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과 하늘, 바다가 빚어내는 한폭의 그림같은 곳
오늘은 조개 캐러 가자!
아빠가 아이들에게 나들이를 제안한다. 5살 둘째 호승이는 “야~!” 환호성으로 대답을 하고 9살 첫째 호연이는 왠지 시큰둥하다. 하지만 바다를 좋아하는 호연이도 별 수 없다. 차를 타고 40여분 달리니 길가에 자동차들이 즐비하다.
‘식당이나 상점은 거의 없는 작은 바닷가에 왠 차가 이렇게 많지?’궁금해하며 조심스레 독산 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바람과 하늘과 바다가 잘 어울려 푸른 빛으로 가슴을 적시는 한폭의 그림이었다. 그 그림속에 사람들이 점점이 박혀있다. 물이 점점 빠지고 있는 시간이어서 조개는 많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바위 옆으로 바짝 붙어 무언가 캐고 줍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고동과 작은 소라 그리고 작은 조개들이었다.
▲ 고동과 소라를 캐는 사람들
▲ 바람과 하늘과 바다 그리고 소년
▲ 조개찾기에 열중한 아빠와 호승이
어쨌든 호승이는 신발이 벗겨져 발바닥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조개잡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조개 말고도 살아움직이는 작은 고동과 작은 게, 그리고 물고기들이 갯벌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듯 했다.
갯벌의 흙은 다른 해수욕장의 모래흙보다 훨씬 부드럽다. 아이들도 손으로 온몸으로 흙을 접하면서 부드러움에 미소를 짓는다.
집에 돌아와서 한 움큼 정도 되는 조개를 갖고 콩나물 국을 끓였다. 사실 평소에는 조개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인데 자신이 잡은 조개를 깨끗이도 발라 먹는다. 호승이는 발바닥에 상처가 나서 절뚝이면서도 또 조개 잡으러 가자고 성화다. 다음번엔 물때를 맞추어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