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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100년 전통에 빛나는 연산대장간

2018.10.23(화) 07:04:49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필자가 어렸을 적 동네 초입엔 대장간이 있었다. 친구의 아버지가 쇠를 달구어 온갖 연장을 만드는 곳이 바로 그 대장간의 주인이었다. 그곳을 지나노라면 늘 그렇게 쇠를 두드리고 펴서 무언가를 만드는 친구의 아버지가 보였다.
이마엔 밭고랑이 선명했고 사시사철 굵은 땀방울로 얼굴은 물론이요 온 몸 전체까지 축축하던 그 아버지... 이따금 쉬는 때라야만 다가가서 겨우 한 마디 할 수 있었다.

“00(친구 이름)이는 어디 갔슈?” “모르겄는디... 아마도 어디론가 놀러갔겄지 뭐. 근디 00이는 왜 찾는겨?” “그냥유~”

그제 ‘연산대추축제’를 취재하러 충남 논산군 연산면 연산전통시장을 찾았다. 가득한 대추들을 보자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금강산, 아니 대추 구경도 식후경인 법.

근처에 인파로 빼곡한 순댓집이 보였다. 마침맞게 자리가 났기에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4대째 할머니 순대’라는 간판에 걸맞게 맛도 진하고 푸짐했다. 식사를 마친 뒤엔 10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연산대장간>을 찾았다.

이미 언론에서도 많이 다룬 집이었기에 여길 찾는 손님들도 끊일 새가 없었다. 주인장은 저 안쪽에서 풀무질로 인한 파란 불길에서 쇠를 달구는지 아무튼 강철의 연금술(鍊金術)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양새였다.
생각 같아선 그 안에까지 들어가 인터뷰를 했음 했지만 꾹 참았다. 대저 무언가의 일에 몰두할 때 손님이 찾아오면 귀찮은 법이다. 필자가 지금처럼 글을 쓰고 있을 적에 잔소리꾼 마누라가 무언가를 시키면 짜증이 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호미는 얼마쥬?” “저 낫도 여기서 만든 규?” 연신 들어서는 손님들이 묻는 말에 연산대장간 사모님은 특유의 고운 미소와 음성으로 친절하게 응대했다.
“그러믄요~ 믿고 써 보세요!” 그처럼 보기 좋은 모습은 금세 화목한 부창부수(夫唱婦隨)의 앙상블로까지 여겨지는 기저(基底)로 작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지금이야 철물점에서 필요한 농기구 따위를 쉬 살 수 있다.
하지만 과거엔 대장간을 찾아야만 비로소 농기구를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럼 대장간에서 많이 쓰이는 용구(用具)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땅을 파자면 삽이 있어야 하고. 땅을 다듬자면 호미가 제격이다.
풀을 베려면 낫이 필요하며 무언가를 두드리자면 망치가 동원돼야 한다. 주방의 영원한 동반자인 칼 역시 부엌칼에서부터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요즘엔 저가의 중국산 농기구가 국내산으로 둔갑하여 팔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연산대장간과 같은 신뢰의 대장간이 더욱 믿음직함은 상식이다.
 
연산대장간을 돌아서면서 연산장터에 저렇게 가득한 대추들은 과연 무엇으로 털었을까, 즉 ‘대추의 수확기(收穫機) 또한 여기서도 만들까?’ 라는 의문이 더욱 깊어가는 늦가을의 연산전통시장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여기가 연산대장간입니다
▲ 여기가 연산대장간입니다

없는 것 빼곤 다 있슈!
▲ 없는 것 빼곤 다 있슈!

그 시절 추억까지 아롱다롱
▲ 그 시절 추억까지 아롱다롱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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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의 정성이 가득 녹아있는 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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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얼마쥬?

100년 전통의 남다른 자부심!
▲ 100년 전통의 남다른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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