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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버스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공원’

가족, 연인이 함께하는 도심속 문화휴식처

2019.04.28(일) 23:09:36 | 하늘연달열이레 (이메일주소:msy.sm94@gmail.com
               	msy.sm94@gmail.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광장 전경
▲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광장 전경1

너나 없이 속도 경쟁에 휘둘리는 요즘, 바쁜 걸음을 멈춰 쉬어가게 만드는 곳이 있습니다.

조각과 나무가 어우러진 공원 벤치에서 책을 보며 세계적 각가들의 조형품을 감상하는 문화적 휴식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버스터미널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광장을 소개합니다.

천안종합터미널은 30년 전인 1989년, 구도심인 천안시 대흥동 천안역 인근에서 현재의 신부동으로 이전했습니다. 당시 천안버스터미널은 물론 전국의 버스터미널들은 불결한 화장실, 열악한 편의 환경으로 휴식공간이란 말과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천안종합터미널 창업자이자 지금은 큐레이터와 아티스트로 유명한 씨 킴(Ci Kim. 본명 김창일)은 “터미널사업자로서 이 같은 상황에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미국 그레이하운드와 일본 나고야 버스터미널을 기본 모델로 천안종합터미널을 기획하며 ‘터미널의 기능성’에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접목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난 30년 간의 노력 속에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공원은 공공미술의 세계적 명소가 됐습니다.

실제 독일 미술잡지 ‘Art’는 아라리오 조각공원을 ‘꼭 가 봐야 하는 세계 미술지도 속 한 곳’으로 소개했습니다. 2016 대한민국 공공미술대상에서는 ‘공공기여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천안 12경의 제4경으로 자타공인 ‘최고’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아름다운 버스터미널이 됐습니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광장 전경2
▲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광장 전경2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점은 조각공원의 이름이 우리 민요 ‘아리랑’의 가사인 ‘아라리오’에서 따온 순 우리말이라는 점입니다. ‘정든 님을 기다리는 아픈 마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최대 장점은 수월한 접근성입니다. 여행을 위해 터미널에 들렀다가 누구든 손쉽게 수십 억원에서 수백억원 대의 미술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곳 주변에는 백화점, 영화관, 터미널 등이 모여 축소된 ‘도시속의도시(스몰시티)’가 형성돼 있습니다. 하루 평균 7만 명의 인원이 공원 주변을 왕래하는데, 이 같은 인원의 유동성 확보는 천안의 인구가 65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라 하겠습니다.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 Fernandez)작 '수백만 마일 (Millions of Mile)' 1
▲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 Fernandez)작 '수백만 마일 (Millions of Mile)' 1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시작은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 Fernandez)의 기념비적 작품 '수백만 마일 (Millions of Mile)'입니다. 천안버스터미널이 구도심인 대흥동 천안역 인근에서 현재의 신부동으로 이전하면서 처음 설치된 작품입니다. '머나먼 여정’이란 부제가 달린 이 작품은 터미널을 오가는 모든 사람에게 긴 여로에서 오는 피로감을 잊고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합니다. 이제는 터미널을 넘어 천안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습니다.

한 단에 4.5t 트럭 차축 10개씩을 사용, 100단에 걸쳐 20m 높이로 쌓아올린 이 조형작품은 마지막 100단째에서 차축 하나를 덜 사용해 모두 999개의 차축이 동원된 엄청난 작품입니다. 아르망은 이에 대해 “무한한 잠재력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그 이유를 밝힌 바 있습니다.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 Fernandez)작 '수백만 마일 (Millions of Mile)' 2
▲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 Fernandez)작 '수백만 마일 (Millions of Mile)' 2

아라리오 조각공원이 본격적으로 미술계에 주목받으며 조각공원으로서의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인체해부 모형을 연상시키는 데미안 허스트(Damien Herst)의 '찬가(Hymn)'를 전시하면서부터입니다.

데미안 허스트(Damien Herst)작 '찬가(Hymn)'
▲ 데미안 허스트(Damien Herst)작 '찬가(Hymn)'

이 작품은 어린이용 해부학세트 모형을 확대한 것으로, 절대 부패하지 않는 인체 모형을 통해 죽음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의 태도에 반성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작품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3면을 유리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데미안 허스트의 또 다른 작품 모금함을 든 소녀 '체러티'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데미안 허스트작 '모금함을 든 소녀 체러티'
▲ 데미안 허스트작 '모금함을 든 소녀 체러티'
 
전시작의 규모면에서 일본작가 코헤이 나와(Kohei Nawa)의 '매니폴드(Manifold)'는 단연 압도적입니다. 2013년 설치된 이 작품은 한낮보다는 노을이 질 때 햇살을 받으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밤이면 순백의 작품으로 쏟아지는 색색의 조명이 신비로움을 더하기도 하죠.

코헤이 나와(Kohei Nawa)작 '매니폴드(Manifold)'
▲ 코헤이 나와(Kohei Nawa)작 '매니폴드(Manifold)'

수천 개의 헌 놋그릇으로 핵폭발을 상징하는 버섯구름을 형상화한 수보드 굽타(Subodh Gupta)의 ‘통제선(Line of Control)’ 도 주목받는 작품입니다. 인도-파키스탄 국경의 일촉즉발의 분쟁 상황을 암시하고자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보드 굽타(Subodh Gupta)작 ‘통제선(Line of Control)’
▲ 수보드 굽타(Subodh Gupta)작 ‘통제선(Line of Control)’

담벼락의 낙서로부터 시작해 긍정적인 에너지의 작품을 전달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Untitled(Figure on Baby)’와 ‘줄리아’ 역시 공간 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메이드인 차이나를 공룡 배에 새겨 넣은 '쥬라기 시대' 시리즈로 활동 중인 중국작가 수이젠궈(Sui Jianguo)의 작품도 전시돼 있습니다.

키스 해링(Keith Haring)작 Untitled(Figure on Baby). ▲ 키스 해링(Keith Haring)작 Untitled(Figure on Baby).

 키스 해링(Keith Haring)작 줄리아.
▲ 키스 해링(Keith Haring)작 줄리아.

국내 작가의 작품으로는 최정화의 ‘꽃의 마음’을 비롯 김인배의 ‘사랑해’와 ‘늑대가 와도 무섭지 않아’, 성동훈의 ‘무식한 소 돈키호테’ 등이 전시돼 있습니다.

최정화 작 '꽃의 마음'
▲ 최정화 작 '꽃의 마음'

김인배 작 '늑대가 와도 무섭지 않아'
▲ 김인배 작 '늑대가 와도 무섭지 않아'

성동훈 작 ‘무식한 소 돈키호테’
▲ 성동훈 작 ‘무식한 소 돈키호테’

이와함께 콜렉터에서 본격적인 아티스로 나선 씨 킴의 작품도 여럿 전시돼 있습니다. ‘트라이앵글’, ‘Image2’, ‘빨간가방’ 등이 세계적 대작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씨킴 작  ‘트라이앵글’
▲ 씨킴 작 ‘트라이앵글’

씨킴 작 '빨간 가방'
▲ 씨킴 작 '빨간 가방'

“예술은 스스로 향유하고자 하는데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씨 킴의 말처럼 보다 많은 대중이 미술의 즐거움을 천안종합버스터미널 아라리오 조각광장에서 향유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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