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가야산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고려시대 번창했던 보원사 절터가 나오고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국보 84호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볼 수 있습니다. 가파른 절벽에 위치해 있어서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요, 7월부터 8월에는 오후 9시까지 볼 수 있습니다.
마애기법으로 만들어진 불상은 바위 절벽에 정으로 쪼아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중심에는 마애삼존불상이 서 있고, 왼쪽에는 반가사유보살상이, 오른쪽에는 보살입상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절벽에 조각되어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온화한 미소는 여전합니다. 백제 최고의 미소를 지닌 마애삼존불상의 모습을 보면서 불심을 다해 딱딱한 돌을 쪼는 석공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습니다.
마애삼존불상을 본 후 1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개심사로 향했습니다. 충남의 4대 사찰 중 하나라고 할 정도로 예스러운 모습에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곳입니다.
가다 보니 내포문화숲길 중 '원효깨달음의 길' 표지판이 보입니다. 백제의 불교 중심지였던 곳에서 원효대사의 흔적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절과 절을 연결해 길을 조성해 놓은 곳입니다. 오늘은 개심사만 들러서 가야 했지만, 시간을 내어 걸어보고 싶은 길입니다. 개심사 입구에서 용현계곡 입구까지 3코스에 해당하는 길은 11.3km로 총 5시간 30분이 걸리고, 난이도 상에 해당된다고 하니 단단히 준비를 하고 와야겠습니다.
내포문화숲길 3코스 - 원효깨달음의 길 개심사입구-개심사(600m)-옛절터(480m)-버섯쉼터(600m)-전망대(440m)-백암사지(2.7km)-퉁퉁고개(1.6km)-수정봉(1.9km)-용현계곡입구(3km)
개심사로 오르기 위해 돌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절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말이 없어지고 왠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머리가 복잡해지다가도 자연과 함께 걷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쉬엄쉬엄 걷다 보면 개심사 대웅전이 나옵니다. 삼국시대에 창건된 개심사는 목조 건물로 된 몇 안 되는 사찰로 조선 초기의 건축양식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합니다. 대웅전 앞에 5층석탑이 세워져 있는데요, 보존이 꽤 잘 된 듯합니다.
불상과 절로 마음을 다스리고 나면 왜 그리 배가 고픈지 서산 9미 중 유명한 꽃게를 안 먹고 갈 수 없습니다.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근처 식당을 찾아 간장게장과 꽃게탕을 시킵니다. 조금 가격이 센 편이지만 나오는 양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꽃게탕이 끓기 전 간장게장으로 밥 한 그릇이 비워집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어리굴젓과 간장게장의 조합이 멋지게 맛있습니다.
꽃게탕이 팔팔 끓고 나면 우선 국물 한 모금 마셔주고 꽃게를 공략해줍니다. 어찌나 살이 실하게 박혀 있는지 젓가락으로 깨작거릴 수 없게 만듭니다. 양손에 꽃게다리 잡고 뜯다가 앞을 보면 똑같은 모습으로 게를 뜯고 있는 일행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서산은 볼거리도 풍성하지만 꽃게를 먹기 위해서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햇살이 좀 따갑기는 했지만 좋은 풍경을 보고 맛난 음식을 먹고 나니 부러울 게 없습니다. 당일 여행 코스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서산 여행 강추합니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서산 개심사-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