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운산면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부여로 가던 행로상에 있습니다. 그 운산면 용현리에 마애여래삼존상이 있답니다.



마애여래삼존상은 법화경의 수기삼존불(授記三尊佛), 즉 석가불, 미륵보살, 제화갈라보살을 나타낸 것입니다. 법화경 사상이 백제 사회에 유행한 사실을 입증해 주는 가장 중요한 자료랍니다.



서산 용현리에 있는 마애여래삼존상 입구입니다. 입구에는 주차공간이 있으며 슈퍼와 식당이 있습니다. 주차공간은 그리 크지 않아서 성수기나 코로나가 종식되고 하면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할 듯합니다. 여기서 직진으로 1.2km 올라가면 보현사라는 사찰이 나오며 왼쪽으로 가면 마애여래삼존상이 나옵니다.



주차를 하고 이렇게 데크로 만든 다리를 건너서 데크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등산을 싫어하는 저는 계단을 보는 순간 한숨부터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일부러 여기까지 보러 왔으니 힘들어도 올라가 봐야겠죠? 여기서부터 천천히 15~20분 정도 올라가니까 마애여래삼존상이 나오네요.



그래도 돌계단이 잘 놓여 있어서 올라가는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나이 드신 분이나 아이들도 올라가는데 저라고 못 올라가겠습니까? 쉬엄쉬엄 산속의 공기를 마시면 천천히 올라가니까 더 좋더라고요. 같이 간 일행한테는 조금 미안했지만요.



여기 오니 제법 큰 기와 건물이 있어서 다 왔나 싶었는데 여기는 관리사무소이고 저 끝에 보이는 작은 문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네요. 관리사무소에서는 오시는 관람객들에게 발열 체크와 방문 기록을 하고 있었습니다.



관리사무소 끝에는 '불이문'이라는 작은 문을 통과해 3~4분 정도 올라가면 그 유명한 마애여래삼존상이 있습니다. 조금은 힘들지만 그래도 보물을 본다는 생각에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여기 보이는 암벽 뒤에 마애여래삼존상이 있습니다. 바위도 어마어마하게 크네요. 그래도 약간은 힘들지만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습니다. 마애여래삼존상을 만나보기 직전입니다.



드디어 마애여래삼존상을 만났습니다. 이런 큰 바위에 부처님을 정교하게 새겼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우리 선조들의 기술에 다시 한번 머리가 숙여집니다.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는 미소가 있고 눈은 행인형으로 뜨고 있습니다. 목에는 삼도가 없고 법의는 두꺼워서 거의 몸이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옷주름은 앞에서 U자형이 되고 옷자락에는 Ω형의 주름이 나 있다. 수인은 시무 외, 여원인으로 왼손의 끝 두 손가락을 꼬부리고 있다. 발밑에는 큼직한 복련연화좌가 있고, 광배 중심에는 연꽃이, 둘레에는 화염문이 양각되었습니다.



국보 제84호인 서산마애삼존상은 백제의 미소가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는 백제 후기의 작품입니다. 근엄하게 보이기도 하고 온화하며 인자하게 보이기도 한 얼굴은 해가 비치는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니 정말 신비롭지 않습니까?



본존인 석가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우측에는 가부좌를 틀고 있는 미륵반가사유상, 좌측에는 제화갈라보살입상이 있습니다. 불상의 광배까지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고, 특히 본존의 연꽃과 불꽃 무늬 광배가 꽃이 피어나는 듯 살아 있어 보입니다.



관리사무소 옆에는 서산 9경 스탬프 투어하는 인증 투어 도장도 보이네요.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은 서산 제2경이라고 합니다. 멋진 보물을 다시 한번 보러 올 날을 기약하며 천천히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