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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오징어 게임'의 위력

내포칼럼 - 심미선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21.11.05(금) 13:48:2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오징어게임39의위력 1


유엔총회 연설대에 오른 BTS
아카데미 4관왕 쾌거 기생충
전 세계가 시청한 오징어게임
 
사회 문제를 꿰뚫는 통찰력과
이야기를 구성하는 상상력이
전 지구촌을 열광케 만들어
 
우리 문화가 가지는 경쟁력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


우리나라 속담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한국보다는 미국을, 유럽을 동경해 왔다. 지금도 C사의 핸드백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디자인이 더 뛰어나고 실용적이고 거기다 값까지 저렴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외국을 다녀와야 하고 외국 제품을 하나쯤은 지녀야 나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최근 이런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그 시작은 방탄소년단이다. 한국의 남성 아이돌 그룹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는가 하면 ‘아미’로 지칭되는 팬클럽을 전 세계에 갖고 있다. 일시적으로 끝날 것 같았던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계속되고, 올해는 제76차 유엔총회에서 ‘SDG모멘트’(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의 아이돌그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얻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나라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알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도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쾌거를 이뤘다. 각본상은 101년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받은 아카데미 수상이고, 최우수 작품상도 비영화권 영화로는 최초라고 한다. 영화 기생충은 짧은 웃음 속에 긴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 대해 “한국인이라야 100% 이해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지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매우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런 영화평은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을 관람한 관객들이 한결같이 자기 나라의 상황과 똑같다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즉 너무나 한국적인 상황을 그린 영화지만 기생충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거의 모든 나라의 보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엄청난 화제를 낳고 있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OTT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하우스 오브 카드’라는 리메이크 드라마의 흥행이 있었는데,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극히 한국적이다. 빚에 쫓기는 수백 명이 거액의 상금을 타기 위해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든다는 이야기다. 물론 게임에서 지면 죽기 때문에 잔인하고 폭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서바이벌 게임들은 한국의 아이들이 어릴 적에 즐겨 했던 게임들이다. 무궁화 게임, 달고나 게임 등이 그렇다. 게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규칙이 단순하고 유치한데, 세계인들은 이 한국식 게임에 열광하고 있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 게임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의 문화에 대해 내세울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계인들은 한국의 문화에 열광한다.사회 문제를 끄집어내는 통찰력, 스토리를 구성하는 한국인들의 일상이 어쩌면 외국인들의 눈에는 새롭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지도 모르겠다.

삶의 양식이 문화라면, 우리의 문화를 좀 자세히 들여다보자.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만의 문화적 특징을 찾아보자. 거기에 우리 문화의 경쟁력이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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