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길의 아침 풍경
2019.11.30(토) 13:53:53 | 설산
(
ds3keb@naver.com)
언제쯤이었던가
그리 멀지 않았던 날에도
푸릇푸릇한 은행잎이 가득했었는데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처럼
은행잎이 다 떨어져 내린 휴일 아침
이 은행나무길에는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낙엽을 밟으며 지나간 날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도
주변을 청소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도
사진기를 들고 추억을 남기기 원하는 사람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사진사도 있다.
▲은행나무길 청소를 위해 모인 사람들
▲은행나무길 위의 '정류장 갤러리'
이곳에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는 나무들은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녹색의 여린 잎을 피워 올렸을 나른한 봄날을 보내고
나무와 나뭇잎을 성장시키던 성하의 계절을 보내고
고운 옷 갈아입고서 먼 길을 떠나버린 만추의 계절을 보냈다.
이제
또 다시 찾아올 120여 일 남짓한 혹한의 겨울
나무들은 서로에게 가까이 가길 애쓰며 견딜 테지
언제나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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