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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돼지감자 꽃이 피었습니다

귀농귀촌의 행복

2016.10.26(수) 11:23:01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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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에 충남 예산군에 귀농.귀촌후 시골집 주위에 수없이 돋아나는 풀을 잡으려고 돼지감자를 심었습니다. 해마다 꽃만 보고 지나가던 돼지감자 꽃을 드디어 오늘 아침엔 수풀을 헤쳐가며 눈부신 감자 꽃을 땄습니다. 꽃이 너무 많아서 다 딸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꽃차를 즐길 만큼만 따고 나머지는 자연으로 돌려보냅니다.

푸른 하늘 아래 사람 키보다도 훨씬 자란 돼지감자 꽃에 벌과 나비들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얼굴을 파묻고 사람이 가까이 다다가도 떠날 생각을 안 합니다. 자연 속의 생명을 사진에 담느라 사람도 시간을 잊고 그들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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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감자꽃차는 뿌리 이상으로 당뇨나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나뭇가지와 수풀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을 만나며 꽃을 따는데 베짱이가 한가로이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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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살면서 느끼는 점은 제초제나 농약을 자제하여 자연계의 먹이사슬의 균형을 지켜야 합니다. 제초제나 농약을 안 하니까 풀잎 타고 노는 여치, 베짱이, 귀뚜라미, 메뚜기들이 시골집 주위에서 종종 발견합니다. 개구리도 더러 펄쩍거리며 뛰어다니고 음이온을 뿜어내는 풀잎냄새가 싱그러워 정신이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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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과 부드러운 햇살을 벗 삼아 부지런히 돼지감자 꽃을 따는데 시야에 빨간 대봉홍시감이 들어옵니다. 5년 전에 시장에서 사다가 심어놓고 방치했던 대봉감나무에서 올해는 열대여섯 개의 큰 감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귀촌 후에 포크레인으로 땅 정리를 한 후에는 풀이 돋아나기 전에 먼저 과일나무나 산야초, 꽃나무를 심으면 좋습니다. 풀이 먼저 땅을  점령하면 해마다 씨앗이 떨어져 손으로 일일이 뽑아내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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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나무는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많이 달려서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세상이 멸망할지라도 나는 사과나무 한그루를 심겠다."라고 말한 스피노자의 말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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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자연의 사계절을 가까이에서 피부 깊숙이느낄 수 있고 자연이 주는 아름답고 편안한 정서와 풍성한 먹거리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충남 예산군은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흙이라 채소나 과일이 맛이 좋습니다. 충남 예산군으로 여행을 하다가 보면 밭갈이를 한 황토밭들을 더러 보게됩니다. 저는 충남문화관광 해설사로 일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창밖을 가리키며 이곳의 농산물이 유난히 맛좋은 이유가 풍부한 일조량과 황토흙에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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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닭장 안에서 놀던 암탉들이 바깥으로 나와서 잎사귀도 쪼아먹고 들깨나 씨앗들을 주워 먹습니다. 더러 흙을 발로 파헤쳐 지렁이나 애벌레들도 잡아먹습니다. 닭장 뒤에는 머위가 봄가을로 지천으로 피어납니다, 쌉싸롬한 머위 쌈은 입맛을 돋게 하고 항암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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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방물 토마토와 가지가 주렁주렁 달리며 온 힘을 다해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미물의 식물들도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겸손해지고 나 또한 생명이 다 하는 날에 한 줌의 흙이 되어 자연으로 기꺼이 돌아갈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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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에 퇴비를 뿌린 후에 근대 씨앗을 뿌렸더니 지금 한창 근대잎사가 어른 손바닥만큼 자랍니다. 올해는 잔털 달린 송충이들이 감나무 잎사귀도 갉아 먹고 채소에서 붙어 있고 극성을 부립니다. 이른 아침에 시골집 텃밭에 배추와 채소 잎사귀에 붙어 있는 애벌레와 달팽이를 손으로 잡아줍니다. 요즘 근대 뜯어다가 바지락 넣고 묽은 장국 끓여 먹으면 시원한 국물맛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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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 넣으면 톡 쏘는 겨자 맛이 나는 겨자 쌈채소가 지천으로 돋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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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의 겉 잎사귀는 벌레 구멍이 숭숭 뚫려서 아침저녁으로 배추를 갉아 먹는 달팽이, 파란 애벌레, 송충이를 잡아 줍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속이 차오르고 유기농 배추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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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잎사귀도 벌레 구멍이 많지만, 뿌리는 건강하게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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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에 뿌린 대파씨앗이 작은 실파로 자라고 시간 날 때마다 풀을 뽑아주고 다른 곳으로 모종을 하여 튼실한 대파로 자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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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가을 날씨에 텃밭에 채소만 잘 자라는 게 아닙니다. 저절로 자라는 토종 까마중이 풀 속에서도 앙증맞은 흰 꽃을 피우더니, 까만 열매를 맺습니다. 약간 새콤달콤한 까마중의 특유한 맛은 식욕을 돋우고 특히 항암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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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과 맛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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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여기저기 호미로 긁적여 심어 놓은 호랑이 콩들이 풀 속에서 숨어서도 자라다가 가을에 풀의 세력이 꺾이니까 콩이 제모습을 드러냅니다. 원래는 오이넝쿨이 뻗어 나갈 수 있게 얼기설기 걸쳐놓은 마른나무가지에 여름내 오이를 따 먹던 곳입니다. 오이가 끝나고 나니까 넝쿨 콩이 주렁주렁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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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 자리에서 피우는 하얀 국화꽃을 올해도 어김없이 피웁니다. 코를 갖다 대고 킁킁 냄새 맡아보면 아침에 짙은 국화향기에 황홀하네요. 특히 가을에 자라는 텃밭에 채소들이 맛이 좋은 이유는 일교차가 크고 서리를 맞고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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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사람이 일하면 고양이와 강아지가 졸졸 따라다니며 애교를 부립니다. 농촌의 즐거운 삶은 사계절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터득하고 생명과 교감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내 손으로 재배하는 기쁨입니다. 농산물을 돈으로 만들기 위해 농사짓는 일은 소비자의 만족을 위해 힘든 일이지만, 식구들 건강을 위해 농사를 짓는 일은 제초제와 농약을 절제하기 때문에 건강한 먹거리를 재배하는 즐거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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