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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갈등은 건강한 사회라는 증거…합리적 대화로 해결”

전문가 인터뷰 - 허승욱 충남도 정무부지사

2017.08.21(월) 00:12:1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갈등은건강한사회라는증거합리적대화로해결 1


선제적인 예방·초기에 해결하는 게 중요
모든 것 드러내고 상호 간 소통 해나가야
의심·억측 대신 정확한 사태 진단 필요 

 
민주시민사회가 고도화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생겨나면서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간 원활한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정무부지사를 중심으로 대민 소통과 주민 갈등 해소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갈등조정협의회 등을 이끌며 주민 소통의 최 일선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허승욱 정무부지사를 만나 갈등을 대하는 자세, 갈등해결을 위한 노력, 지방정부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갈등이 없는 사회가 좋은 걸까요? 아니면 갈등이 있다고 해서 나쁜 사회일까요? 저는 갈등 없는 사회는 없다고 생각해요. 갈등이 있으나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시대도 있었죠. 중앙집권적 사고방식이 팽배했고 독재에 가까운 정치가 이뤄지고 있었던 때 말이에요. 그러나 갈등은 늘 존재했고 시민사회가 고도화될수록 갈등은 더 잦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갈등이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최근 충남도내에서 사회적 갈등이 늘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한 허 부지사는 이 같이 답했다.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허 부지사의 입장이다. 허 부지사는 결국 시민사회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으며 오히려 갈등이 많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힘주어 말했다.

허 부지사는 다만 갈등을 갈등 그 자체로 방치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때 긍정적 효과는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충남도가 공공갈등 해결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갈등조정협의회, 갈등관리팀 등을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갈등 해결에 나서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갈등을 대하는 우리 모두의 자세가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갈등은 무(無)의 상태에서 싹이 트고 자라나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우리가 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갈등이 생겼다고 숨길 것이 아니라 문제를 초기에 다 드러내놓고 논쟁을 벌여야 해요. 그러다 보면 문제의 핵심에 다가가게 되고 토론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 허 부지사는 갈등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중 첫 번째로 ‘사전적인 갈등예방’을 꼽았다.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는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댐 건설에 대해 50년 간 짓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쟁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업 착수 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댐 건설에 합의했고 이후 공사는 3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는 반대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죠. 일례로 새만금개발의 경우 정부의 결정에서 사업 착수까지 2년 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후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져 완공까지는 13년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결국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충분한 사전 논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허 부지사는 갈등에 대한 사전적 예방과 함께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확충도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광역정부의 갈등조정 역할과 권한도 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에서 갈등관리과제로 관리하고 있는 사업들이 22가지가 있는데 이 중 절반정도가 국가사업들에 대한 것이에요.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니만큼 결국 지방자치단체가 중재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데, 제2국무회의가 이런 경우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갈등이 예상되는 국책사업 같은 경우에는 국가, 지방사업 이렇게 나누지 말고 처음부터 전 과정에 지방정부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갈등의 사전 예방, 제도적 장치 마련과 더불어 변화돼야 하는 점으로 허 부지사는 상대를 존중하는 갈등해결의 자세를 꼽았다. ‘존중(하다)’를 뜻하는 영어단어 ‘리스펙트(Respect)’는 허 부지사가 민원인들을 대할 때마다 늘 되뇌는 단어다. Re(반복)+Spect(보다)의 합성어인 리스펙트, 결국 있는 그 대로, 상대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공감하지 못할게 없다고 허 부지사는 믿고 있다.

“정책은 ‘청(聽)책’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어요. 결국 모든 것은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잘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대화하는 방식이 이전투구식인 경향이 컸던 것 같아요. 건강한 논쟁과 함께 상대방의 관점에서 차분히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다보면 결과적으로 해결 안 되는 갈등은 없을 것 같아요.”

물론 갈등 해결을 위해선 난상토론이 아닌 합의점을 좁히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의 틀이 필요하다. 이는 갈등해결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온 충남도가 앞으로 주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허 부지사는 강조했다.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비화되거나 논의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는 룰세팅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발언을 3분 이상 하지 않는 다든지, 이미 합의된 기본 전제에 대해선 다시 논의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것이죠. 이것은 갈등의 핵심을 찾기 위해 불필요한 논쟁을 벌이지 않기 위한 것이기도 해요. 기본적으로 논의할 주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합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허 부지사는 그 과정에서 ‘섣부른 판단의 오류’로 갈등 조정 초기부터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도가 직접 적으로 개입돼 있든 아니든 갈등 중재를 하다보면 도가 누구 편이다, 저쪽과 결탁했다 등 온갖 억측이 나오거나 혹은 중재 의지가 없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갈등 해결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게 그런 것들입니다. 결정되지 않은, 혹은 드러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은 일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당사자를 자갈밭으로 내모는 경우와 같습니다. 물론 정당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얼마든지 지적하고 정정해야 하겠지만 감정적인 비난, 근거 없는 의심·억측 등은 피차 삼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갈등 조정 과정에서 행정적인 과오가 드러난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문제라고 허 부지사는 강조했다.

허 부지사는 그러면서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에 있어 도민들에게 다시한번 도정에 대한 믿음과 응원을 당부했다.

“만나는 분들에게 ‘쓰담쓰담’ 좀 많이 해달라고 해요.(웃음) 공직자들이 진심을 다 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도민께서도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갈등 문제 해결에 있어 따뜻한 위로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사람살이가 결국 곁을 내주고 서로 같이 이야기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 아니겠어요. 공무원 혼자, 주민들 각자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면서 함께 풀어나갑시다.”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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