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자연하천, 생명과 문화가 흐른다 〈6〉
지난달 10일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부산 온천천의 왜가리.
■ 콘크리트 하상주차장 철거 자연형하천 복원
부산의 대표적 도심하천인 온천천의 지난 1994년의 수질(연안교 부근)이 BOD가 78.7ppm으로 극도로 오염되고 생물이 살지 못하는 죽은 하천으로 사실상 포기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정비와 투자로 현재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생태하천과 시민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996년 실태조사와 자연형 하천사업 용역을 거쳐 총사업비 75억 4600만 원으로 1단계로 1999년 사직천 합류지점 240m구간을 자연형 하천으로 생태 복원했으며, 1983년 부산시 최초 수영하수처리장의 건설을 계기로 온천천 유역의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펼쳐 온천천으로 유입되는 일부 하수를 차단, 온천천 수질은 다소 개선됐다. 하지만 소득수준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기대, 여가문화의 발달,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전환 등으로 하천이 가지는 생태적 중요성과 복원 필요성을 느껴 1998년 연제구 공공근로사업을 기점으로 자연친화형 하천 환경개선사업을 펼쳐 온천천이 새롭게 태어났다. 이후 2단계로 2001년 9월부터 세병교 아래 콘크리트 하상 주차장 650m구간을 철거하고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했다.
또한 온천천 세병교에서 안락교 사이 2.4km 구간의 호안을 정비해 자전거도로를 비롯한 각종 생활체육시설과 주민편의 시설, 2만㎡의 잔디밭과 20여종의 야생화로 학생들의 생태교육을 위한 현장 학습장소로, 도심 속 주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했다. 2002년 온천천 살리기 종합계획을 수립해 온천천 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2004년 8월에 지하철 3호선 미남역사에서 발생하는 1일 1700여 톤의 지하수를 온천천으로 유입시켜 수질개선에 크게 기여한 결과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를 토대로 연중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 유지를 위해 낙동강원수를 1일 3~5만 톤을 끌어들여 방류하는 사업을 추진, 2005년 11월 온천천유지용수 통수식을 계기로 하천 본래의 기능회복의 모델로 삼아 친환경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온천천 수질개선으로 생태기능의 회복을 통해 주민과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쾌적한 수변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2004년부터 43억 원의 예산으로 낙동강원수 온천천 방류계획과 연계, 방류지점인 청룡교 주변에 어린이공원과 도로를 활용한 볼거리, 즐길거리 등의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2006년 3월에 ‘온천천 종합정비시행계획’ 용역을 추진, 전문가, 환경단체, 지역주민 등 많은 의견의 수렴을 통해 2007년 12월부터 온천천 정비사업 7.0km구간, 사업비 426억 원을 투입 2011년 4월에 완료했다. 온천천 종합정비사업은 크게 치수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하천의 생태기능 회복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친수이용 공간조성과 온천천의 치수사업을 위해 100년 빈도의 강우강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천단면을 계획하고, 이 단면이 부족한 구간은 하도준철(콘크리트 라이닝 제거)과 홍수방어벽(585m구간, 높이 1m)으로 보강했다.
■ “온천천에 연어와 수달이 나타났다”
과거 온천천은 오·폐수와 생활 쓰레기로 악취가 진동하고, 모기·파리가 들끓어 산책하기조차 어려웠던 6급수의 ‘죽은 하천’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1995년 민·관 합동의 ‘온천천 살리기 운동’이 시작되고, 2005년 낙동강 물이 유입되면서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2005년 4급수에서 2007년엔 3급수로, 2010년에는 2급수로 바뀌면서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다. 2010년 정기 생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천천에 새로운 생물종이 해마다 늘어 31종의 저서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2010년 당시에 9종이 추가로 새롭게 발견됐는데, 등각류 흰색깔따구 등은 기존에 서식하던 종들과는 달리 3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에서 사는 종들이어서 온천천이 빠르게 생명을 되찾고 있어 의미를 더했다. 최근에는 부산의 도심하천인 온천천이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생태하천으로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시는 지난 2012년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수영강(온천천, 석대천 포함) 생태복원 2020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연어가 회귀하는 ‘생명과 문화가 흐르는 도심 속 자연하천’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간 중심의 하천 개발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윤리 존중 하천’ 개념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분류식 하수관거 사업, 수영강 하류 유지용수 공급 확대, 차집시설 개량과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수영강 준설, 비점오염원 마련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담당 부서가 해체되면서 당시까지 500억 원의 재원만 쏟아 부은 채 계획은 흐지부지됐지만, 이 프로젝트의 목표연도인 지난해(2020년)에 공교롭게도 발견된 어류가 연어로 확인되면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부산의 대표적 도심 하천인 온천천에서 연어가 확실한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가 처음으로 발견돼 연어 회귀 등 관련 생태복원·연구 등에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부산시가 지난 2012년 수영강 등의 연어 복원을 추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으나, 예산만 날린 채 별 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부산 동래구 온천천 주변의 시민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무렵 온천동 현대 HCN 사옥 부근 온천천에서 길이 30~40cm가량의 연어로 추정되는 물고기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발견 당시 ‘바닥에 옆으로 드러누운 채 발견된 이 어류는 측면에 비늘이 없고, 입이 갈고리 모양이어서 연어가 확실하다는 게 목격자들의 대체적인 소견이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지난 10일 금정구 구간의 온천천에서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온천천은 민·관이 힘을 합쳐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킨 부산의 자랑이며, 도심 속 휴식처로도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 하천을 찾은 시민들은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부터는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온천천을 지키기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의 도심을 관통해 흐르는 하천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시민공원의 역할을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산책로 확장이나 운동시설 설치 확대 등은 자제해야 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부산의 대표적 도심하천인 온천천의 생명력을 살리기 위해선 자연친화적 접근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출처 : 홍주일보(http://www.hjn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