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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겨울밤 공세리 성당을 걸으며 생각하며

2021.12.21(화) 20:24:42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확진자 수만큼이나 주변을 조금씩 조여오는 듯한 날들이 이어지는 우울한 세밑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는 것 없는 사악한 바이러스와의 지루한 싸움에서 사람들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디를 나서는 것도 부담을 갖고 살아온 지 두 해가 다 되어가고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끝이 날 줄 알았던 코로나 상황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여야 하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도무지 그 끝을 알 수 없는 암담함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래도 이어지는 것이 사람의 삶이어서 이천여 년 전 이 땅에 구원자로 아기 예수님이 오신 날이 다가오자 불을 밝힌 아름다운 공세리성당을 찾아가는 길 위에는 눈발이 날린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앙상한 가지만 남긴 채 긴 겨울의 쉼을 부여받은 오래된 팽나무 아래 고풍스러운 성당 앞에는 커다란 크리스트 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다. 매직아워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고난 당하신 예수님의 형상을 재연해 놓은 십자가의 길을 따라 성당을 한 바퀴 돌아본다.

공세리성당▲ 공세리성당

공세리성당 십자가의 길 조각상
▲ 공세리성당 십자가의 길 조각상

공세리성당 십자가의 길 조각상
▲ 공세리성당 십자가의 길 조각상

이 아름다운 공세리성당은 지금으로부터 127년 전인 1894년 한국 천주교회에서 아홉 번째이자 대전교구에서 첫 번째로 설립된 성당으로 1801년부터 1873년 신유, 병인박해 때 이 지역에서 순교한 32명의 순교자를 모시고 있는 순교성지 성당으로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 각별한 의미가 있는 성당이라고 한다. 그래서 성지순례를 하는 신앙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참조 : 공세리 성당 홈페이지]

그러는 사이 서산 나무들 사이로 해가 지고 크리스마스 마을에 아름다운 밤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장식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왔다. 화사한 조명에 비친 성당의 뾰족한 지붕과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와 커다란 별과 동방박사를 보니 반세기나 지나버린 유년 시절 부모님의 영향으로 교회를 중심으로 생활이 이루어지던 기억들이 되살아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참으로 아름다운 시절,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공세리성당 입구▲ 공세리성당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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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들어온 공세리성당
▲ 조명이 들어온 공세리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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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성당 야경
▲ 공세리성당 야경

공세리성당 야경
▲ 공세리성당 야경

공세리성당의 크리스마스 빌리지는 작년부터 불을 밝히고 운영하였다고 하는데 넓은 곳에 이렇게 정성 들여 장식하려면 많은 손길이 필요할 텐데 이 추운 날에도 수녀님과 관계자분들이 이것저것 손을 보고 계신 모습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한 수고로움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불을 밝힌 야간 조명은 내년 1월 중순까지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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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성당 야경
▲ 공세리성당 야경

사진기를 든 장갑을 낀 손이 시릴 정도로 추운 밤인데도 추억을 만들고 싶은 많은 사람이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이 아이들 중에는 성장하면서 두고두고 이 아름다운 겨울밤을 기억하고 떠올리며 좋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을 보니 우리 시대 위대한 성악가 조수미 어머님이 중학생이던 조수미를 앉혀놓고 하셨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견뎌라. 견디는 게 이기는 거야. 우리 인생은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거란다” 여기에 덧붙여 ‘지금 몹시 춥지만 견디다 보니 이렇게 아름답고 환한 빛을 만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성당을 향해 삼각대를 세우고 셔터 리모컨을 누르면서 ‘그래, 견디는 것이 이기는 거야’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울림이 되어 자꾸 하늘로 올라간다.

공세리성당 야경 ▲ 공세리성당 야경

■ 공세리성당
- 주소 :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 전화번호 : 041-533-8181
- 크리스마스 빌리지 : 2022년 1월 중순 무렵까지 운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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