이어는 올해 청와대 초청을 받았다. 처음에는 단원 15명 전원이 얘기됐으나 중간에 ‘코로나로 인하여 5명만 보내서 연주해달라’는 인원 조정 부탁이 들어왔다. “우리는 아이들을 선별할 수 없으니 포기하겠습니다.”

1인은 100인을 위하여, 100인은 1인을 위하는 상부상조하는 정신은 상월센터의 확고한 교육철학이다. 기자가 사진을 찍는데 아이들이 한군데로 우르르 몰려간다. 한 아이가 레고장난감을 흩어 놓았는데, 곧 식사시간이다. 그 아이 혼자 정리를 하자면 시간이 꽤 걸릴 거 같으니까 거들어주려는 것이다. 

‘저러면 자립심 길러주지 못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사연이 있다. 발달장애가 있는 이 아이는 온누리특수학교 2학년, 만 9세다. 올 봄에는 상월초등학교로 전학 예정이란다. 대부분 지역아동센터에서는 특수학교 아동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 아이는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처음부터 보호만 하다가는 자립할 수 없다. 일반 아이들과 섞여 지내면 웬만큼은 고쳐진다.” 이런 소신으로 밀어붙인 교사는 20여 년 아이를 케어해온 상월교회 임상일 목사다. 

시내에서 시골로 오는 아이

대전에서 목회를 했던 그는 우리나라 지역아동센터 초창기 멤버에 속한다. 네 자녀 키울 때도, 센터에서 함께 키웠다. 큰 딸은 성장하여 생활복지사가 되었고, 이제는 이곳 상월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유치원생 8명과 중학생 1명 등 총 36명인데, 논산시내에서 나오는 아이가 하나 있다. 처음에는 시간강사로 나오던 엄마를 따라왔다. 때가 되어 엄마가 더 이상 센터를 나오지 않게 되었는데 아이는 계속 다니고 싶다고 고집한 경우이다. 이제는 시골학교인 여기로 전학까지 고집한다는 5학년 여학생인데, 대체 뭐가 그리도 좋아서일까? 

“우리는 학교 교육과정보다는, 다른 데서 못 보던 프로그램을 많이 접하도록 신경을 써요. 10년째 운영 중인 수화교실 외에도 탁구교실, 요리실습, 만들며놀며, 차임벨수업, 보드게임, 레크레이션, 영화감상, 한자교실 등등요.” 

센터 뒤편에 시설이 있다 해서 가보니 너른 하우스 안에서 두 명의 강사가 두 명의 아이와 탁구를 치고 있었다. “논을 빌려서 시설한 겁니다. 여름에는 여기 마당에 수영장을 설치해요. 높이 5~6m의 물썰매장은 최고 인기인데요, 아마 시설 좋다는 상상마당도 이 정도는 안 될 겁니다.” 임목사는 텃밭 설명도 곁들인다.

이처럼 도시 아이들에게 기죽지 않게 해주려는 배려가 최고조에 달하는 일대의 사건은 가족여행이다. 센터의 정서프로그램은 가족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집단상담, 개인상담, 부모상담 등이 병행되는데, 가족행사로는 가족요리실습과 가족여행이 있다. 

“비행기 타본 사람 손들어볼까?” 했더니 다문화 가족은 100% 다 손을 들더란다. 외갓집인 베트남을 기본으로 다녀오는 것이다. 와중에도 맹점은 있었다, 국내여행!


이지민, 이지훈이네 가족

▲ 이지민, 이지훈이네 가족

탐방상월지역아동센터서울아이는우리들부러워할걸요 1



비대면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지난 여름에는 안면도를 비대면으로 해서 2박3일로 다녀왔다. 한 버스로 해서 단체로 떠나는 게 아니다. 각 가정에서 자기 차를 끌고 목적지로 가는데 중간중간 미션이 주어진다. 1차 집결지는 홍성읍성! 도중에 식당이나 분식점 카페 몇 군데를 지정해 주면 가족끼리 알아서 찾아가 식사를 한다. 센터 카톡 단톡방이 난리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족은 어디서 식사하고 있고..... 어느 카페 들렀더니 커피맛과 경치가 환상이니까....” 이럴 때 내비게이션 경유지가 바뀌기도 한단다. 

2차 집결지는 방 20여 개를 통째로 빌린 큰 펜션이나 모텔이다. “이게 우리 가족이 최초로 하는 여행이에요. 잘 알지 못해서 멀리 가는 게 무척 두려웠거든요.” 어느 가족의 고백이다. 

센터에서 최초로 떠난 가족여행은 2015년 격포해수욕장 여름캠프였고 그해 겨울 가족여행지는 통영이었다. 그 후 포항 여름가족캠프, 대천 부여, 거제도, 여수 등등을 찾았다.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으로 전환하였는데, 재작년 여름가족여행지는  격포 일원, 작년은 안면도였다. 

차가 없거나 보호자가 없는 극소수는 스탭진과 동승하여 참석률 100%였다. “가족단위다 보니 인원도 대규모라서 준비할 게 참 많아요. 그래도 너무들 좋아하고 가족끼리 화목해지는 모습을 보니까 큰 기쁨이고요, 편한 점도 있어요. 안전문제는 신경을 안 써도 돼요. 가족끼리 보살피니까요!^” 

여기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19명인데 평상시에도 도탑고 돈독한 관계다. “엄마들이 주로 베트남에서 오신 분들이에요. 베트남은 다른 동남아시아에 비해 혼혈인 표가 거의 나지 않아요. 엄마들이 예의 바르고 대개 생활이 넉넉지 않은데도 아이들 전체 간식을 사주시곤 해요.” 이현주 센터장의 학부모 자랑은 터진 봇물 같다. 

한글공부나 학교 숙제가 가정에서 여의치 않아 공부가 뒤쳐지는 아이들이 몇 명 있다 보니 학습부진아 중점 교육은 선별적으로 이루어진단다. 학습지도와 숙제지도, 독서지도, 일기쓰기 등 일반 교육프로그램은 기본이다. 보호프로그램인 급식, 위생관리, 아동관리, 안전 및 예방교육, 예절지도도 기본인데, 여기에 야간보호프로그램이 더해지고 있다. 

상월센터의 아동청소년 야간보호사업은 2014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복권기금사업으로 선정되었다. 2021년 현재까지 8차년에 거쳐 수행중이며, 학기 중은 물론 방학 때도 간식과 식사를 함께 한다. 야간프로그램으로는 영화감상, 요리실습, 만들며놀며, 차임벨, 보드게임, 한자교실, 레크레이션 등이며, 귀가차량은 월~금 밤 10시에 운행한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한국아이들은 서로 거부감 없이 잘 지내는 편이다. 기자가 도착했을 때 마침 아이들이 하교하는 시간이었다. 방과후 수업까지 마친 아이들은 상급생 키 큰 언니를 선두로 해서 긴 행렬을 이루며 걸어왔다. 나중에 노성중학교에서도 오고 성동 논산에서도 따로 와서 모두 모이니 대가족 한 식구다. 


발달장애 친구를 한식구들처럼 돕는 센터 친구들

▲ 발달장애 친구를 한식구들처럼 돕는 센터 친구들

비대면발표회

▲ 비대면발표회

탐방상월지역아동센터서울아이는우리들부러워할걸요 2

탐방상월지역아동센터서울아이는우리들부러워할걸요 3

탐방상월지역아동센터서울아이는우리들부러워할걸요 4



지역사회에서 화수분 같은 교회

상월감리교회 역사는 우리 현대사와 맥을 같이 한다. 6·25 한국전쟁으로 생긴 북한 포로는 주로 거제도에 갇혔다. 포로가 넘쳐나니 수용소는 논산에도 생겨났다. 연무읍 안심리 일원에는 1952년부터 1953년 반공포로 석방 전까지 논산 제6포로수용소가 있었다. 여기서 석방된 포로들은 논산 인근에서 자리를 잡았다. 

상월에도 남편의 사망으로 미망인이 된 농가가 많았는데, 일손이 부족한 자리를 석방포로들이 메워주었다. 당시 기독교인이 상당수여서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리던 평양에서 교회 다니던 분들이 석방 후 상월 신충리에 터 잡으면서 교회도 빠르게 세웠던 것이다. 

교회 옆이 연못이고 모정이 있다. 교회에서 여름에는 연꽃이 내려다  보이는 운치 있는 정자에서 노시는 동네어르신들에게 아이스커피를 타가면, 어떤 때는 만원짜리 공중에 떠서 받으라, 못 받는다 일전이 벌어진단다. 연못 위로는 양씨들이 많이 살고, 옆쪽으로는 상월초등학교다. 상월초와는 프로그램 진행시 서로 시간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협의 하며, 센터프로그램진행시 학교강당을 빌려서 사용하는 등 우호적 입장이다. 

상월초는 전교생이 40명이고 대명초는 20명이어서 올 봄에 통폐합예정인지라 이에 센터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을 거 같다. 지역사회연계프로그램의 하나로 지역내 정기연주회를 꿈꾸는 상월벨콰이어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 대전에서 열린 제17회 핸드벨 앙상블 페스티벌에서 대전의 열두광주리벨링어즈와 합주를 하였다.  

센터의 가장 큰 행사인 가족여행에는 1500~2000만원 정도의 경비가 든다. 센터운영비와 별개인 행사의 운영비는 대부분 교회에서 지출하지만, CJ도너스캠프나 공동모금회 등 여러 곳에서 후원을 받기도 하였다. 외부 후원액은 대략 30% 정도고 나머지 70%는 교회에서 담당해 왔다고 한다. 

이런 경비도 감당하고 지역사회 수입도 올릴 겸 교회 중심으로 별도의 수익사업체도 운영한다. “100%착한수제딸기쨈”을 가공 판매하는 오병이어 협동조합이다. 주로 대교회 바자회에 내다가 팔았는데 최근 2년간은 코로나로 인하여 바자회가 열리지 않다 보니 요즘은 개점휴업 상태다. “이 쨈 맛보시면 아마 다른 쨈 못 드실 걸요?” 이렇게 설명하면서 조합장은 기자에게 쨈 한통 건넨다. 

그러고 보니 상월교회는 퍼내도 퍼내도 나오는 화수분(河水盆) 같다. 상월어린이도서관이 있는 교회에는, 무료 카페가 두 곳이다. 휴게실 카페에는 공용냉장고가 노출되어 있는데 그 속에는 마실??리, 먹거리가 들어 있다. “한여름 택배 하시는 분들에게 ‘잠시 들러서 음료 드시고 가라’ 해도 잘 안 드시는 편이세요. 화장실 자주 가게 돼서라네요.” 

그러고 보면 치열하게 살지 않는 사람이 없는 거 같다. 지역사회 사람도, 학부모도, 교사도.... 와중에 아이들만 더 행복해지는 거 같다. “기자 아저씨, 저도 사진 찍어주세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관중석에 있는 서울아이들 보란 듯이 무대 뒤를 활보하며, 뻐기기도 해가며 행복해하는 시골 아이들! 그들에게 낙동마을의 아동센터는 아동천국 낙동(樂童)의 동의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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