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바람이 불던 1월 주말 천안 중앙시장의 모습이다.
장터는 늘 풍요와 복잡함이 연상되는 곳으로 다가오지만 이리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날에도 사람들이 많아서 놀랍기만 하다.
천안의 제일 큰 상설시장이기도 해서 품목도 인기도 많은 곳, 하지만 이 날은 유난히도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서민적인 국밥이나 시장표 칼국숫집, 돼지고기 부속을 척척 삶아내서 파는 가게, 제철을 가리지 않는 각종 신선한 채소나 반대로 제철 농수산물이 싸게 거래되는 곳, 도시의 세련된 상점에는 찾아볼 수 없는 재래식 상품이나 가격 흥정과 덤을 주고받는 풍경 등 삶의 투박한 맛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주로 찾는 곳이 곧 전통시장일 것이다.
전통시장을 찾는 층은 빈부의 차이나 세대의 차이를 초월하기도 하니 그야말로 이곳은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길이 보전해도 될 곳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미세먼지로 흐린 하늘이 예사인데 시장통이 유난히 밝아진 느낌이다.
아케이드로 덮혀진 시장길에 뭔가 달라진 분위기다 싶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조명 조형물이 설치되어 아케이드 상부까지 밝혀주고 있었다.
한결 산뜻해진 천정 조명과 함께 눈에 들어오는 플래카드, 여타 뉴스에서 들을 수 없었던 소식을 시장에서 알게 되니 중앙시장이 꼭 사랑방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경축을 알리는 문구에는 천안중앙시장 상인 아들 송민혁 군이 명문 축구 구단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축구를 사랑하고 중앙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라면 박수쳐줄 만큼 자랑할만한 성과가 우리네 중앙시장에서 일어난 것 같다.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하나같이 기뻐하게 되었으니 모두 이웃사촌이 된 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중앙시장은 명물이 많기도 하다.
소문난 가게 앞은 늘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어 그 인기를 실감할 수도 있다.
특히 가장 긴 줄은 아마 시장 초입에 위치한 호떡집이 아닐까 하는데 싸고 맛있는 호떡에 호떡집 사장 부부는 지친 기색도 없이 늘 흥에 겨워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장 대로 건너편에는 남산공원을 곧장 오를 수 있는 계단이 있다.
작은 공원이지만 운동기구 몇 가지와 역사적 사연이 있는 정자 그리고 남산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경관이 주어진다.
남산공원을 오르는 그 길목에 중앙동 주민자치센터 남산별관 삼거리 문화공간이 특색 있게 변화되어 눈에 들어온다.
 


천안시 동남구 사직동(중앙동) 중앙동 주민자치센터 남산별관은 지난해 문화적 재생사업 장소로 선정되어 삼거리 문화공간으로 조성되며 조금씩 변화를 추구하는 중이었다. 
지난 11월에는 어르신 장기대회와 요리대회도 개최하는 등 작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활기찬 도시 재생을 진행하고 있었다. 





산뜻하게 변모된 천안 중앙동 주민자치센터 남산별관 삼거리 문화공간 라디오 사연함에 뭔가 기막힌 편지가 들어있을 것 같은 호기심과 함께 인근 천안역과 중앙시장 부근 도시재생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기대된다.
더불어 오늘도 활기찬 중앙시장 장터 모습을 보고 왠지 삶의 희망과 활력소가 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