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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문버드라 불리우는 붉은가슴도요

멸종위기종 붉은가슴도요를 만나다.

2016.09.21(수) 17:01:54 | 얼가니 (이메일주소:booby96@naver.com
               	booby9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문버드” 돌배개에서 나오는 책제목이다. 이 책에는 B95의 위대한 비행을 하는 새를 그리고 있다. 저자인 필림후즈는 붉은가슴도요를 문버드라고 일컷는다. B95라는 것은 다리에 단 가락지 번호이다. B95번의 붉은가슴도요의 비행거리가 52만3000km가 넘는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가 38만km정도이기에 그 만큼 먼거리를 비행하는 새로 알리고자 문버드라고 칭하고 있다.
 
붉은가슴도요 같은 도요새들은 1년 동안 수만 km를 비행한다. 새들의 무개는 채 200g도 되지 않는다. 작은 체구로 수만km를 비행하는 도요새의 비행은 생각해보면 기적에 가깝다. 시베리아 북부, 북미북부, 그린란드에서 번식하고 서유럽, 아프리카 호주, 남미등에서 월동한다. 번식지와 월동지가 목적지라면, 우리나라는 휴게소 같은 곳이다. 도요새들을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이라는 훌륭한 휴게소에서 볼 일도 보고 허기도 채우고 다시 비행을 떠난다.
 
붉은가슴도요는 우리나라에 서해안의 갯벌에서 봄과 가을철 매우 드물게 확인한다. 매우 드물게 통과하는 나그네새라는 명성을 입증 하듯이 필자역시 관찰기록이 별로 없다. 2000년에 아산만에서 본 이후 16년 정도를 본적이 없다. 새가 좋아서 탐조를 수시로 다니는 사람에게 조차 그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그 정도로 우리나라를 찾는 붉은가슴도요의 수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 서해 갯벌에 나타나지만 수십에서 수백 마리 많게는 수만 마리의 도요새 무리 중에 1~2 마리의 붉은가슴도요를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올해는 봄과 가을 두 번이나 붉은가슴도요를 목격했다. 지난 5월 서산출장중에 굴밥집에서 붉은가슴도요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간월도 굴밥집 앞 갯벌에 수백 마리의 도요새 무리중에 1마리의 붉은가슴도요를 확인했다. 탐조인으로 도요새 무리를 그냥 지나치기는 쉽지않기 때문에 짬깐의 시간을 내기로 했다. 차에서 급하게 망원경을 설치하고 도요새 무리를 살피다 뜻밖의 새인 붉은가슴도요를 만난 것이다. 붉은가슴도요와 함께 붉은어깨도요, 개꿩, 왕눈물떼새, 중부리도요, 민물도요, 꼬까도요 등 다양한 종류의 도요새들이 찾아와 있었다.
 

붉은가슴도요 여름깃

▲ 붉은가슴도요 여름깃


   
5월 우연히 만난 붉은가슴도요를 이번에는 서천에서 한 마리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수천마리의 도요새무리중에 한 마리가 눈에 띄어 확인할 수 있었다. 하도 뜻밖에 횡재라 잠시 과도하게 흥분하기도 했다. 16년 만에 만난 붉은가슴도요라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한참을 관찰했다. 지난 9월 19일의 일이다. 잠깐의 시간을 내어 보려던 탐조를 3시간을 넘겼으니 참 나도 별난 사람이다. 죽마고우를 오랜만에 만난 듯 한 설렘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붉은가슴도요 겨울깃-서천

▲ 붉은가슴도요 겨울깃-서천



붉은가슴도요는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 멸종위기종 목록에 준위협종으로 할 정도로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곳을 꼽으라면 탑텐 안에 들어가는 곳이 서산 간월도일대의 천수만과 서천의 금강하구 일 것이다.
 
흔히들 겨울철새들만이 찾아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야말로 1년 내내 새들을 끊임없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새들과의 만남이 가능한 이유는 역시 갯벌과 드넓은 농경지이다. 각종 개발계획으로 위협을 꾸준히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곳만은 꼭 지켜지기를 바란다.
   
필자의 고향이기도 한 서산은 어릴 적부터 새들에 대한 많은 기억을 남겨 준 곳이다. 서천은 새를 보기시작하면서 매년 수십번씩 찾아가는 중요 탐조지이다. 그 기억을 간직하고 찾아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를 붉은가슴도요 가슴에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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