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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반들반들하고 탱글탱글한 부여밤, 군인들의 식탁에 오르다

날개 단 부여밤, 맛보세요

2020.09.27(일) 11:38:46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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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의 가을은 밤과 함께 시작된다. 도로에 밤송이가 떨어져 알밤이 또르르 굴러다니면 가을이 왔단 거다. 이맘때 부여는 어느 곳을 둘러봐도 밤나무 울울한 산만 보인다.

봄부터 소쩍새가 울어 국화를 피웠듯이 가지를 치고 거름을 주고 소독을 하는 농부의 정성으로 알알이 밤송이를 키워냈다.
 
농부들에게 올해 같은 시련의 해가 없었다. 일기가 좋지 않아서 밤꽃이 제대로 수정이 되지 않았고 그나마 일찍 온 태풍에 밤송이들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부여의 대표적인 축제인 백제문화제와 연꽃축제 등이 제대로 열리지 않은 바람에 밤의 직거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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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생산량도 적어서 밤 가격은 비싸지만 밤을 줍는 인력도 구하기 어려운 판에 인건비마저 높아 갈수록 밤농사는 힘들어지고 있다. 기후 위기 속에 이제 밤은 부여의 대표 농산물의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삼중고 속에서도 부여의 농민들은 용기를 잃지 않고 전국 밤 생산량의 23 %를 차지하고 있는 부여밤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 오늘도 밤 줍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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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좋은 소식은 올해 부여군에서 밤농가들에게 밤수집기 20대를 지원해 밤 줍는 수고를 덜고 있다는 점이다. 밤 수집기는 밤송이 통째로 청소기처럼 빨아들여서 껍질을 파쇄하고 알밤만 골라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서 성과가 좋으면 지속적으로 밤농가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밤은 식빵이나 막걸리, 밤조림 등의 가공식품으로 활용도가 높아서 농민들에게 몫돈을 만질 수 있는 작물이다. 그런 이유로 부여에서는 정책적으로 밤농사를 장려해서 작은 야산마다 밤나무가 물결을 이룬다.

가을하늘은 높고 까칠한 벌어진 밤송이 사이로 탱글탱글 알밤이 알알이 박힌 밤나무들을 보면 결실의 보람이 느껴진다. 다른 작물에 비해서 밤은 고슴도치 같은 겉모습을 헤집고 반전 매력의 반들반들 윤기 나는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수확의 기쁨이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
 
세상의 모든 열매들은 시인에게는 시상이 떠오게 하고 농부에게는 감사와 안도의 한숨을 내려놓게 한다. 부여에 지천으로 널린 밤을 수확할 때가 오면 유난히 그런 생각이 든다. 봄부터 한 송이의 밤을 키워내기 위해 수고한 농부들이 경이롭다. 농심을 실망시키는 기후와 가격 하락 등의 소식이 들리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
 
올해는 다행히 부여에서 생산되는 밤의 안정적 판로를 위해 군납을 이끌어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굿뜨래 부여 알밤’이라는 브랜드로 군장병들의 식탁에 오르게 됐다. 군장병들에게는 영양식으로, 농부들에게는 고정 납품처로 국방부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다. 시국이 어려울수록 지자체가 앞장서서 농민과 지역민들의 살 길을 열어주는 행정이 정말 필요한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방부에 밤을 납품하게 된 일은 농작물의 작황이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속앓이를 했던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일이다. 굿뜨래 알밤을 먹으며 군 생활을 했던 장병들이 사회에 진출해서도 굿뜨래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잠재적인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기대해 볼 만하다.
 
밤 수집기를 시범 작동하는 모습.  사진 부여군 제공
▲밤수집기를 시범 작동하는 모습(사진 제공 부여군)

군 장병들의 식탁에 오를 굿뜨래 알밤을 포장하는 모습. 사진 부여군 제공
▲군장병들의 식탁에 오를 굿뜨래 알밤을 포장하는 모습(사진 제공 부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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