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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홍성 감나무집 홍시 익어가네

2016.10.25(화) 09:25:06 | 홍순영 (이메일주소:ssoonyoung@hanmail.net
               	ssoonyoung@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 토박이로 30여년을 살다가 홍성으로 6년전 이사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오래된 한옥집인데 주변에 감나무가 5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동네에서는 집보다 커다란 감나무가 주변에 심겨져있으니 건너마을 할머니들이 ‘감나무집’이라고 이 집을 부르기도 합니다.  

집 주위로 5그루의 감나무가 심겨져 있다. 그래서 감나무집이다.
▲ 집 주위로 5그루의 감나무가 심겨져 있다. 그래서 감나무집이다.

이 마을에는 집집마다 감나무가 한그루씩은 있습니다. 단감을 심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땡감입니다. 바로 따서 먹으면 굉장히 떫은 감입니다. 그래서 이 감을 먹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날씨가 좋으면 곶감으로 말려서 먹는데 그 단맛은 가히 놀랄 정도입니다. 하지만 바람이 잘 통해야 하고 비라도 많이 오면 쉽게 썩어서 곶감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도 처음 몇 번은 성공해서 많은 곶감을 냉동실에 저장해서 먹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기후가 잘 맞지 않아 곰팡이가 순식간에 생기는 바람에 모두 버려야했습니다.
 
감을 일찌감치 수확해서 오일장에서 직접 판매하시는 분도 계시고, 먹을 만큼의 감을 따스한 온도의 물에 하루정도 담그면 떫은기가 빠져 그것을 먹는 이웃도 있습니다. 저희도 몇 번 얻어먹었는데 약간 물컹하며 간식으로 아주 달콤했습니다. 한해는 떨어지는 감이 너무 많아 그것을 모두 모아 항아리에 놓고 숙성시켰더니 감식초가 만들어졌습니다. 시간과 한옥집의 오래된 균이 만들어낸 맛이었습니다.
 
감나무 잎도 붉게 변합니다.
▲ 감나무 잎도 붉게 변합니다.

점박이 감나무 잎
▲ 점박이 감나무 잎

감은 해걸이를 해서 한 해가 많은 감이 열리면 다음 해는 감이 많지 않습니다. 올해는 유독 감이 많이 열리지 못했습니다. 비바람에 떨어지고, 까치가 먹고, 달랑 달랑 몇 개의 감이 보입니다.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주황빛이 곱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감나무를 올려다보니 잎들은 붉게 물들어가고 홍시가 되어가는 붉은 감이 보입니다. 침이 고입니다. 달콤한 상상에 남편을 불러 홍시를 따게 만듭니다. 잘 익은 홍시는 나비가 먼저 알아봅니다. 나비가 살포시 앉아 홍시를 먹기도 합니다.
 
남편이 따준 달콤한 홍시
▲ 남편이 따준 달콤한 홍시

홍시가 익어가네
▲ 홍시가 익어가네

하늘 높이 있는 홍시를 막대를 이용해서 하나 따봅니다. 떫은 맛이 전혀 없는 자연이 만든 홍시의 맛입니다. 너무 달아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워낙 홍시를 좋아해서 마트에서 파는 홍시도 종종 사먹곤 했는데 집에 달린 홍시를 맛 본 이후로는 판매하는 홍시는 먹지 않게 됩니다. 그 맛이 확연히 다르니까요.
 
가을비가 내립니다. 바람도 불면서 감나무의 잎은 하나둘 떨어집니다. 감나무의 감도 하나씩 떨어집니다. 가을 내내 익어가는 홍시 하나씩을 맛보며 가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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