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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떠날지 모르지만 이곳이 참 좋아요”

예산살이 2년차 노윤씨, ‘향천사의 밤·예산역에서’ 작사작곡 <br>천년고찰·예당저수지와 빚은 노래… “주민에게 건네는 선물”

2021.05.17(월) 11:53:55 | 관리자 (이메일주소:srgreen19@yesm.kr
               	srgreen19@yes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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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천사의 밤’과 ‘예산역에서’를 직접 작사·작곡한 노윤씨. ⓒ 무한정보신문

예당저수지 푸른 물결에 마음을 사로잡힌 작곡가가 주민들에게 건넬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2년여 전 예산지역을 찾은 노윤(57)씨다. 

11일, 짙은 초록빛을 더해가는 금오산 중턱 향천사에서 사무장으로 일하는 그를 만났다. 2019년 10월 이곳으로 발령받아 예산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부처님 오신 날(19일)’을 앞두고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밝게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가 환하다. 사무실을 찾은 불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구사하는 구수한 사투리에 영락없는 충청도 사람이라 생각했건만, 서울서 나고 자란 서울토박이란다.

하지만 ‘예산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노씨의 지역을 향한 애정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향천사의 밤’이란 노래를 발표한 데 이어, 4월에는 ‘예산역에서’를 작사·작곡해 음원발매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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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역에서’ 악보를 보여주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그는 “‘예산역에서’는 예당저수지와 출렁다리, 사과꽃을 소재로 만든 곡이에요. 매일 아침마다 예당호를 찾는데, 갈 때마다 물결이 이는 모습이 다 다른 게 얼마나 멋진지 몰라요. 사람들과 곳곳의 풍경도 참 좋고요. 지역주민들한테 선물한다는 마음을 담아 썼어요”라며 들뜬 목소리로 설명한다.

어린 시절 지휘자가 되고 싶었던 노씨가 본격적으로 작사·작곡을 시작한 건 나이 오십줄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수십 년 동안 가슴 속에 묻어뒀던 음악을 향한 열정은 쉬이 꺼지지 않고 그를 오선지 앞으로 이끌었다. 음악과 함께라면 밥을 먹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노씨는 클래식과 국악, 가요를 넘나들며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영감의 원천은 따로 있지 않다. 작곡을 하는 도구도, 장소도, 시간도 정해진 것이 없다. 주위를 둘러싼 예산의 모든 것들이 악상이 된다.

지난해 발표한 ‘향천사의 밤’에도 그가 보고 느낀 풍경들이 노랫가락에 그대로 담겼다.

향천사의 해는 저물어가고/ 산사의 밤은 고요한데/ 바람에 나는 풍경소리 가히 없어라/ 서산에 수풀소리는 누구의 마음인가/ 차가운 겨울기러기 소리/ 온 하늘에 사무치네…(후략).

어둠이 내려앉은 천년고찰에 찾아드는 자연의 소리가 되살아나는 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시끌벅적한 읍내에서 조금만 들어오면 산속에 감춰져있듯 절이 자리잡고 있어요. 낮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지만 해가 저물 무렵부터는 발길이 끊겨요. 밤에 이곳에 있다보면 무척 고요하고 아름다운데 그때의 느낌을 담은 거에요”

두 노래는 그가 지역에 발자취를 남기는 작업이기도 하다.

“주민들이 ‘이런 노래도 있구나’ 정도만 생각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불교에 ‘인연따라 간다’는 말이 있어요. 인연따라 이곳에 왔고, 언젠간 떠날지도 모르지만 이곳이 참 좋아요. 가능하다면 터전을 마련해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라며 활짝 웃는다.

14일 녹음을 마친 ‘예산역에서’는 부처님오신날 행사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고즈넉한 산사에 울려퍼질 힘차고도 아름다운 선율이 벌써부터 귀에 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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