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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예산 대흥슬로시티 5월 풍경

2020.05.21(목) 20:41:17 | 경명 (이메일주소:jsh_letter@naver.com
               	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산을 들렀다가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막간을 이용해 대흥슬로시티 구석구석을 거닐어 봅니다. 굳이 대흥슬로시티 일대의 유명 볼거리와 장소를 찾지 않더라도 이번처럼 막간을 이용해 대흥슬로시티 마을길을 걷기만 해도 신나는 여행길이 펼쳐집니다. 특히 여태 도시에서만 생활했던 터라 우리 고유한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시골 동네길을 걷는 느낌은 늘 정겹고 특별합니다. 
 
주변 상가 처마에서 육아를 준비하거나 막 시작한 여러 제비 가족을  만날 수 있습니다. 흔할 수 있지만 현대 사회, 특히 도시에서 더는 쉽게 볼 수 없는 제비를 가까운 거리에서 손쉽게 만나고 들여다보는 순간은 반가움 그 자체입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제비와 눈을 마주치며 잠시 교감 나누기를 시도해 보았지요. 
 
정겹게 방문자를 맞이해 주는 대흥 슬로시티 제비가족▲방문자를 겅겹게 맞이해 주는 대흥슬로시티 제비가족
 
주민들이 사는 주택가 정원 풍경도 꽤 볼거리가 넘쳐납니다. 숨바꼭질 놀이를 하듯 자세히 들여다봐야 만날 수 있는 야생화와 달리 집주인이 예쁘게 가꾸어 놓은 원예종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한눈에 쏙 들어오지요. 익숙한 친구들은 익숙한 대로 반갑고, 그동안 못 본 새로운 원예종 친구를 만나는 순간은 호기심과 새로움으로 즐겁습니다. 제 발길을 붙잡았던 니겔라(흑종초) 친구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기록합니다.
 
대흥 슬로시티 가정집 마당에서 만난 원예종 친구 - 니겔라(흑종초)▲대흥슬로시티 가정집 마당에서 만난 원예종 친구 니겔라(흑종초)

주택가를 조금 벗어나 논길이나 숲길을 걸어도 꽤 반가운 만남이 계속 이어집니다. 우리나라 들장미인 찔레꽃을 만날 수 있었지요.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라는 찔레꽃은 하얀색입니다.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찔레꽃을 따 먹으며 힘든 시기를 견뎌야 했던 아련한 정서가 깃들어 있는 꽃이기도 하지요. 오랜만에 만난 찔레꽃이 반가워 잠시 코를 가까이 대고 향긋한 찔레꽃 향기에 취해 봅니다.
 
대흥 슬로시티에서 만난 찔레꽃 향기 ▲대흥슬로시티에서 만난 찔레꽃 향기
 
수많은 벌이 앵앵거리며 모여드는 커다란 아까시나무 곁으로 다가갑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북하게 열린 아까시나무 꽃향기가 꽤 진하게 퍼져 나갑니다. 조금 떨어진 길에는 나무 열매 모양이 마치 딸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을 붙인 산딸나무가 탐스러운 꽃을 피워냈습니다. 짙은 초록빛 세상 속에서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붉은 나무열매는 제가 자연에 대해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선생님입니다.
 
예산대흥슬로시티5월풍경 1
 예산대흥슬로시티5월풍경 2
 
대흥 슬로시티에서 만난 여러 나무 친구들▲대흥슬로시티에서 만난 여러 나무 친구들
 
봉수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하천에서 조금 특별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생물종이 다양하지 못한 도시 하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물칭개나물를 발견했습니다. 봄까치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물 주변에서 살아 물까치꽃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면 될수록 더 보기 힘든 친구라 반가운 마음으로 예쁘게 사진에 담아보려 노력합니다.
 
대흥 슬로시티 하천에 사는 물칭개나물▲대흥슬로시티 하천에 사는 물칭개나물
 
저 멀리 주변 다른 나무들에 비해 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나무가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나당연합군을 이끌고 임존성에서 항전하던 백제부흥군을 공격하러 왔다가 배를 묶었다던 오래된 느티나무입니다. 마을 지도를 보니 '배맨 나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요. 그래서일까요? 당시 승자였던 중국 당나라 장수 소정방의 관점에서 남겨 놓은 나무 이야기에 마지막까지 저항하다 무릎을 꿇어야 했던 임존성 이야기가 겹쳐져 마음이 괜히 짠해집니다.
 
백제 부흥운동 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백제 부흥운동 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 다시 정류장으로 되돌아갑니다. 생각보다 무더운 날씨에 약간 지쳐 고개를 숙이고 걷다가 열심히 어딘가를 향해 기어가는 작은 애벌레 한 마리를 발견합니다. 말로만 듣던 송충이를 제 눈으로 직접 보게 되네요. 솔잎을 먹어야 할 녀석이 땅으로 내려와 열심히 기어갑니다. 기를 쓰고 달려가는 이 친구 덕분에 잠시 숨을 고르며 자투리 산책길 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마지막 순간까지 소소한 만남의 즐거움을 선물해 준 대흥슬로시티 5월 풍경입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만난 작은 애벌레▲버스를 타기 위해 돌아가는 길에 만난 송충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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