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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발랄한 국화가 말을 걸고 있는 국화 세상 속으로 빠져들다

부여 궁남지 국화전시회 이야기

2020.11.08(일) 22:41:52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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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온갖 꽃 세상이 열리지만 단연코 국화를 대표적인 가을꽃이라고들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부여에도 농업기술센타와 국화연구회에서 주관하는 국화축제가 열렸다. 여름을 그윽한 연꽃 향으로 빠져들게 했던 궁남지에는 다시 국화향이 찾아왔다. 국화로 만든 세상에 궁남지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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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유행인 시기인 관계로 공식 행사들은 취소하고 국화전시회도 백제 문화단지와, 정림사지, 궁남지 서동공원으로 분산해서 개최를 하고 있다. 전염병의 대유행은 지금까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분해해서 재조합하게 하고 있다. 꽃구경조차 동영상으로만 하라고 올해는 국화전시회 소식을 많이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이 피는 곳에는 벌이 꼬이듯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신종 계엄령 같았던 거리두기가 풀리자마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화향이 가을을 점령하는 시간 속으로 떠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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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의 시간이 지나자 국화의 시간이 왔다. 능수버들과 국화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세상이 궁남지에 찾아왔다. 국화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무작정 걸으면 전염병이 막았던 꽃 세상으로 들어간다.
  
국화는 아직 다 피어나지는 않았지만 만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국화가 원래 넝쿨식물이었던 것처럼 얼기설기 엮어서 우리의 일상을 재현해 놓았다. 형형색색으로 피고 있는 국화꽃으로 재현한 일상이 가을 하늘 아래 찬란하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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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가꾼 국화꽃으로 만든 사비문을 지나자 국화 금동대향로가 반겨주었는데, 비로소 국화로 백제의 땅에 들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용을 품고 있다는 전설이 깃든 궁남지 포룡정의 용을 국화로 만들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국화꽃 터널에는 연인들이 기대어 인생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국화로 말을 하고 국화가 말을 거는 계절이었다. 국화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천만 송이의 국화가 국화의 나라에 초대된 사람들을 정중하고 기품있게 환영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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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마지막 계절에 피는 국화는 시인 서정주에게 인고의 세월을 견딘, 이제는 돌아온 누님 같은 꽃이었다. 1947년 11월에 발표된 '국화 옆에서'는 일제강점기를 막 벗어난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시였다. 한 송이 국화에 감상에 젖는 일도 사치일 만큼 어려운 시절이었기에 그런 분위기의 시가 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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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본 국화는 청초하고 새침해 보이는 누님 같은 국화보다는 발랄하고 화려한 국화들이 주종이다. 꽃송이들도 크고 작은 것들과 무리지어 핀 것들로 천차만별이었다. 세상의 모든 색을 가져다 놓은 것처럼 다채로 왔다.
 
매화가 계절의 처음을 수줍게 열어주었다면 국화는 계절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다가올 무채색의 계절을 견디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것 같다. 국화전시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종의 국화를 보여주는 것에서 다채롭고 새로운 국화의 활용으로 진화하는 것 같았다. 국화의 장점인 소박하고 친숙한 이미지를 잘 살려서 미적 감각을 돋보이게 한 전시였다. 궁남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어느 꽃을 가져다 놔도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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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꽃이 피는 궁남지에 찾아 온 가을국화의 향연은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위로와 위안으로 다가왔다. 어느 새 1년의 시간을 점령해 버린 전염병의 시기를 잘 견디고 있는 인간들을 위한 계절의 마지막 축제였다.
 
전염병마저 함께 가야 하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카타르시스의 시간을 꽃들과 함께 보냈다. 어느날 갑자기 우리를 급습한 코로나19의 무력감을 꽃과 함께 극복하고 있다. 계절을 즐기지 못하는 심리적 고문의 시절을 발랄한 발상으로 꽃 피운 국화의 시간으로 즐겨 보았다. 궁남지에 찾아온 가을을 국화가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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