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농경국가로 예로부터 세시음식이 발달했습니다. 계절의 변화에 맞게 절기마다 떡을 빚어 감사와 풍요를 기원했습니다. 음력 5월 5일, 양력으로 6월 7일은 단오입니다. 단오에는 쑥을 이용해 떡을 만들어 곡물이 잘 자라기를 기원하였다고 합니다. 지난 5월 16일 천안 성남면에 위치한 장승배기농장에 미죽초등학교 아이들이 방문하여 떡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이른 봄 잠깐이 아니면 쑥 보기가 힘든 요즘, 장승배기농장은 밤나무 아래 나는 쑥을 일부러 캐지 않고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풀이 그 풀 같고, 웃자란 쑥 생김새를 잘 모르겠던데 아이들은 한 번 가르쳐 주니 용케 찾아내어 바구니에 담습니다.
단군신화에도 나오는 쑥은 음력 5월 5일 단오를 전후하여 채취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잎이 부드러워 싱싱하고, 잎의 뒷면에 솜같이 털이 나 있으며, 독특한 향기가 나는 것을 선택합니다. 유사한 모양의 개똥쑥이나 인진쑥과 잘 구별해서 먹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뜯어 놓은 쑥으로 떡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쑥의 생김새나 냄새 등을 관찰하는 것으로 자연체험은 마치고 실내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떡 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다양한 떡 종류 중 개피떡, 일명 바람떡을 준비했습니다. 멥쌀을 시루에 쪄서 만든 떡을 절구에 다시 쳐 탄력 있고 쫄깃하게 만든 떡입니다. 미리 준비해 놓은 흰 반죽과 쑥을 넣은 반죽을 나누어줍니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반죽을 한 입 크기로 잘라냅니다. 기름을 손과 밀대에 발라준 후 만두를 만들 때처럼 동그랗게 빚어줍니다.
동그란 반죽 위에 팥고물을 한 입 크기로 빚어 넣고, 반죽을 반으로 접어 컵으로 떠내면 됩니다. 그럼 바람떡이 완성됩니다. 시장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떡 모양입니다.
떡 속에 공기가 가득 차도록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주는 바람떡은 말랑말랑하고 쫄깃해 사시사철 즐겨먹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혼식에는 절대 올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며 떡을 만들었지만 점심시간이 다가오는 아이들에게는 오직 떡을 빨리 만들어 먹을 생각만 가득합니다. 가지런히 잘도 만들었습니다. 이미 멥쌀을 쪄서 반죽한 거라 따로 찌는 작업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른 봄에만 먹는 줄 알았던 쑥을 이용해 바람떡을 만들어 본 아이들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방금 보았던 손바닥 만한 쑥이 맛있는 떡이 될 줄 상상도 못했다고 합니다. 모내기를 마치고 무더운 여름을 대비하여 다양한 음식을 해 먹었던 단오를 통해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장승배기농장주소: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성남신덕 1길 228
체험문의: 010-5457-5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