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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구색동수국정원, 그리고 유구시장 구경

2020.07.10(금) 16:03:16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온통 연두색으로 가득하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던 찬란한 봄을 보낸 허전함을 달래기라도 하라는 듯 조금씩 더워지고 비가 내리는 날이 잦아지는 이맘때면 풍성하고 몽실몽실한 다양한 색상의 꽃을 피우는 수국의 계절이 온다.
 
제주도 휴애리, 혼인지, 종달리 해안도로, 부산 태종대, 거제 연화도와 같은 나라 안에서 내로라하는 수국 명소들의 수국 소식이 들려오는 이때쯤이면 나는 4년 전 오대산 선재길을 걷다 오대산장 앞뜰에서 본, 온통 윙윙거리는 벌들을 불러 모으던 수국을 잊지 못한다. 그때 나는 잠시 지구별을 떠나 천상의 꽃밭에 온 줄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수국을 보러 어디를 다녀올까 하던 차에 집에서 가까운 곳에 수국정원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공주 유구로 차를 달린다.

올봄 공산성을 다녀오다가 산으로 둘러싸인 유구를 지나오면서 "정감록"의 십승지지로 기록된 산골답게 옛스러운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모습이 정겨워 언젠가 꼭 한번 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금강의 지류인 유구천을 따라 수국을 심어 놓고 '색동수국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여 수국이 피어나는 이때쯤 수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작은 산골 마을을 찾는 모양이다.

시장 주차장에 차를 멈추고 접시꽃이 피어 있고 수박이 주렁주렁 달린 넝쿨이 울타리 역할을 하는 길을 따라 유구천으로 갔더니 많은 사람이 북적인다. 수국이 아니었더라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를 이 작은 산골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불러모을 수 있을까 싶다.
 
접시꽃이 피어있는 유구천 가는 길
▲접시꽃이 피어있는 유구천 가는 길
 
파란 하늘 아래 맑은 물이 흐르고 불어오는 바람도 푸를 것 같은 냇가를 따라 피어난 형형색색의 탐스러운 수국을 보며 천천히 걸어본다. 이 수국정원에는 색동으로 된 가랜드를 걸어 놓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고장은 한때 백여 군데의 직물공장이 있을 정도로 섬유산업이 발달했으며, 섬유산업이 쇠퇴한 지금도 열 군데가 넘는 직물공장에서 주로 인견을 생산한다고 한다.

색동 수국정원 가랜드
▲색동수국정원 가랜드
 
수국이 피어있고 색동 가랜드가 걸린 색동 수국정원
▲수국이 피어 있고 색동 가랜드가 걸린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의 수국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우리 세대와 그 윗세대들의 혼수의 필수품목이었던 인견으로 된, 주로 이불의 겉감으로 쓰이던 그 색동무늬 천으로 만든 기랜드가 이 수국정원 곳곳에 붙어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인다. 이래서 이 수국정원의 이름 앞에 이 고장을 상징하는 색을 넣어 ‘색동수국정원’이라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수국이 피어있고 가랜드가 걸린 색동 수국정원
▲수국이 피어 있고 가랜드가 걸린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이 색동무늬에 테마를 입혀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유구’하면 색동이 떠올려질 것 같은 아이템으로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나간다면 공주, 천안, 아산의 연계 관광지로 많은 사람이 찾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해본다.
 
수국이 피어있고 가랜드가 걸린 색동 수국정원
▲수국이 피어 있고 가랜드가 걸린 색동수국정원
 
이곳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사람들이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추억이 있을 것 같은 유구천에서 아이들과 송사리를 잡는 사람들도, 여러 가지 색으로 피어난 탐스러운 꽃을 보며 수국정원을 거니는 사람들도, 꽃구경 나온 귀여운 아이의 사진 찍는 것과 공개를 허락한 아이의 어머니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는 평온한 날이다.
  
유구천
▲유구천
 
색동 수국정원
▲색동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
 
색동 수국정원에 나들이 온 아이들
▲색동 수국정원에 나들이 나온 아이들

그렇게 수국정원을 한 바퀴 돌아 나와 시장 가는 길가에 있는 '유구섬유역사전시관'에 들어가 보았다.
 
유구 섬유 역사전시관 가는 길에 본 벽화
▲유구섬유역사전시관 가는 길에 본 벽화
 
유구의 섬유산업은 십승지지인 이 지역에 80년 전인 8.15해방과 한국전쟁을 피해 찾아온 이북의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에서 온 피난민 중 이북에서 직물업을 했던 사람이 수직기를 직접 제작하여 인조견을 생산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모양이다.
 
"정감록"에 등재될 만큼 첩첩했던 산골에서 한참 번성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섬유의 7할을 담당할 만큼 번성했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믿어지지 않는다.
 
이 전시관에는 당시에 만들어졌던 수직기와 실을 뽑는 기구 등이 전시되어 있고 이곳의 섬유산업의 발전사를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가 되어 있으며 인견으로 만든 옷, 가방, 신발 등을 전시해놓았다.
 
유구 섬유 역사전시관에 전시된 수직기 등
▲유구섬유역사전시관에 전시된 수직기 등
 
다시 발걸음을 시장 골목으로 옮기는데 이 길가 어느 집 울타리 안에는 빨간 복분자가 여름 볕을 받으며 익어가고 있고, 방앗간집 노부부는 들어와 커피 한 잔 하고 가라고 하시며 수줍은 웃음을 웃으신다.
 
시장 가는 길에 본 복분자
▲시장 가는 길에 본 복분자
 
이 시장 골목 어느 분식집에는 상하기 쉬워 여름에는 잘 하지 않은 팥칼국수를 파는 곳이 있어 들어갔다. 다른 곳에는 하지 않기 때문인지 찾는 사람이 있어 메뉴에 넣어놓고 판다길래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시장 구경을 나넜다. 가시오가피, 옻나무 껍질, 꾸지뽕나무 껍질과 같은 약재를 파는 가게가 있어 구경하는데, 이웃 가게 주인이 와서 참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이 시장 골목에는 순수함과 정겨움이 넘쳐난다.
 

유구색동수국정원그리고유구시장구경 1

▲유구시장

이 상인의 이야기처럼 형편이 넉넉지 않은 오지 산골에서 이처럼 작지 않은 규모의 수국정원을 만들기까지는 많은 사람이 수고로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좀 더 고민하고 다듬어 나라 안에서 제일가는 수국 명소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그런 날이 오더라도 오늘 내가 보았던 순수함과 정겨움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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