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주연의 ‘악녀’로 부일 영화제, 대종상 영화제 수상
2001년 태안고 졸업(36회)이후 무작정 상경 임권택 감독 촬영팀에 막내로 들어가 영화판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차근차근 성장한 박정훈(35세·사진) 촬영감독이 최근 잇달아 국내 최고의 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하고 있다.
김옥빈이 주연한 ‘악녀’는 이미 지난 5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국제 무대에서 1인칭 액션을 보여주어 한국 액션 영화의 새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박정훈 촬영감독이 배우와 같이 최초로 와이어를 매고 촬영에 임해 제작단계부터 시선을 모았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120만이 넘는 관객이 찾은 악녀는 지난달 13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는 열린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촬영상을 수상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된 제5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도 촬영상을 연거푸 수상했다.
고교 졸업 이전부터 영화판에 뛰어든 경력 16년 차 박정훈 촬영감독은 부모(박흥수, 이창숙)가 태안읍 읍사무소통에서 운영하던 ‘지혜네 수입코너’라는 가게에서 비디오 대여점도 겸하고 있어 어린시절부터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2001년 무작정 상경이후 지인 소개로 바로 단편 영화 제작 현장에서 일할 기회를 얻은 박 감독은 그 영화에서 만난 촬영팀 선배 소개로 2002년에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의 정일성 촬영감독 팀 막내 스텝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영화판에 들어섰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작품 이후 영화 ‘청풍명월’, ‘하류인생’ 제작 현장에서 촬영 스텝으로 일을 한 박 감독은 군 복무 말년 휴가 나와서는 ‘천년학’ 크랭크인(촬영 개시)을 했다. 이후에 장율 감독과 전수일 감독의 저예산 예술영화 스텝으로 참여했고, 2009년에 김희정 감독의 ‘청포도 사탕’으로 첫 장편영화 데뷔를 했다. ‘노리개’, ‘통통한 혁명’ 같은 제작비 1억 미만의 영화도 촬영했다. 2015년에는 배우 박소담과 김태훈이 출연한 ‘설행’이라는 작품을 맡았다.
영화판에 뛰어든지 16년 만인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에 국내 최고의 영화제에서 잇달아 촬영상을 수상한 박정훈 촬영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촬영감독은 집안으로 따지면 어머니와 같은 역할로 안 살림 전체를 책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젊은 나이지만 국내 최고의 감독 밑에서 인성부터 제대로 배운 예의 바른 청년 감독으로 앞으로 그가 담고자 하는 앵글속에서 어떤 배우가 무슨 메세지를 전할지 기대된다.
▲ 박정훈 촬영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