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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유기동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생겼다

당진에 첫 유기동물 보호소 문 활짝… 안전한 보호·재입양 등 주선

2017.03.23(목) 11:58:32 | 권순도 (이메일주소:djshsjshsywy@hanmail.net
               	djshsjshsywy@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혹은 편의점이나 식당 앞을 지나다 보면, 또는 퇴근길 트럭 밑이나 어느 집 처마 밑을 보면 누군가에 의해 버려진 개와 고양이가 애처롭게 우는 모습을 볼수 있다.
식당 앞 혹은 편의점 앞에서 서성이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키워왔고 또한 그때문에 사람을 경계하지 않기에 거기서 서성이면 자기를 동정하는 사람들이 먹이를 사서 건네줄걸로 믿고 그러는 것이다.
필자 역시 그렇게 편의점 앞에서 서성이는 고양이에게 몇번이나 먹이를 구해서 준적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무심코 걷는 길은 그저 길일뿐이지만 사람들에 의해 졸지에 버림받은 유기견과 고양이들에게 길이란 그야말로 치열한 삶의 터전인 셈이다.
 
한때는 친자식처럼 사랑받던 반려동물들이, 이제는 기르기 귀찮아서 혹은 자신만의 사정이라는 핑계를 이유로 하루아침에 소중한 생명을 버린 주인들 때문에, 아니면 주인의 부주의로 잃어버려 길거리에 나돌게 된 반려동물들.
이들을 거두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설, 혹은 공공법인이나 위탁 등의 형태로 유기견 보호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한달전이었던 2월15일 당진시에 유기동물들을 위한 든든한 울타리 ‘당진시 동물보호소’가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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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 고대면 연동로 30-6에 자리잡고 있는 당진시동물보호소는 당진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유기동물의 안전한 보호와 재입양을 주선함으로써 동물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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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19㎡(약 36평)의 규모를 갖춘 이곳에는 미용실과 진료실, 고양이 놀이방, 자원봉사자 대기실, 대형견 보호실 등 유기동물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물보호소에는 송완섭 소장과 윤영민 수의사, 그리고 2명의 직원이 동물보호법 제14조에 따른 유실, 유기동물의 공고와 진료, 분양, 입양 및 인도적 처리 등 동물의 보호관리와 입양 시 동물등록, 유기동물 발생방지를 위한 마이크로칩 장착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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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을 보호하는 절차와 현재 당진시 동물보호소의 보호현황판이다.
유기동물 발생 신고 시 이후 절차는 구조 및 야간 발생 시 임시보호 조치→ 구조장소 및 신고자 확인, 보호소 입소→ 기본진료 및 전염병 확인, 보호실 배정→ 10일간의 공고 및 주인 반환 대기→ 10일 보호 이후 분양대기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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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가 주를 이루며 도민리포터가 취재를 했던 3월 18일 현재 총 106마리가 이곳을 거쳐갔고 현재는 44마리를 보호중이라며 송 소장이 설명을 해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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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유기동물 진료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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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리포터가 시설현황과 운영내용을 취재하러 찾아갔던 날, 송완섭 소장과 애견미용사 직원 한분이 시설 청소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현재 웬만한 지자체에서는 각 시군마다 유기견 동물보호소가 있지만 지자체에서 직접 설립하고 직원 운영비 전액을 지원하는 형태의 위탁운영 시스템의 경우 충남에서는 이번에 문을 연 당진이 유일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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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들이 모여있는 케이지, 그리고 케이지마다 유기동물이 이곳에 오기까지의 과정과 이력을 기록한 표찰이 붙어있다.
이 시설에서는 최대 100마리까지 보호 가능하나 가장 이상적인 보호 규모는 40마리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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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를 바라보는 유기견들의 모습, 특히 그들의 눈망울을 보노라니 괜스레 미안해지고 안타까움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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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 데리고 있던 반려견인데 왜 그렇게 모질게 버렸을까. 혹시 저 유기견들은 내가 자기를 길러주던 주인이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을까, 혹은 ‘지금이라도 내 주인이 돼주세요’ 라고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마음이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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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이렇게 이곳에 와서 분만한 암컷 유기견도 있었다. 꼬물꼬물 5마리의 어린 강아지가 몸을 움츠리고 체온을 나눠가지며 잠자고 있었다. “미안, 미안...”
 
이곳에서는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사전 신청하면 유기동물 보호와 관련된 자원봉사는 물론,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유기동물에 대한 정보도 함께 확인이 가능하다.
 
필자도 작년 초쯤 모 지역의 유기동물 보호소에 우연히 들른적이 있었는데 처음 그곳에 갔을때의 기억은 지금도 잊을수 없다.
유기동물을 보호할 철창이 부족해 보호소 밖에까지 나와 있던 유기견들, 바로 옆사람의 대화조차 알아들을수 없도록 이방인을 향해 거칠게 짖어대던 소음, 그리고 개와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이나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맡기 힘든 분뇨 냄새가 가득했다.
 
이게 누구의 잘못 덕분일까. 애지중지 기르다가 나몰라라 하고 생며을 버린 사람들 탓이다.
그래도 안쓰러운 이녀석들을 위해 "이리온"하면서 먹이를 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대며 제녀석을 보살펴 주는 나에게 고마워했다. 사료를 건네주는 내 손을 핥으며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여기서 본 가장 안타까운 일은 새끼를 가진채 버려졌던 유기동물이었다. 보호소에서 출산을 하여 보살핌을 받지만 아직 어린 새끼인지라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약하고, 특히 보호소에서 새끼를 낳은게 아니라 밖에서 이미 출산한 상태로 한참 후에 구조된 유기동물의 새끼들은 정말 심각한 상태가 많아 구조된 얼마 후에도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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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보호실 옆방에는 이렇게 유기고양이 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방문자를 빤히 바라보던 녀석들, 그 해맑은 눈빛을 지금도 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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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녀석, 자세히 보니 오른쪽 등 뒷부분에 큰 상처가 나 있었다. 아물고 있는 중이라고는 하지만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안타까운 마음에 등을 쓰다듬어 주었더니 “냐옹” 하면서 다시 빤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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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장(오른쪽)과 미용담당 봉사자 한분.
“진정 바라는 일은 이번에 생긴 당진시 동물보호소 같은 시설이 전국에 아예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지요. 하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게 우리 마음대로만 되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당진에도 동물보호소가 생겼으니 사람들을 위해 함께 살다가 안타깝게 버려진 동물들이 제대로 구조되고, 건강을 찾아 새로운 주인에게 분양되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홈페이지(www.dangjinpet.com) 또는 전화(☎ 041-356-8210)로 사전 신청하면 유기동물 보호와 관련된 자원봉사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라며 마음을 전해 주셨다.
 
현재 동물보호소에는 소중한 가족과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반려동물들이 많이 있으므로 시민들이 큰 관심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아울러 동물등록제에 적극 동참해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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