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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운전면허를 안 따는 이유

충청도민으로서 부끄러워

2016.08.26(금) 09:52:22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승용차를 뽑은 건 아이들이 어렸을 적이었다. 당시 우리 동네서 차(車)가 있는 집은 우리 집이 유일했다. 그래서 돼지머리와 시루떡 따위를 상에 차리고 고사를 지낼 때 동네사람들도 죄 몰려와서 구경했다.
 
고사를 지낸 뒤 음식을 나눠 먹자니 밥과 술까지 얻어먹은 ‘값’의 동네사람들 공치사가 답지했다. “차가 근사하네유~” “이 차는 얼마 줬슈?” 여자의 로망이 명품가방이라고 한다면 남자는 단언컨대 (승용)차다.
 
차를 새로 장만하니 우쭐한 기분에 주말만 되면 몸이 근질근질하여 견딜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툭하면 아들과 딸도 태우고 산지사방으로 놀러 다니느라 바빴다. 그러다가 십여 년 전 경제난으로 말미암아 차를 처분했다.
 
처음엔 차가 없으니 많이 불편했지만 적응이 되니 되레 편했다. 우선 주차위반을 원천적으로 안 하니 벌금을 낼 일이 증발했다. 혼잡한 차로에 들어서서 여기저기 교통상황을 살피느라 눈까지 피로함이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물처럼 즐기는 술을 마시면 뒤따르는 음주운전으로의 유혹 걱정 역시 소멸되었기에 앞으로도 운전면허를 따지 않을 작정이다. 지난 8월 25일 오전 택시기사가 운행 중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졌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택시에 탔던 승객들은 기사에 대한 최소한의 구호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들고 있던 휴대전화로 112나 119로 그 같은 위험상황을 신고라도 했더라면 택시기사가 숨지는 비극만큼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사고 당시 목격자들이 있어 신고를 했다지만 이른바 ‘골든타임’을 넘기는 바람에 결국 택시기사는 불귀의 객이 된 셈이다. 한편 사고 당시 택시에 탔던 승객들은 사고 2시간 후에야 경찰서에 전화하여 사고 사실을 알렸단다.
 
그러면서 공항버스 출발 시각이 10분밖에 남지 않아 바로 가야 했다는 구차한 변명을 했다는 것이다.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다. 사람의 목숨 위중(危重)이 우선이지 어째서 출국(出國)이 먼저란 말인가!
 
과거엔 콩 한 쪽도 나눠먹는 미덕이 강물처럼 넘실댔던 정서가 우리민족의 자랑이었다. 그러다가 산업화사회가 도래하면서 에고이즘이 못된 잡초처럼 창궐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운행하는 자신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흉기를 꺼내 보복하려 한 운전자가 적발되었다.
 
‘층간소음’으로 회자되는, 위층에 사는 집이 시끄럽다고 심지어는 살인까지 벌인 사람도 있었다. 언필칭 ‘양반의 도시’라는 충청도(대전도 태생은 충청도다)에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같은 충청도민으로서 정말이지 너무나 부끄럽다!
 
 

예절이 없으면 우리나라 국민이 아닙니다.

▲ 예절이 없으면 우리나라 국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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