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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전파사에서 시작한 43년 외길인생

신평종합전자 손대기 대표 주말과 새벽 불문하고 손님이 찾으면 바로 달려가

2020.11.24(화) 18:34:56 | 당진시대 (이메일주소:d911112@naver.com
               	d911112@naver.com)

전파사에서시작한43년외길인생 1


손대기 대표가 신평종합전자 한구석에 ‘모셔져’ 있는 전축과 턴테이블을 꺼낸다. 이 전축과 턴테이블은 사겠다고 애원하던 이에게도 팔지 않고 35년 동안 보관해 온 소중한 물건이다.

신평종합전자에는 43년 전 전파사를 운영했던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곳곳에 남아있다. 시중에 없는 부품도 차곡히 쌓여 있고, 오랜 전자제품부터 최신 제품까지 작은 전파사 안에 가득 담겨있다. 건물주는 몇 번이나 바뀌었지만 신평종합상사(대표 손대기)는 오랜 세월 동안 신평시장이 열리는 금천리 한자리를 지켜왔다.

합덕에서 매형 따라 신평으로
합덕읍 운산리 출신의 손대기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전기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군 전역 후 전파사를 운영하던 매형을 따라 신평에 오게 됐다. 매형은 그만뒀어도 손 대표는 전파사로, 그리고 지금은 신평종합전자로 손님을 만나고 있다. 

세월은 너무나 빠르게 변했다. 전화교환원이 전화를 연결해 주고 가족은 물론 이웃까지 옹기종기 앉아 TV 속 흑백영상을 보던 시절부터 전파사가 자리했다. 하지만 지금은 손 하나에 들어오는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세상이 됐다. 

전파사에서시작한43년외길인생 2


오랜 시간 동안 신평종합전자에도 추억이 차곡히 쌓였다. 주말이면 대목을 맞는 삽교호관광지 상인들이 전기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손 대표를 찾곤 했다. 또 추운 겨울 새벽 2시라도 어르신 댁에 보일러가 고장났다는 소리에 바로 달려나가기도 했다. 흑백TV를 고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곳곳을 누볐던 손 대표는 “나를 찾는 사람들은 급한 사람들”이라며 “찾아주는 것이 고마워서 그들이 부르면 새벽이고 주말이고 달려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덧 43년이나 지났다”고 전했다. 

“사라지는 전파사들 아쉬워”

전파사도 이발소도 하나둘 거리를 떠나고 있다. 전자제품 대형마트로 인해 작은 골목 상점은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손 대표는 “전파사를 운영하던 옛 분들은 모두 장사를 그만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래도 신평종합상사는 오랫동안 단골손님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지금도 당진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 오래된 전자제품 수리가 필요할 때면 손님들이 그를 찾곤 한단다. 오히려 대형마트에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 이곳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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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오래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오는 손님들도 있다. 손 대표는 “처음엔 건전지 하나 두 개씩 팔다가 나중엔 한 두 갑으로, 다음엔 한 두 짝으로 커지며 지금에 이르렀다”면서 “맨손으로 시작해 지금처럼 살게 해 준 손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나란히 걸린 돋보기안경

그가 제품을 수리하는 책상에는  도수 별로 다른 돋보기안경들이 나란히 걸려있다. 세밀한 작업을 거쳐야 하는 손 대표에게 세월이 남긴 흔적이다. 종종 전기 작업을 하면서 스파크가 터져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대형마트에 밀려, 설 자리가 좁아지는 어려움도 있지만 그는 자신의 외길 인생에 뿌듯함을 느낀다. 

손 대표는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분들에게 마음속으로라도 응원해줬으면 한다”며 “또 우리 주변의 소규모 작은 상점들을 시민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파사에서시작한43년외길인생 4


>> 신평종합전자는
?위치: 신평면 신평로 829
       (신평면 행정복지센터 앞)

?문의: 362-6912/010-5429-6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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