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온천 전통시장 겨울풍경
지난주는 정말 엄동설한이 딱 맞는 혹독한 겨울 날씨였어요.
엄연히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자꾸만 더 추워지는 날씨 때문인지 시장통엔 다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구경만 하는 손님들만 간간이 보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어묵 국물을 드시거나 따스한 난방이 되어있는 가게 안으로 사람들이 더러 모여들 계시는 온양온천 시장통 모습이에요.
저희 일행도 언 손을 녹일 겸 출출한 위장을 달래줄 겸 온양온천시장에도 있고 천안 중앙시장에도 있는 나름 브랜드 수제 칼국숫집인 이곳으로 자연스레 입장해 봅니다.
개업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말씀이 실감 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요.
입장하는 즉시 통로 확보를 위해 무조건 자리가 나면 앉아야 하는 상황에 낯선 어르신들과 합석하며 겸상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제일 비싼 가격이 3천 5백 원 거기다 곱빼기로 추가해도 4천5백 원이면 저렴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가성비 최고의 한 끼 식사인데요, 올해 초부터 가격이 오백 원씩 인상되어 오시는 어르신들마다 일일이 가격 인상분을 설명하고 주문을 받는 풍경이 벌어집니다.
나이 든 어르신들은 가격이 올라 당황하시면서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실 생각 없이 예전 가격으로 흥정하는 재미난 모습도 보입니다.
구수한 멸치 내음 가득한 육수로 국물을 내고 무심한 듯 툭 담아낸 얇은 소면이 담긴 잔치국수는 깔끔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두께가 일정치 않게 직접 뽑은 면발로 쫄깃함과 나름 걸쭉한 육수로 만든 손칼국수는 감칠맛이 돌아 맛있고 푸짐한 한 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주문합니다.
정말 김치 하나 달랑 놓고 먹는 식사지만 많은 사람들과 같이 끼어앉아 먹는 이 상황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곤 하네요.
쉴 새 없이 들어오는 다음 손님을 위해 잘 먹었다는 소리도 못하고 퇴장하는 자리였지만 그 어떤 식당보다도 우리네 정서가 넘치는 따뜻한 곳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장을 돌아다니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 기웃거리는 우리네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은 날이 갈수록 해가 갈수록 더 짙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건 아마도 인정 넘치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고 느낄 수 있는 시장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온양온천역 건너편 위치 온양온천 전통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