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태안 드르니항과 키조개그라탕의 '맛깔난 여행'

가을 초입,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 넘치는 충남 서해로 가자!

2017.08.26(토) 15:42:07 | 임중선 (이메일주소:dsllew87@hanmail.net
               	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비가 그칠줄 모르고 내리다가 오랜만에 청명한 가을 하늘을 선물로 준 주말. 이제 비도 좀 그치고 개인 날씨가 계속 되기를 바라면서...
 
찌뿌두둥... 비가 내리고 날씨가 궂으면 뭔가 특별한게 당긴다. 뭘 먹을까 제법 고민도 해 보는데. 바람도 쏘일겸 어디론가 여행도 가고 좀 특별한 구경도 하고 맛난것도 먹고 싶다.
게국지, 대하, 전어, 꽃게...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 이마당에 제일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들.
하지만 오늘은 좀 다르다. 아주 특별한 먹거리를 직접 시연해 보고 충남도민리포터 독자님들께 알려드리고자 한다.
 
이런날씨 주말엔 고민할것 없다. 차를 타고 서해로 바다구경 가는거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충남 서해엔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넘치니까 무엇을 먹고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태안 드르니항의 여유로운 가을 주말 풍경

▲ 태안 드르니항의 여유로운 가을 주말 풍경


어선들도 망중한

▲ 어선들도 망중한


물 빠진 백사장엔

▲ 물 빠진 백사장엔 저기... 점점이 보이는 바지락 캐는 사람들


강태공의 여유... 부러워

▲ 강태공의 여유... "부러워"


충남 태안의 드르니항.
이름부터 독특하다. 발음만으로는 프랑스 어디? 아니면 이탈리아의 어느 항구이름에서 따온 말인가? 아니면 남미 어느나라와 자매결연을 맺고 지은 이름인가?
아니다. ‘이름이 독특한데?’라는 생각으로 그 길을 따라가면 작은 포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얼핏 듣기에 외국어가 아닐까도 싶지만 ‘드르니항’이라는 이름은 ‘들르다’라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이다. 일제강점기에 신온항이라는 한자어로 불리다가 2003년 이후로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외래어가 아닌 순 우리말이라고 알고나니 그 이름이 참 정겹고 푸근하다.
 
드르니항은 해협 건너 백사장항과 마주보고 있는 소박한 항구다. 물론 양쪽 다 우리에게 늘 맛있는 해산물을 선물해 주는 식당, 해산물코너가 있다. 이곳 드르니항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청포대, 달산포, 몽산포까지 ‘솔모랫길’이란 이름이 붙은 해안 트래킹 코스가 이어진다. 시나브로 걷다 보면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대로 품고 있는 수려한 경치를 접할 수 있다.    

드르니항 최고의 명물 해상인도교 '대하랑 꽃게랑'

▲ 드르니항 최고의 명물 해상인도교 '대하랑 꽃게랑'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1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2


드르니항에 가면 최고의 명물 해상인도교 '대하랑 꽃게랑'을 만날 수 있다. 드르니항과 건너편 백사장항을 이어주는 연육교다.
지난 2013년11월 8일 완공돼 둘로 나뉘어 있던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이 하나로 이어져 왕래가 편해졌고 이로써 태안군 남면과 안면도를 이어주는 교량이 안면대교, 안면연육교에 이어 3개로 늘어났다.
둥글둥굴 요상한 이 연육교 ‘대하랑 꽃게랑’은 나선형으로 빙빙 돌아가는 모양인데 드르니항 쪽 다리 입구에는 꽃게모양이고, 백사장항 쪽 다리입구에는 새우 모양 조형물이다. 진입로가 항구 양쪽으로 설치된 구조를 띠고 있으며 교량의 길이는 250m이고 교량 중간지점에는 조향장치를 만들어 놓아 선장의 기분을 내볼 수도 있다.
 
바닷가는 역시 비릿한 해안선의 냄새, 상인들의 구성진 호객 소리, 펄떡이는 생선의 물보라, 그리고 갯벌과 그 위를 나는 갈매기다.   

드르니항 갈매기떼의 군무

▲ 드르니항 갈매기떼의 군무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3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4

▲ "끼룩, 끼룩"... 거기 잊혀졌던 오래전의 추억 소리가 함께 들린다.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5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6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7


갈매기를 보며 연육교에 오르니 저 멀리 바다의 수평선을 넘어 해변 특유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하늘에 닿은 맑은 바다와 푸른 하늘, 경계가 모호하다. 저 높이 바다의 소식이 궁금한 작은 섬과 바위, 그 위에 자라는 소나무들이 어깨한 능선으로 하늘길이 나 있고 잔잔한 바닷물에 일렁이는 해변으로 가을바람이 스쳐 온다.

가슴을 여니 어머니가 가슴으로 품은 넉넉한 안식이 찾아온다. 살그머니 다가서는 해변, 물살에 손을 담그고 눈을 감는다. 소라의 뱃고동소리, 해초의 노래에서 바다의 소식을 듣는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들의 풍파가 추억처럼 지나고, 또한 치열했던 청춘들도 다가왔다 사라지고 그 사이... 햇살아래 빛나던 꿈들이 갈매기처럼 날고 있다.
얼마 만인가, 이렇게 자유롭게 상상하며 지난날을 떠올리고 바라보고 반성하며 사유할수 있었던 시간이 과연 전에는 내게 있었던가.
 
하늘을 날며 군무하던 갈매기를 위해 자동 셔터를 놓고 ‘찰칵찰칵’ 정신없이 찍어대던 손놀림을 멈춘 후...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바람에 축적하는 시간을 호흡해본다. 어느 날 아침 이곳을 찾아오면 무한천공 어딘가로 날아가고 바닷가의 비릿한 해안 풍경만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포구에선 저녁나절 일몰을 보는 것도 해안가 여행의 묘미인데 오늘은 거기에 갈매기의 군무까지 있어서 좋다.
거기서 지난날을 회억(回憶)해 보고 그 오래전에 꾸었던 꿈을 회상해 보면서 그때 접었던 꿈을 다시 꾸어 본다. 아주 짧은 시간, 피식 웃음이 나온다.
반복되는 일상과 계획한 일들의 실패에서 마음이 허약해질 때 바다는 그래도 늘 넉넉한 가슴으로 우리를 안아주며 치유의 새 힘을 준다. 그래서 그때 접었던 꿈도 바닷가에서 추억하면 문득 아름다워진다.
 
문득 사람으로 태어나 손가락 걸어 약속할 수 있고 뜨거운 눈물 흘려 사랑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나, 더 열심히 살련다”
갈매기가 다시 하늘로 솟아 오른다.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에 가면 이 군침 넘어가는 명물 새우튀김을 맛볼수 있다.

▲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에 가면 이 군침 넘어가는 명물 새우튀김을 맛볼수 있다. 

그리고 해마다 요맘때만 맛보는 돌게장

▲ 그리고 해마다 요맘때만 맛보는 돌게장


드르니항과 연육교, 그리고 바다와 사람들, 갈매기와 해안선에 대한 넉넉한 감상을 마치고 이제부터는 식탐(食貪)의 시간.
드르니항 건너 백사장항쪽에는 새우튀김이 명물이다.
맛있는 새우튀김과, 해마다 이맘때만 먹어 볼수 있는 돌게장(일반 꽃게보다 작고, 7월께부터 9월말정도까지 서해에서만 나오는 바닷 게)도 함께 시식.
 
그리고 이제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키조개 그라탕을 먹어볼 시간. 그래서 드르니항 여행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키조개를 손질해 사왔다. 집에서 치즈를 올려 맛나게 해먹을 요량으로.
 

해안가에서 키조개를 손질하는 어민들

▲ 해안가에서 키조개를 손질하는 어민들


키조개 그라탕은 정말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다. 더구나 솜씨 없는 아빠들도 가정에서 멋지게 요리를 뽐낼 수 있는 요리로 꼽힐뿐 아니라 그라탕이라는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 때문에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특히 치즈가 깔려 있어서...
 
자 이제부터 아내의 손을 빌려 함께 초간단 키조개 그라탕 요리를 만들어 볼까.
   

키조개를 열어 보니... 음, 싱싱하기 그지없다

▲ 키조개를 열어 보니... 음, 싱싱하기 그지없다


키조개 관자

▲ 키조개 관자


관자와 다른 속살을 분리해 놓고

▲ 관자와 다른 속살을 분리해 놓고 관자는 칼로 얇게 자른다 


키조개 껍질을 깨끗이 닦아 이것을 그라탕 용기로 활용해 여러 재료를 섞어 넣고

▲ 키조개 껍질을 깨끗이 닦아 이것을 그라탕 용기로 활용해 여러 재료를 섞어 넣고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얹어

▲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얹어


190도 예열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준다

▲ 190도 예열된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준다


먼저 손질한 키조개살과 관자를 분리해서 손질해 둔다.
그리고 버섯, 고추장 2큰술, 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고춧가루, 깨소금 다진마늘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여기에 다듬은 키조개를 양념이 벨 수 있게 잘 버무려 놓는다. 고추장 간장 설탕 양파 버섯 피망 순으로 하나씩 넣으며 볶아 준 후 키조개는 금새 익어 버리고 너무 익으면 질겨지므로 뒤늦게 넣어 살짝 익을 정도로만 볶아 준다.

이때 기호와 식성에 따라 위 재료들 외에 칵테일 새우와 브로콜리 같은 것을 넣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볶아준 것을 키조개 껍질에 살포시 담은 후 피자치즈와 파슬리가루를 살짝 뿌려 190도 예열된 오븐에서 5~7분 정도 돌려 주면 끝이다.
싱싱한 키조개 관자를 치즈의 고소한 맛으로 결합한 절묘한 궁합. 아이들도 좋아하고 아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8

▲ "오아우~" 이 미칠것 같은 비주얼과 향기... 더이상 참을수 없다


태안드르니항과키조개그라탕의맛깔난여행 9


치즈를 돌돌 말아...

▲ 치즈를 돌돌 말아...


키조개 관자 속살과 함께...

▲ 키조개 관자 속살과 함께...


죽~죽 늘어나는 치즈와 함께...

▲ 죽~죽 늘어나는 치즈와 함께...


“와~ 이거 무슨 프랑스요린줄 알았네”
키조개그라탕을 먹어본 사람들이 말하는 감탄사중 하나.
서해 태안으로 가서 백사장항과 드르니항의 정취에 취해보고, 키조개 서너개 사 들고 집에 와서 온가족 오순도순 둘러앉아 그라탕을 만들며 요리솜씨 자랑한번 해보자.
새록새록 솟아나는 가족사랑은 덤이다.
 
 

임중선님의 다른 기사 보기

[임중선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