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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여군 홍산면의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저포조합 건물과 백반 맛집

2021.08.19(목) 14:52:01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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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군 홍산면의 근대 유산인 저포조합 건물.국가등록 문화재 제364호 (2007년 11.22)

부여군 홍산면에 들어서면 동헌과 객사가 있는 관아로 가는 길이 있다. 그 길 중간쯤에는 1920년에 지어진 저포조합 건물이 보인다. 당시 홍산은 모시 거래량이 연간 3천 필이 넘을 만큼 활발한 모시 장이 섰었다. 한산 모시가 가는 세모시였다면 홍산 모시는 삼베처럼 굵은 모시를 짰다. 굵은 모시는 주로  남성 옷을 만들었다고 한다. 모시로 짠 옷을 한 번 입으면 폭염쯤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촉감이 시원했다. 홍산을 중심으로 근동에는 최근 10년 전까지 집에서 모시를 짜는 여인들이 종종 있었다. 그 여인들이 현재는 나이가 들어 세상을 뜨거나 노령화로 더 이상 모시틀에 올라가지 못한다. 한때 모시를 짜서 가정 경제를 이끌었던 강인한 여인이며 어머니들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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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년 지어진 고딕 양식의 근대 문화 건물인 저포조합 건물

저포조합은 모시 생산 농가를 위해 구매 사업을 하던 곳이다. 지상 2층으로 연면적 50평의 아담한 건물이다. 홍산면은 저산팔읍 상무사라는 보부상 조직이 활동하던 곳이다. 보부상들은 홍산에서 모시를 사서 인근의 보령, 서천, 부여, 임천 등을 다니면서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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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여군 홍산면의 근대 유산인 저포조합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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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홍산에서 처음 지어진 2층 집이다. 당시 홍산에서 가장 번화가에 위치한 이 건물은 처음에는 비단 점포로 개업을 해서 1990년 말까지 장사를 했었다. 2층에 동아 다방이 세를 들어서 영업을 하다가 현재는 '홍산 경노애유회' 라는 간판을 걸고 서있다. 2층에 최근까지 '동아다방' 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고 다방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건물이 아예 동아다방 건물이 되었다. 부여군에서 매입해 리모델링을 한 다음에 홍산의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계획이다. 일제 강점기 후반에 지어진 건물이라 일본풍이 농후해도 그것조차 보호해야 할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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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초반 홍산에는 '홍산식량검사 출장소'라는 건물이 생겼다. 일본은 그곳에서 우리 농민들이 생산한 쌀과 곡식들의 품질을 검사한다는 합법적인 명분으로 쌀을 일본으로 빼돌렸다. 홍산은 군산 앞 바에서 금강의 물길을 따라 배가 지나는 곳이었다. 이곳의 자연 마을 이름은 '닻 전 모랭이'로 배에서 닻을 내리는 모퉁이가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육로 교통보다 해로 교통이 발달했던 일제 강점기에는 부여에서 생산된 농작물과 문화 유적들을 군산을 통해 일본으로 약탈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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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해방 후에는 홍산 곡물 검사소로 사용되다가 1964년에 폐소되고 현재까지 개인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다.

너무 세련되고 멋있는 건물과 환경 속에서 살다 보면 이런 추억과 역사가 있는 낡은 건물에 애정이 생기는 것 같다. 오래되고 낡은 것이 주는 안정감과 숨은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책을 찾아보지 않아도 기억을 더듬어서 꺼내는 멀지 않은 과거에서 향수를 느낀다.

홍산은 조선시대에는 현감이 다스리는 현이었고 관아 건물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면서 근대 역사의 흔적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보령과 서천, 부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보부상들 활발하게 활동하고 상업이 발달한 세련된 마을이었다. 홍산 사람들도 이제는 그런 흔적을 지켜가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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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산의 김치찌개 맛집, 한양 숯불갈비 

마을 구경을 하면서 맛집을 찾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홍산에는 한정식 수준의 10첩 반상에 버금가는 김치찌개 맛집이 있다. 친지들이 오면 반드시 데려가면 잘 차린 집밥 이상의 대접을 받았다고 감동하는 식당이다. 제철에 나오는 나물들과 구운 생선은 기본으로 깔리고 식당 안주인의 눈에 들면 간장 게장 같은 특별 반찬도 서비스로 내주는 인심이 넘치는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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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과 시골 반찬이 그리울 때 이 집을 찾으면 정신적인 허기까지 채워지는 것 같다. 돼지갈비와 삼겹살을 시켜도 12가지 이상의 상차림이 기본으로 깔린다. 시골 인심까지 얹어서 푸짐 한상을 받고 나면 대접받는 느낌과 그리운 어머니의 밥상을 먹는 기분이 난다. 홍산 사람들은 잘 알지만 외지인들은 잘 모르는 백반 맛집도 들러서 오래된 마을의 향기와 고향의 맛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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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정보>
부여군 홍산면 저포조합 -부여군 홍산면 동헌로 25
부여군 홍산면 동아다방 -부여군 홍산면 동헌로 13-1
부여군 홍산면 곡물검사소- 부여군 홍산면 홍산시장로 30-1
홍산면 한양숯불갈비-부여군 홍산면 홍산시장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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