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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새봄맞이로 복작대는 공주 오일장

2019.03.03(일) 17:46:21 | 나는 나답게 100% (이메일주소:yh1975@hanmail.net
               	yh197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삼일절에 열린 공주오일장 풍경
▲ 삼일절에 열린 공주오일장 풍경

3.1절 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념행사가 참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날, 공주 오일장은 별다른 3.1절 행사는 없었지만, 100년 전 그때처럼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녹아있어 활기차게 삶의 의지를 다질 수 있는 터전으로 비쳤습니다.

봄나물이 점령한 공주 오일장터 ▲ 봄나물이 점령한 공주 오일장터

가장 먼저 시절이 바뀌었음을 알려 주는 봄나물을 영접했습니다. 겨우내 지쳐있던 몸에 원기를 불어넣어 줄 쑥이며 달래며 냉이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된장 삼삼하게 풀어 봄나물 욕심껏 넣고 보글보글 끓여내면 몇 대 거짓말에 하나인 "아유! 시원하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겠지요.

공주 제민천 교촌교(다리)에 열린 꽃시장
▲ 공주 제민천 교촌교(다리)에 열린 꽃시장

봄나물 다음으로 봄의 전령사 노릇을 톡톡히 하는 것은 봄꽃들이겠지요? 2월까지 오일장에 얼굴을 비치지 않던 뉴페이스 아저씨께서 교촌교 다리 위에 새 단장 마친 꽃모종들을 들고 등판하셨습니다.

노란 프리지아 꽃모종을 산 손님
▲ 노란 프리지아 꽃모종을 산 손님

노오란 프리지어 꽃모종을 산 손님이 행여 인파에 꽃대가 상할 새라 애지중지 들고 다니더라고요.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했더니 "안 돼요, 안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 프리지어가 주인공이라 전하니 흔쾌히 앵글 안으로 밀어 넣어줍니다.

겨우내 오일장을 찾아 사먹던 모시국화빵
▲ 겨우내 오일장을 찾아 사먹던 모시국화빵

올겨울 처음 만나 외사랑을 해온 '모시 국화빵입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겉과 촉촉한 속과 달콤한 팥소가 울리는 삼중주에 홀딱 취하곤 했더랬지요. 옆에서 연잎 가루 넣어 호떡 굽던 사모님과 함께 국화빵 사장님은 3월 1일 자로 국화빵을 당분간 팔지 않는다는 슬픈 소식을 전하셨어요. 날이 더워지면 아무래도 손님들이 덜 찾게 되겠지요! 서운한 마음에 "그럼 다시는 공주 장에 안 오시나요?" 여쭈니 꽃모종 파는 업종으로 갈아타고 다음 장에 오신다고 전해 주시네요. 후유~ 국화빵 사장님 내외가 전업하셔도 날 추워지면 다시 국화빵을 맛볼 수 있으니 안심이 됩니다. 꽃모종 구경하러 다음 장에 또 나와 봐야겠어요.

새봄맞이로복작대는공주오일장 1 
대박 난 찹쌀호떡 집 호떡과도 당분간 안녕을 고해야 한다.
▲ '대박 난 찹쌀호떡 집' 호떡과도 당분간 안녕을 고해야 한다.

국화빵과 함께 겨우내 즐겨 먹던 '찹쌀호떡'과도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나 봅니다. 19년 동안 공주산성시장에서 장사해 오곤 계신 '대박 난 찹쌀호떡 집' 사장님도 날이 더워지면 호떡집은 폐업하시고, 직접 농사지은 밭작물을 들고 재등판하신다고 하네요. 호떡으로 대박 나신 사장님, 추워지면 또 맛난 호떡 노릇노릇 구워 주셔야 해요.
 
새봄맞이로복작대는공주오일장 2
▲ 국산 햇멸치(오사리)도 한 박스 사오다.

한동안 못 보게 될 업종도 있지만, 새로 선보이는 상품을 들고 공주 오일장을 방문하신 상인들도 보이시네요. 가을에 잡은 멸치를 초봄까지 말려 질 좋은 햇김이 막바지로 나오는 때가 지금이고,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 보장하는 햇멸치의 막바지 수확 철도 지금이라고 하네요. 봄나물 국 끓일 때 조금씩 넣어 같이 끓이면 올봄 반찬 걱정 줄이는 효자 노릇 톡톡히 할 것 같아요.

젊고 시크한 새 얼굴이 공주 오일장에 출현하다.
▲ 젊고 시크한 새 얼굴이 공주 오일장에 출현하다.

브로콜리 단일 작물을 들고 새롭게 공주 오일장에 입성한 젊은 언니도 보입니다. "작은 것 2개 1000원, 큰 건 1개 1000원이에요," 목청 좋게 모객을 하길래 "직접 농사지으셨어요?" 물으니, 거짓 없이 "아니요, 오늘 새벽 받아 싱싱한 거 들고나온 거에요," 시크하게 답해줍니다. 오일장 상인들 사이에도 젊은 바람이 불어 더더욱 활기를 띠는 것 같습니다.

향긋함의 끝판왕 미나리도 사오다
▲ 향긋함의 끝판왕 미나리도 한 단 사오다.

  한 단에 2000원 하는 향긋한 미나리 파는 아주머니는 쉴 틈 없이 몰려드는 손님을 맞느라 분주하셨습니다. 아삭아삭 먹기 좋은 부위는 양념해서 생절이 하고, 밑동은 갈아서 코다리찜 양념으로 그만이라는 방송을 봐 뒀으니 레시피대로 한 번 도전해 볼 요량으로 한단 사 보았습니다.

파래 세 덩이를 1000원에 사왔다.
▲ 파래 세 덩이를 1000원에 사오다.

새콤달콤 무침으로도 맛있지만, 간 약하게 한 묽은 밀가루 반죽에 섞어 부치면 그렇게 맛있다는 파래 전은 어떨까요? 요리 고수가 말한 대로라면 성공할 확률이 높겠지...생각하고 세 덩어리를 덥석 사 왔습니다.  
새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고, 늘 그래 왔듯 풍성한 식탁을 약속할 것입니다. 다음에 찾을 오일장에는 어떤 봄의 전령사를 만나게 될지 봄 처녀의 설렘으로 기다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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