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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대흥동헌에 봄빛이 스며들어

2017.04.17(월) 13:45:41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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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벚꽃 축제 속에 한창인 사월의 대흥 동헌은 눈부신 벚꽃의 향연속에 자연과 한옥의 아룸다움이 되살아나고. "세상은 보는것 만큼 보인다." 오감을 일깨우는 벚꽃과 새소리, 바람소리 가득한 동헌의 뜰을 거닐면 자연의 멋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사계절의 풍경을 사진 속에 담아두고 가끔 펼쳐볼 수 있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  눈길이 바쁘다. 벚꽃이 만개한 대흥 동헌은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 유명하다. 꽃과 단아한 고건축이 어우러지는 멋을 감상 하는 일은 봄꽃 축제에서 빼놓을수 없는 장면이다. 사진작가들은 조금 더 아름다운 장면을 얻기 위해 각도와 장소를 물색하느라 여기저기 셔트를 터뜨리는 소리가 고요한 정적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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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년 조선 태종 때 최초 건립한 대흥 동헌 입구에 200년 넘게 서 있는 느티나무는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대흥동헌 앞에 느티나무를 세워 둔 이유는 지방 관료들이나 한양 나리들이 이곳 관아를 방문할 때 타고 온 말을 묶어 둔 장소다. 천주교 박해 때는 교인들을 붙잡아다 오랏줄로 묶어 이 나무에 묶어 두고 한 사람씩 관아로 불러 곤장을 맞기도 했다. 더러는 저 담장 위로 들려오는 비명에 나무에 묶여 대기하던 교인들이 공포에 질려 배교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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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 동헌 관아 뒤뜰에 있는 작은 누각 2채와 항아리들은 2007년에 '산너머 산촌의 드라마 세트장이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난 후에 KBS 측에서 항아리들을 기증했다. 항아리 옆 큰 벚나무는 해마다 사월이면 눈부신 벚꽃이 만개하여 항아리 위로 길게 늘어뜨린 벚꽃과 어우러진 풍경들을 사진에 담느라 작가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얼마 전에 사진작가들의 성화에 한복 입은 모델 하느라 혼난 적이 있다. 항아리 뚜껑 열었다 닫았다. 소쿠리 머리에 이고 문을 들락달락 그들의 부탁을 들어 주는 일이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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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 동원의 뒷뜰엔 즐비한 항아리들과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일도 즐거운 일이지만, 저 멀리 바라보이는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봉수산의 웅장한 기개를 감상하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1350년 전 나당 연합군에게 백제의 사비성이 함락되고 흑치상지를 비롯한 복신과 도침 이하 10명의 백제장수가 봉수상 정상에 백제부흥의 깃발을 꽂으니 열흘만에 백제 군사 3만 명이 몰려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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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유민들이 힘을 합쳐 백제의 부흥 운동은 결국 내분으로 인해 실패하고 수만의 군사들이 일대에 뼈를 묻고 영혼은 구천으로 떠돌게 된다. 복신이 승려 도침을 죽이고 복신은 결국 의자왕의 아들 부여풍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를 지켜보던 흑치상지 장군은 당나라 장수 유인궤의 회유에 넘어가 백제는 3년 반 이라는 치열한 항거끝에 결국 막을 내리고 만다. 지금도 봉수산 대련사의 스님이 그 영혼들을 위해 불공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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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궤에 투항한 흑치상지는 당나라의 장수가 되어 돌궐을 무찌르고 신임을 얻어 국공의 지위까지 올라 대토지를 소유 했었다. 그러나 부귀영화도 잠시, 그는 측전무후 통치때 반란 죄를 뒤집어 쓰고 옥에 갇혀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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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동헌 뒷뜰에 있는 영조대왕의 11번째 옹주 화령옹주 태실과 흥선대원군의 척화비가 세월의 무상함에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세월은 유구한데 인걸은 온데간데없다". 조선이라는 새로운 왕조가 열리는 시대를 불응하고 저물어 가는 고려의 충신으로 남고자 했던 삼은 중에 한사람 야은 길재. 그가 남긴 시조가 찬란한 봄햇살에 한바탕 향연을 베풀고 미련없이 뚝뚝 져버리는 봄 꽃과 클로즙 되는 건, 유독 세월앞에 무상한 자연 만은 아닐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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