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제1회 충남 다가족 다문화 어울림 대축제'가 열렸다.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근로자 등 1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대축제는 가정의 달과 세계인의 날을 안팎에 알리고, 가족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으로 가족 간 화합의 장을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12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도착하니 아직 야외무대는 한산했다. 야외부스에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먹거리들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12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하니 배고픔을 참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오전에는 이미 문예회관에서 기념식이 거행되었다고 하는데 구경하지 못해 아쉬웠다.



한 소녀가 열중하고 있는 이것은 베트남의 전통놀이인 '코코넛 밟기'이다. 코코넛을 반으로 쪼개 줄을 달아 그 위에 올라 중심을 잡으며 걷는 놀이이다. 원래는 진짜 코코넛으로 하던 놀이라고 하니 그 기원이 꽤 오래됐을 것 같다. 처음 보는 것이지만 한 번 해보고 싶은 놀이였다. 



이것은 일본의 전통놀이인 '다루마 오토시'이다. 쌓아올린 원통의 기둥을 나무망치로 쳐서 빼내는 게임인데 하나 이상 성공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빠르고 강하게 쳐내야 성공한다. 





실을 엮어서 직물을 만드는 '위빙'체험이 있었다. 나도 이 취미에 빠져서 일주일에 하나씩은 만들고 있는데, 잡념을 날리고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위빙은 아마도 거의 모든 나라에 전통문화로 존재해 있을 듯싶다. 옷을 만들어 입는 문화는 대부분의 나라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부스, 캘리그래피로 좋은 문구를 예쁘게 써주는 부스 등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부스가 제법 많았다.



각종 한약재로 향첩을 만드는 체험부스이다. 냄새만 맡아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색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고수가 들어간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와 우리나라 잡채와 비슷한 볶음 쌀국수를 사 먹었다. 한 컵에 천 원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베트남이나 동남아시아 요리에는 고수가 많이 들어가는데 특유의 향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처음 고수를 먹어보았을 때 냄새를 심하게 풍기는 벌레인 노린재를 먹는 것 같아 기겁했었는데 먹다 보니 익숙해져서 이제는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 때 꼭 넣어먹는다.



야외무대에서는 '별별 가족 요리경연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요리를 완성하고 기념촬영 중이다.



완성된 요리는 누구든지 와서 시식해 볼 수 있었다. 보기에도 예쁘고 맛난 음식들을 보고 마음이 급해진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음식들은 삽시간에 공중분해되었다고나 할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젓가락들을 보았다. 정말 새롭고 다양한 음식들이었다. 



올해로 처음 열린 충남 다가족 다문화 어울림 대축제는 이웃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보며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