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가면 내륙에서는 느끼지 못한 활력이 느껴지고, 휴양을 즐기는 해수욕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뱃사람의 녹록지 않은 삶도 엿볼 수 있고, 항구에 묶인 어선들이 파도에 흔들리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며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보령 대천항 어시장은 서해에서 잡히는 배오징어와 꽃게를 비롯하여 우럭, 도미, 농어 등 싱싱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주말 가족들과 여행 중에 싱싱한 해산물을 사기 위해 잠시 들렸는데요, 생물부터 말린 박대와 건어물까지 여전히 왁자지껄하니 찾아오는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 열심입니다.
이곳은 물고기를 잡은 배들이 정박해서 물고기를 분리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른 시간이 아니었지만 배가 내려놓고 간 갑오징어를 분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왠지 더 신선하고 믿을 만한 장면입니다.
전 이곳에서 처음으로 말린 생선인 박대의 맛을 보고 반해 그 뒤로 즐겨 먹고 있고, 꼭 사가지고 가는 품목입니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잘 먹을 수 있습니다. 주로 굽거나 조려서 먹을 수 있는데요, 꾸들꾸들 말린 박대는 쫀득쪽득하면서 부드러운 특유의 식감으로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먹기 좋습니다.
집에서는 냄새 때문에 잘 못해 먹는 음식 중 하나가 생선구이입니다. 여기서는 온갖 생선을 먹음직스럽게 구워주어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생선구이 백반만 먹고 가도 본전은 찾은 느낌입니다.
평소 생선보다 조개를 좋아하는 저는 모둠 조개를 구입하기 위해 수산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가리비, 대합조개(개조개), 돌조개, 키조개 등 다양한 조개들을 섞어 한꺼번에 살 수도 있고, 좋아하는 조개만 골라 살 수도 있습니다. 쪄 먹어도 맛있고, 숯불에 고기를 먹기 전 올려놓으면 훌륭한 애피타이저가 되기도 합니다.
해산물을 구경하고, 흥정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특히 여행 중 항구에서 만나는 싱싱한 생선과 조개를 맛볼 수 있는 행운이 있다면 그 여행은 성공한 셈입니다. 앞으로도 대천항이 깨끗한 생태계를 잘 보전해서 더 맛있고 다양한 어류들을 오래도록 맛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