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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강경에서 맛보는 '우어회'를 아시나요?

바다와 민물 경계점 ‘기수역’ 에만 사는 우어… 논산 강경에서 진맛 보다

2018.01.11(목) 02:23:54 | 최순옥 (이메일주소:didrnlwk55@hanmail.net
               	didrnlwk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겨울엔 입맛도 까칠하고 확 당기는게 많지 않다. 이럴때 방송에서 전해주는 맛집 먹거리 코너 동영상을 돌리며 주말엔 그곳으로 찾아가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닥...
그래서 오늘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혹은 알아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물고기 음식 한가지 소개한다. 
 
지금은 바다에서 잡히는 우어.
▲ 지금은 바다에서 잡히는 우어. 날 풀리는 봄에는 민물에서 잡힌다

이름하여 우어회(웅어 또는 위어라고도 부름) 
우리가 즐겨 먹는 회는 국민횟감이라 부르는 우럭과 광어가 있고 때에 따라 갈치회, 방어회, 고등어회, 가자미회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 우어회를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하다.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경계지점을 ‘기수역(汽水域)’이라 부른다. 그런데 물고기 중 기수역을 오가며 사는 녀석들이 꽤 많다. 우어 역시 기수역에서 자란다.
대체로 한겨울에는 바다쪽에 있고 날이 풀리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민물쪽에 산다.
충남의 기수역은 대표적으로 논산 강경이 있다. 금강하구가 서천쪽의 서해와 만나는 곳이어서 예부터 젓갈로 흥성했고 지금도 전국 최고의 젓갈시장이 서는 곳이다.
 
이 강경 기수역에 우어가 산다.
 
예전에는 그래도 이 근방에 거주했거나 우어회 맛을 봐서 아는 사람들이 자주 찾았지만 산업화가 이뤄지고 물이 탁해지면서 맑은 물에 살아야 하는 우어의 생존이 힘들어져 예전보다 서식환경이 나빠진 탓에 지금은 그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어회를 맛볼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그런 와중에서도 옛맛 그대로 우어회를 만들어 파는 식당이 있다.
 
충남 논산의 황산옥에 가면 우어회를 먹을 수 있다.
 
우어회 요리를 파는 충남의 몇개 안되는 논산 황산옥 식당
▲ 우어회 요리를 파는 충남의 몇개 안되는 논산 황산옥 식당

황산옥 식당 내부.
▲ 황산옥 식당 내부.

지난 2009년 충청남도 외국인이용음식점 컨설팅 조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상장
▲ 지난 2009년 충청남도 외국인이용음식점 컨설팅 조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상장. 그리고 황산옥은 1929년에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운영하는 유서깊은 음식점이다.

참고로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서는 한국의 생선 우어를 ‘한국 맛의 방주’에 등재(2014년)했다. 맛의 방주(Ark of Taste)는 슬로푸드국제협회가 사라져 가는 전세계 전통음식을 보존하고자 그 식재료와 레시피 등을 보존 유지하기 위해 1996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세계 각 지역의 자연 역사 전통이 깃든 고유의 음식문화를 지키기 위해 소멸 위기의 음식과 종자 등을 선정하고 보존운동을 벌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맛의 방주’에 등재된 품목이 60여가지가 있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 많이 잡히던 우어는 ‘봄의 전어’로 불리기도 한다. 맛이나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함경도와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강에서 잡혔다고 기록하고 있다. 바다에 살다가 봄이면 강 하류로 올라와 5∼7월 갈대밭에 산란을 한다. 그래서 한자로 갈대 물고기, 즉 위어(葦魚)라고도 불렀다 한다. 물고기 모양이 갈대 잎을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는 얘기도 있다.
의주에서는 웅에, 해주에서는 차나리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다른 멸치과 물고기들처럼 잡히면 바로 죽는다.
 
우어는 지금같은 한겨울에는 바다에서 잡힌다. 그리고 강물이 풀릴 때부터 보리 여물 때(5~6월)까지 봄에는 민물에서 잡혀 우리 식탁에 올라온다.
갓 무친 우어회.
길이 20~30cm 길이의 얇고 긴 몸통을 가진 우어는 주로 회로 이용하는데, 머리와 내장만 빼고 뼈까지 먹을 수 있다.
뼈째 토막 치거나 포를 떠 회로 먹는데 지방질이 많아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회를 치면 맛이 고소하고 입 안에서 녹는다. 봄 미나리에 고추장 양념으로 무쳐 먹어도 좋다.

우어회 포를 떠서 준비한 것
▲ 우어회 포를 떠서 준비한 것
   
우어회 한상차림
▲ 우어회를 무쳐 한상차림으로 낸 것이다.

잘 버무려진 우어회에 눈길이 가는 순간 젓가락을 집어들지 않고서는 견딜수가 없다.
▲ 잘 버무려진 우어회에 눈길이 가는 순간 젓가락을 집어들지 않고서는 견딜수가 없다.

우어 살코기에 참기름과 오이 등의 야채가 가미된 우어회 한젓가락... 음~ 고소하다. 뼈째 씹히는 맛이 기막히다.
▲ 우어 살코기에 참기름과 오이 등의 야채가 가미된 우어회 한젓가락... 음~ 고소하다. 뼈째 씹히는 맛이 기막히다.

과메기처럼 김에 싸 먹어도 좋다.
▲ 과메기처럼 김에 싸 먹어도 특별하다.

주인장의 오랜 내공이 녹아있는 손맛에 의해 우어회는 포를 떠서 미나리 넣고 고추장 참기름으로 무친 다음 참깨를 듬뿍 뿌렸다.
첫맛은 그야말로 부드럽고 간이 잘 맞았다. 회에 잘 어울리는 미나리 향과, 논산에서 재배한 참기름으로 직접 짜와 고소한 맛이 일품인 참기름은 우어회의 감칠맛을 도와주는 일등공신이었다.
우어 살은 씹을 것도 없이 녹아 사라졌다. 맨 김에 싸 먹어도 좋았다.
고기 맛을 더 느끼고 싶은 사람은 양념의 간을 적당하게 부탁하고, 진한 양념맛이 그리운 사람은 각종 양념에 감칠맛을 더하는 여러 가지를 투하해도 좋다.
회무침 맛의 핵심인 고추장 역시 시골에서 재배한 것들을 가지고 만든 식당의 고추장이라니 믿음이 가고 보기에도 색이 참 곱고 반짝였다.
우어회를 아예 그 근본부터 맛보고자 하는 미식가는 처음부터 양념 제로에 회칼로 뜬 우어를 가지고 초장에 살그머니 묻혀 조금씩 음미해 보면 된다. 그리고 점차 양념과 야채를 곁들여 또다른 신세계로 접어드는 센스...
 
정약전은 그의 저서 자산어보에서 "우어는 맛이 감미로워서 횟감으로는 상등품"이라고 했다. 젓갈로도 맛이 좋아 옛날 궁궐에서 철마다 담갔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 봄이면 궁중 부엌살림을 책임지는 사옹원에서 한강 하구 행주에 위어소(葦漁所)를 설치하고 궁에 보낼 우어를 전담해서 잡게 했다고 전한다.
이것을 백제 의자왕도 즐겨 먹었다고 하는데 백제를 쓰러뜨린 소정방이 우어를 맛보려고 부하에게 잡아오라 시켰으나 잡지 못했다. 그러자 ‘고기마저 의리를 지키려고 모두 사라졌구나’라고 말한 데서 ‘의어(義魚)’라는 말이 나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위에서는 회무침을 먹었으니 이제는 우어회덮밥을 먹을 차례
▲ 회무침레시피를 공개하자면.... 그릇에 양배추와 미나리, 다진마늘 등 갖은 야채를 준비한다. 그리고 거기에 미리 만들어 둔 다대기 양념을 그냥 아끼지 말고 듬뿍...

그리고 참기름과 볶은 참깨 가루를 뿌려준후
▲ 그리고 참기름과 볶은 참깨 가루를 뿌려준후

요렇게 미리 썰어둔 우어를 아낌없이 한줌 가득 집어 넣고 비비면 된다.
▲ 요렇게 미리 썰어둔 우어를 아낌없이 한줌 가득 집어 넣고 무쳐주면 된다.

황산옥은 음식맛이 원래 유명한 곳이기도 해서 이곳 논산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서깊은 식당이다.
황산옥은 원래 논산 지역사회에서는 황복 요리로 잘 알려져 있고 지난 2012년도에는 제6회 충남향토특색음식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전통의 요리명가다.
그 역사가 어느 정도냐면 강경 포구가 한때 번성했던 일제 강점기시절인 1929년에 처음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식당을 이어오고 있으니 가풍내림 음식 맛이 예사로울 수가 없다.
할머니의 할머니 손을 거쳐, 그 후대의 후대에 이르러 지금껏 3대째 모숙자 사장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충남의 대표식당 명소다.
우어회 뿐만 아니라 황복으로 얼큰하게 끓여낸 이곳의 황복 탕 또한 일미라 하니 다음엔 그 맛을 느껴볼 참이다.
 
식당에까지 찾아 가기 여의치 않아 집에서 우어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황산옥에서 알려준 우어회 레시피를 살짝 공개하자면 ...

(1)먼저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싱싱한 우어는 비늘을 긁어 내고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다음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지느러미를 잘라 내고 등을 위쪽으로 놓고 어슷하게 썬다.
(2)그리고 우어를 막걸리에 담가 놓고 약간의 숙성을 시켜준다.
(3)이어 미나리 줄기만 5cm 정도 길이로 썰어 준후, 고추장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식초, 설탕을 고루 섞어 양념을 만든다.
(4)마지막으로 미나리를 먼저 양념에 버무린 다음 우어, 통깨를 넣고 조물조물 부드럽게 무쳐내면 된다. 소주 한잔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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