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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부러운 ‘예산시네마’

2017.05.19(금) 13:53:20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언젠가 절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동향인 천안의 죽마고우이자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그 친구를 만나 차를 마시려니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을 꺼냈다. “박봉이라서 지금도 투잡한다며?”
 
“응, 경비원 급여만으론 고삭부리 마누라 약값을 대기에도 급급하구나. 근데 왜?”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기는 건 어떻겠니? 마침 아는 사람이 중소기업의 대표인데 네 얘길 했어. 그랬더니 조만간 그만 두는 경비원의 후임으로 너를 채용할 수 있다는 확약을 받았거든.”
 
한 명의 충실한 친구가 만 명의 친척들보다 낫다더니 어찌나 반갑던지! 하지만 근무조건을 듣고 나서부턴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건 “하루 24시간 근무 뒤 하루 쉬고, 또 이튿날엔 똑같이 24시간을 일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시간을 줄래?” 결국 그 직장으로의 이직은 없는 것으로 낙착되었다. 말이 좋아 하루 24시간 근무지 정작 그렇게 근무하노라면 내 사무(私務)는 전혀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어떤 구속 내지 예속(隸屬)의 범주인 때문이었다.
 
돈 몇 푼 더 받자고 알바와 투잡으로 하고 있는 시민(객원)기자까지 포기한다는 건 또 다른 내 소중한 권리의 포기와 직결되는 현안이기도 했다. 개인적 감흥이겠지만 나는 시민기자로서 취재를 하고 인터뷰 등으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아주 즐겁다!
 
이는 또한 내가 살아있다는 방증의 환희이기도 하다. 고로 이를 포기한다는 건 내 사전에 없는 일이다. 이처럼 취재를 하고 글을 쓰는 건 근무가 없는 휴일에 몰아서 한다. 때문에 모처럼 쉬는 날에도 영화관람 등의 호사는 누리기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이 발목을 잡는다.
 
영화 얘기가 난 김에 요즘 화제라는 충남 예산군 예산읍의 ‘예산시네마’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모 신문에서도 상세히 다뤘지만 ‘예산시네마’는 대도시 영화관의 절반밖에 안 하는 저가로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
 
이로 말미암아 예전엔 천안이나 아산·홍성까지 원정을 가서 영화를 봐야 했던 예산군민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고 한다. 한데 이러한 문화의 착근은 현실적 고찰에서의 정교한 접근과 아울러 슬기의 합작이 이뤄낸 도출물이라는 데서 의의가 깊어 보였다.
 
즉 ‘예산시네마’의 영화관 관람관은 2곳인데다 각각 52석, 47석으로 초미니라고 한다. 이처럼 관람관이 작은 것은 100석 이상으로 만들면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반면 그렇지 아니하면 이에 해당되지 않아 자유롭기 때문이랬다.
 
예산문화원이 운영하는 ‘예산시네마’가 저렴한 영화 관람료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정부가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농산어촌 지역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작은 영화관’ 사업의 덕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길을 걸으면 생각이 난다 ~” 배인숙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라는 가요의 첫 구절이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영화 관람은 고된 일과 후에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여유라 할 수 있다.
 
도시인과 마찬가지로 농산어촌의 주민들 역시도 삶에 지치고 힘든 건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런 분들에게도 영화 관람의 만끽은 여행처럼 다다익선이다. 예산에 취재를 가게 되면 나 또한 반드시 ‘예산시네마’에 들러 영화 한 편을 관람하고 올 터다. 

영화관람은 기분 좋은 힐링입니다.
▲ 영화관람은 기분 좋은 힐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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