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생들에게 큰형님이라고 부르라 했어요”
충남도립대 토지행정학과에 입학한 송용찬씨(71).
충남도립대 토지행정학과 강의실에 있는 그를 보면 ‘손자를 찾아온 할아버지인가?’하고 알기 싶다. 일흔 한 살의 나이로 대학의 신입생이 된 만학도 송용찬 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송씨가 대학에 입학하고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왜 그 나이에 대학에 갔냐?’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합격해 다니다가 생활형편이 나빠서 중도에 포기를 했어요. 안 해본 일 없이 다양한 일을 하면서도 대학에 꼭 가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언젠가는 다시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싶다는 꿈이 오히려 삶의 원동력이 되었고, 결국 대학 입학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결심만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나요? 여기 토지행정학과 들어오려고 3수 했어요. 껄껄.”
대학에 입학한 과정을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대학문은 송씨에게 좁기만 했다.
그는 2016·2017학년도 수시 1·2차에 모두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 충남도립대 토지행정학과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지적기능사자격증을 취득한 것이다.
“학교에 들어오려면 입학 방법을 바꿔야 하겠더라고요. 이 나이에 뭐 하나 들여다봐도 금방 잊어버리잖아요. 자격증 따려고 전적으로 매달렸어요.”
그 결과, 자격증을 땄고, 2018학년도 특별전형에 합격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대학에 들어오려고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고, 그 또한 쉽지 않았을텐테 집념이 대단하다 싶다. 송씨는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다. 이 때문에 대학과 학과 선택도 부동산과 관련이 있는 곳을 골랐다. 충남 아산이 고향으로, 가까운 곳인 충남도립대를 목표로 삼았다. 또 학비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었다고 한다.
2018학번 송씨는 현재 동기생 3명과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동기생들에게 '큰형님'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어요. 어려워하지 말라는 뜻에서요.”
룸메이트 강현우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세요. 큰형님이라고 부르라 하셔서 마음이 편했어요. 청소도 잘 하시고, 기숙사 생활도 모범적이십니다”라며 할아버지뻘 동기생을 칭찬했다.
송씨는 “젊었을 때는 여건이 안 돼 못했지만 이제는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학교 다니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시험”이라고 말했다.
얼마 있으면 중간고사 기간인데 외우고 뒤돌아서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책을 펼치는 송 씨의 모습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