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그곳엔 삶과 문화가 흐른다 〈2〉
수원영동시장.
수원못골종합시장.
팔달문시장 중심 6개시장이 하나로 연결돼
수원 팔달문전통시장은 220여 년 전 정조대왕은 수원 화성을 축성하고 팔달문 앞의 성밖시장에 내탕금을 내줘 조성했다고 한다. 정조대왕은 이곳에 선비들을 끌어들여 선비장을 조성하면서 말총과 인삼전매권을 줘 전국 상권의 중심지로 삼았다. 팔달문 앞은 시장이 형성돼 전국의 모든 상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일제강점기 때는 모든 금융회사들이 남문 일대에 몰려들 정도로 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수원 화성은 정조 이산이 당쟁에 의한 당파정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정치구상의 중심지로 축성됐다. 또한 아버지인 장헌세자를 향한 효심과 수도 남쪽의 국방요새로 활용하기 위한 곳이기도 했다.
현재 화성 남수문 위편 매향동 방향으로 수원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개울가에 세워 놓은 안내판이 눈에 띤다. 팔달문시장에서 조성한 것으로 이 그림안내판은 팔달문시장의 개장배경과 함께 정조 이산의 꿈이 이곳 상권에 함께 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정조 이산이 직접 6만 냥이라는 내탕금을 대줘 이룩한 시장이 바로 팔달문전통시장이다. 팔달문 앞에 전국 각처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몰려들어 시장을 일으킨 것은 바로 이러한 정조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이었다. 정조는 이 시장으로 인해 경제를 살리고 더욱 강한 왕권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한 것이다. 전국의 선비상들이 수원으로 몰려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을 ‘유상’이라 불렀는데, 일반적인 장사치들이 아니다. 유상이란 수원 팔달문 앞에 자리 잡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선비들이었다. 물론 이 유상이란 말은 버드나무를 심은 수원을 ‘유경’이라 부른데서 비롯한 용어라고 전한다. 이들을 새롭게 조명해서 부르는 용어가 바로 유상이며, 전국 각처에서 모인 선비들로 이뤄진 장사치들을 뜻한다. 그래서 이 유상들은 정조의 효심과 정조의 강한 왕권을 기반으로 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뜻에 동참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유상들 중에는 윤선도 가문의 후손들을 비롯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선비들이 참여했다. 정조는 이들에게 갓과 인삼의 유통권을 줬다. 갓과 인삼의 유통권을 갖는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수원 팔달문 앞 성밖시장이 우리나라 시장경제의 중심이라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유상들의 일부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상박물관’이다. 지동교를 건너 팔달문 방향 우측 1층에 ‘유상박물관’이라는 현판을 단 건물이 있다. 2층에 유상박물관이 있다. 이곳에는 왕(정조)이 만든 시장이라는 팔달문 앞의 시장들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과거 사용하던 동전과 지폐 등이 전시돼 있다. 또한 이곳 장에서 장사를 하며 아들을 복서로 키운 어머니와 아들의 복싱글러브, 대장장이와 공구, 50년간 한복을 지은 수원주단 김갑선의 사진과 재료들이 전시돼 있다. 중앙에는 원으로 된 진열대에 상인들의 미니어처와 설명이 전시돼 있다.
팔달문에서 팔달문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건물 3층으로 올라가면 팔달문시장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원시민들을 대상으로 경기민요, 노래교실, 고전무용, 댄스 등을 가르친다고 한다.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배울 수가 있는 곳인 문화교실은 모두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늘도 수원 팔달문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통닭에 미(味)치고 맥주에 미(迷)치고 축제에 미(美)치고’ 사람들이 온통 미쳤다고 하는 축제가 있다고 자랑한다. 남수교 위에서 펼쳐지는 ‘수원 가마솥 통닭거리 축제’는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각종 놀이들이 펼쳐지며 열린다고 한다. 수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 지동시장 순대타운과 팔달문시장 통닭거리라고 한다. 하지만 팔달문시장 등 6개의 전통시장이 함께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바로 주차공간이라고 한다. 또 외국인들이 수원 화성의 행궁을 찾아왔을 때 그들을 한데 모여 있는 6개의 특색 있는 시장까지 끌어들여야 하는 일이 과제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난제들이 해결되면 수원 팔달문의 시장들은 삶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지는 글로벌 명품시장이 될 것이다. 앞으로 ‘왕이 만든 시장’답게 모든 것이 변하고 개선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 전통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홍성의 전통시장도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출처 : 홍주일보(http://www.hjn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