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온양에는 조선시대 왕들이 온양에 휴양차 방문하며 행궁을 지어 온양행궁이 세워지고 이에 온궁로란 길이 생겼다.

이른바 왕이 행차하던 거리가 이제는 시장길과 문화의 거리가 되었다.

온양행궁이 자리했던 곳은 지금의 온양관광호텔이 되었고 그 호텔 정원에는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의 이야기가 있는 영괴대 마저 보존되어 있어 온양은 그야말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라 말할 수 있다.



상설시장인 온양온천시장의 출입구는 여러 군데로 통하나 이곳 온궁로도 그 길 중의 하나이다.
다만 온궁로는 요즘 핫한 브랜드의 상점들과 먹거리가 함께해서 젊은이들이 주로 이곳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시장 바로 앞의 온양온천역은 장항선과 1호선 전철이 운행되는 곳이며 역전 광장은 넓기도 넓어서 각종 행사나 공연장으로 사용되며 쓰임도 많은 곳이기도 하다.

겨울의 삭막함 속에서도 오늘의 온양온천역 광장은 햇볕을 쬐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과 광장의 평화로움을 지키고 있는 비둘기가 대부분이지만 오늘도 여전히 각자의 길을 가기가 바쁜 시민들의 훌륭한 나루터가 되어주고 있다.







광장 한편에는 충무공 이순신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51년 국민 성금으로 세워진 이충무공 사적비가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온양 온천역 관광안내소와 시티투어 탑승장을 나타내는 작은 안내표 그리고 시장 입구와 이곳 역전에도 있는 온양 온천을 체험할 수 있는 온수 족욕장이 함께 한다.
다만 동절기 한파로 족욕장은 12월부터 3월까지 모두 휴장 상태이다.



우리 일행은 본격적인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온궁로와 다른 입구인 시장 남길은 비교적 정돈되고 넓은 형태의 새로운 시장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시장 남길 끝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푸드 트럭들이 줄을 지어 소상공인의 꿈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어 그들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시장 내부에 들어서니 외부에서 볼 수 없는 시장 특유의 활기참이 느껴진다.
좁은 통로에는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기도 해서 일행과 떨어지는 일이 있을 만큼 말이다.
곧 다가올 설날을 맞이하여 설 대목의 시장 풍경이 다시 한번 연상되기도 한다.
추운 겨울철에도 늘 북적이는 우리네 전통시장의 인기는 사실 시장에 실제 나와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방금 쪄낸 따뜻한 시루떡과 붉은 팥죽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침을 꼴딱 삼키게 만들고 겨울철 해조류나 저온에서 더 탱탱한 생선들이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기 시작한다.





추운 겨울 노점들은 살기 위해 저마다 허술해 보이는 비닐 포장을 덮고 있지만 일을 하는 상인도 지나가는 행인도 그나마 포근해 보여서 다행이다 싶다.
겨우내 얼지 않고 버티고 있는 푸른 채소나 과일처럼 언젠가는 또다시 찾아올 따뜻한 봄이 오기에 두서너 달 겪는 이 겨울쯤은 어쩜 한파처럼 몰려오는 불경기가 있는 세월보다는 나은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일행은 서민의 삶을 대표하는 온양온천 전통시장과 온천역 일대를 둘러보며 겨울 한기로 한껏 움츠려있는 우리네 몸과 마음의 기지개를 활짝 펴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맛보고 돌아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