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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도시의 폭염을 피해 찾은 칠갑산 사찰로

칠갑산의 아흔아홉골 전망대에서 조망하는 여름 풍경

2021.08.18(수) 23:16:08 | 보라공주 (이메일주소:eyeful3535@naver.com
               	eyeful3535@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칠갑산을 또 찾았습니다. 폭염으로 다른 곳에 가기는 싫고, 숲 그늘이 좋은 칠갑산을 또 찾게 되었습니다. 이번 등산 코스는 사찰로라고 이름이 붙여진 곳인데, 오르기 전 청양의 관광 명소도 함께 볼 수 있는 코스입니다. 여름이라 이른 아침 출발해서 장승공원에 도착을 했습니다. 사라져가는 장승문화를 보존해나가기 위해 테마공원을 만들어 축제도 하고, 장터도 열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장승공원 중앙에는 전국 최대 크기의 대장군과 여장군이 서있습니다. 크기에 압도당하다가도 밝은 표정에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전국 최대 크기의 대장군과 여장군(높이 11.5m)

마을 입구에 서있는 장승의 표정들은 무서운 할아버지처럼 험상궂은 것들이 많지만, 이곳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장승이 많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깔깔거리며 웃게 됩니다. 십이지간으로 깎아놓은 장승도 있고,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와 비슷하게 만들어 놓은 장승도 볼 수 있습니다. 한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서있던 나무가 죽은 후 사람의 얼굴을 조각해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는 우리 조상들이 오래전부터 해온 일입니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장승은 수호신 역할뿐만 아니라 이정표처럼 세워 거리를 계산하는데도 쓰였다고 합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2▲익살스러운 표정의 장승

장승공원 옆 장곡길을 따라 차로 2분 정도 더 올라가면 장곡사가 나옵니다. 입구에 칠갑산 탐방로 안내가 보이고, 출입문처럼 서있는 운학루 밑 계단을 통과하면 하 대웅전이 나옵니다. 2층 같아 보이지만 뒤쪽으로 가면 1층으로 된 누각입니다. 사자산 운곡사에 있던 곳을 옮겨와서 다시 지었다고 합니다. 하 대웅전은 공사 중이어서 지나치고, 뒤쪽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 상 대웅전으로 가봅니다. 장곡사의 특징이 있다면 대웅전이 두 곳이라는 점입니다. 장곡사에 오시는 분들은 상 대웅전에 모셔진 약사여래좌상을 더 많이 보고 가는 듯합니다. 저 역시 인간의 질병이나 재앙의 고통을 없애주는 약사여래상에게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기를 빌어봅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3▲칠갑산 탐방로 안내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4▲장곡사 운학루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5▲장곡사 상 대웅전

상 대웅전에서 나와 맞은편 계단으로 오르면 삼성각이 나오고, 그 옆에 등산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시작부터 나무계단이 시작됩니다. 가파른 숨을 내쉬며 오른 계단 끝에 칠갑산 정상 2.6km 이정표가 나옵니다. 여기에서부터 다시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능선이 나옵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6▲삼성각 옆 등산로 입구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7▲초입부터 나무계단 길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8▲칠갑산 정상까지 2.6km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 능선이 시작되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합니다.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기 전 거북바위가 나옵니다. 부러울 것 없는 선비의 집안에 큰 고민은 대대로 단명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칠갑산 소나무 향을 맡으며 잠시 잠에 든 선비의 꿈에 거북이가 나타납니다. 선비의 앞에서 두 개의 알을 낳는 거북이에게 장수하는 것이 부럽다고 했더니 자기의 수명을 선비에게 준다며 등에 태웠다고 합니다. 꿈에서 깬 선비 옆에는 거북이 모양의 바위가 놓여있었고, 그 후 선비의 집안은 대대로 무병장수하고, 큰 관직에도 올라 잘 살았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안내판이 있어 보고 갈 수 있었습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9▲칠갑산 거북바위

거북바위 뒤로 칠갑산의 산길이 펼쳐집니다. 아까 계단을 올라왔던 힘든 순간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소나무의 향을 깊이 마신 후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합니다. 얼마 걷지 않은 듯한데 0.6km나 올라왔습니다. 앞으로 2km 남았습니다. 그런데 곳곳에 흙 속에 있어야 할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장마 때문인지 사람들의 잦은 발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사찰로로 오르는 동안 자주 보게 됩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0▲거북바위 뒤 본격적인 등산로 시작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1▲재미있는 전설을 따라 걷다 보니 정상과 가까워집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2▲뿌리가 그대로 드러난 등산로

양옆으로 소나무가 빼곡하게 서있는 산길을 30여 분을 더 오르면 칠갑산 정상까지 0.9km 지점에 도착합니다. 칠갑산 이름값이라도 하듯 바위가 길을 가로막습니다. 미끄러우니 조심해서 밟고 지나야 합니다. 험한 산길을 막 벗어나려는데 아흔아홉골 전망대가 나오고, 칠갑산 자락이 굽이굽이 펼쳐져 보입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물도 마시면서 짙어가는 여름의 풍경을 눈으로 담아봅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3▲소나무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정상까지 0.9km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4▲험준한 바윗길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5▲힘든 만큼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아흔아홉골 전망대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6▲굽이치는 99곡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한참을 쉬다가 다시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정상까지 0.25km 남은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또 다른 계단길이 나오고,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반겨줍니다. 와! 칠갑산 정상이다~라는 소리가 절로 입 밖으로 나옵니다. 이것도 인연인지 칠갑산에 올 때마다 날씨가 좋아 별로 힘들지 않게 등산을 하곤 합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7▲이제 곧 정상!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8▲막바지 계단길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19▲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반겨주는 정상으로 가는 길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20▲올 때마다 날씨까지 도와주는 칠갑산 정상

그늘이 없는 정상에 오래 있지 못하고 왔던 길로 다시 내려옵니다. 다시 장곡사 삼성각으로 내려와서 무사히 등산을 마친 것을 감사하며 돌을 얹어봅니다. 상 대웅전 옆에 있는 약수로 시원하게 목을 축여준 후 장곡사를 돌아본 후 등산을 마쳤습니다.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21▲장곡사로 다시 하산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22▲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삼성각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23▲무사히 마친 등산에 대한 감사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24▲나그네의 갈증까지 풀어주는 약수

도시의폭염을피해찾은칠갑산사찰로 25▲등산 앱으로 남겨 본 칠갑산 사찰로

도시의 여름에 지쳐 찾은 청양의 칠갑산은 더위를 식혀줄 만한 울창한 숲이 있어 폭염에도 등산하기 좋았습니다. 또, 이곳에 백제의 얼이 담긴 장곡사와 조상의 장승문화를 잇고 있는 장승공원까지 보고, 느끼고, 즐기기에 충분한 청양 여행이었습니다. 등산 후 칠갑산 장승공원 주변에 맛집이 자리하고 있어 든든하게 배도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칠갑산 사찰로 등산 코스
칠갑산 장승공원 - 장곡사 - 칠갑산 정상(원점 회귀, 이동거리 6.3km, 이동시간 3시간)

칠갑산 장승공원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119-17
041-940-2194

장곡사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241
041-942-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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