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거움이 넘치는 순간입니다. 그동안 KTX 천안아산역 주변에 있는 장재천호수공원, 지산공원, 용곡공원 탐방이 익숙해질 무렵, KTX 천안아산역과 천안시청이 있는 시내 중심부를 연결하는 새로운 길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아산 장재천호수공원, 천안 천변공원, 그리고 천안시청 일대를 연결하는 장재천 산책길입니다.

많은 시민이 운동 삼아 편하게 이용하는 장재천 산책길은 크게 3구간으로 나뉘어집니다. KTX천안아산역을 기점으로 보면 1구간은 장재천 물길이 장재천호수공원과 만나는 KTX천안아산역 일대입니다. 2구간은 천안 불당동 카페거리 구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3구간은 천변공원,물총새공원, 천안시청 일대를 포함하는 시내 구간입니다. 장재천이 들려주는 4월 봄 이야기가 궁금해 KTX천안아산역을 출발해 천안시내로 이어지는 첫 장재천 나들이를 시작합니다.

▲ 천안 시내를 거쳐 천안아산역 장재천 호수공원으로 흘러 들어가는 장재천 물길

천안아산역 일대 구간에서 만나는 장재천 풍경은 모두가 좋아하는 예쁜 자연하천 풍경과 조금 거리가 먼 편입니다. 여전히 개발이 진행 중인 천안아산역 주변 회색빛 아스팔트 환경에 눌려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하천 산책로 주변 풀밭을 천천히 잘 둘러보면 4월 봄 흔적을 충분히 만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군락을 지어 노랗게 피어난 유채꽃이 삭막한 분위기를 지워줍니다. 오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꿀을 찾아다니는 벌과 나비에게도 가장 인기가 좋은 유채꽃입니다.

▲ 천안아산역 구간에서 만난 장재천 유채꽃 풍경

천안아산역을 점점 멀리 벗어나 천안 불당동 일대에 가까워지자 눈에 들어오는 장재천 모습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회색빛 구조물 대신 하천주변 모래톱과 초록빛 공간이 조금씩 더 많아지면서 더 부드러진 모습이라고 할까요?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흰뺨검둥오리만 봐도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아래쪽보다 한결 더 편안해 보입니다.



▲ 장재천 산책로에서 만난 흰뺨검둥오리

드디어 천안 불당동 카페거리 구간으로 들어옵니다. 주변 안내판을 보면서 흥미로운 점을 하나 발견합니다. 여기서부턴 사람들이 장재천을 불당천이란 이름으로 같이 부르고 있습니다. 하천을 부르는 명칭부터 달라진 만큼이나, 눈에 들어오는 장재천 풍경 역시 변화가 있습니다. 다소 어수선했던 아래쪽과 달리 여기는 지역주민 애정과 관심을 받으면서 잘 관리되고 있다고 할까요? 산책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야생화 종류도 훨씬 다양해집니다.





▲ 천안 불당동 카페거리 구간 일대에서 만난 장재천 풍경

불당동 카페거리 일대를 지나 천안 시내 중심부로 가까워지면 장재천 산책로 하이라이트 구간인 천변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속도를 더 늦추고 천천히 걷다 보니, 넓은 모래톱 구간도 남아 있는 자연하천 모습이 꽤 많이 남아 있는 장재천 모습이 보입니다. 이곳에 오니 '또르르' 거리는 방울새 소리가 가장 먼저 저를 반겨줍니다. 그리고 물을 마시기 위해 하천까지 내려온 방울새 녀석을 만날 수 있었지요. 조금 더 위쪽에선 왜가리 한 마리가 산책 나온 사람들 시선을 끌면서 유유히 먹이활동을 하는 중입니다.





▲ 천안 천변공원 일대에서 만난 장재천 풍경

천변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봄꽃 풍경이 다양합니다. 어지간해선 만나기 힘든 토종 민들레가 사람들 발길을 피한 구석 공간에서 탐스러운 꽃을 활짝 피워내고 있고, 산책로 옆 화살나무도 작고 앙증맞은 꽃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원을 가꾸기 위해 인위적으로 심은 영산홍과 철쭉이 막 제철을 맞이해 화려하게 피고 있습니다. 이렇게 천변공원을 거닐며 마지막 떠나기 직전까지 봄을 충분히 만끽합니다. 그리고 장재천과 맺은 첫 인연 이야기를 사진과 마음으로 충분히 담아갑니다.





▲ 천안 천변공원 일대에서 만난 장재천 봄꽃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