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늘 시선이 닿는 대로만 보는 것에 익숙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 익숙함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지요.
문뜩 이런 생각에 실내 박물관을 지나쳐 야외 쪽으로 발길을 돌려봅니다.
그곳은 예상치 못한 크기와 전시물로 지루함 없이 곳곳을 누비며 돌아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온양 민속박물관은 1978년 구정 김원대 선생이 설립하였고 그해가 벌써 40년이 흘러 그 사이의 시간 또한 역사의 유물이 되어 차곡차곡 공간을 메꾸고 있었습니다.



온양 민속박물관은 초입부터 다양한 전시물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박물관 본관 오른 편으로 그 이동선을 옮겨보니 하나둘씩 보였던 문관석 무관석들이 단체로 세워져 있는 이채로운 광경이 나옵니다.
제일 맞은편의 뮤지엄 가든을 옆으로 이름 모를 묘와 비각 그리고 꽃상여 전시관도 보입니다. 
살짝 상여집을 훔쳐보고 얼른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겨본 순간은 이곳에서의 가장 오싹한 순간이었던 같아요.



이곳에 전시된 비각과 석물은 조선시대 김수근 일가로 화성에서 이곳으로 이전된 것이라는 안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석물들은 원래부터 이곳이 제자리인 양 자연스레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온양 민속박물관에서 뜻밖의 볼거리에 흥미가 일어나니 야외 전시장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실내 전시장과 그 앞 마당에서 민속 체험만 경험했던 분들이 대부분이었을 거라 생각하니 저만 보고 있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야외 전시장의 삼층 석탑과 오층 석탑, 석조여래 입상, 저마다 의미를 지닌 다양한 석물들과 수생식물,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환경 등이 모두 볼거리이자 힐링제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큰 규모의 정각이 살얼음 낀 연못과 함께 이곳의 겨울 풍경을 완성시켜 주는 듯하고 봄이 오면 또다를 모습에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잘 보존되고 있는 너와집과 선조들의 지혜를 알 수 있는 투박한 외관 속에 숨어있는 정교한 설계를 보고 놀라움이 일기도 했습니다.





옛집들과 농기구 그리고 갖가지 석물들이 온양민속박물관의 가치를 더해가고 전시장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커다란 정원을 거니는 것 같습니다.



드넓은 야외전시장을 쏘다니고 보니 거의 막바지에 도달한 느낌이에요.
오늘 여기서 처음 보게 되는 것들이 참 많았는데요 야외전시장 속 구정 아트센터도 그 하나입니다. 
온양 민속박물관 설립자의 호를 따서 이름을 짓고 그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재일한국인 이타미 준(유동용)이 세운 것으로 그 가치가 남다른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건축에 대한 식견은 없지만 남몰래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국제적 아티스트로 살고자 했던 그의 건축에 대한 열정과 재능은 결국 인정을 받아 세계적인 건축가로서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그는 작품마다 각종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고 한국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나라에도 작품을 하나둘씩 세우게 되지요.
그중 하나인 구정 아트센터를 감상해 보세요. 출입을 못한지라 더 자세한 내부는 볼 수 없었으나 온양 민속박물관의 구정 아트센터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야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연 무대인 야외무대를 마지막으로 박물관 뜰 안을 마음껏 돌아보았네요.
우리의 시선을 조금만 돌려도 진귀한 보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보며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전시물을 볼 수 있는 실내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려봅니다.


▶ 위치
    온양 민속박물관 충남 아산시 충무로 123 ☎ 041-542-6001
▶ 이용안내
    개관 09:30 ~ 17:30 (월요일은 휴관)
    요금 5천 원~ 1천 원 (아산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